[사외이사 BSM 점검]현대차그룹, 골고루 채운 사외이사 전문성③금융·산업·법률 전문가 고르게 포진… 특정 계열사는 금융·재무 편중
김지효 기자공개 2025-03-25 08:10:39
[편집자주]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Board Skills Matrix)는 기업 이사회 구성원들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하기 위한 도구다. BMS을 통해 이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전문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사회 전체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theBoard는 이에 주목해 BSM을 기반으로 국내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각 기업집단이 선호하는 사외이사 전문성을 살펴보고 이사회를 통해 추구하는 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1일 13시56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 상장사 사외이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금융·재무, 산업·기술, 법률·규제 분야에서 균형 있게 전문가들을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theBoard가 설정한 6가지 BSM 기준을 모두 충족하며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일부 계열사의 경우 사외이사 전원이 금융·재무 전문가로 구성돼 특정 분야 편중이 두드러졌다.◇현대차그룹, 금융·재무 중심 속 균형 유지… ESG·국제경영 전문성은 부족
theBoard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를 대상으로 사외이사를 조사했다. 이번 BSM 조사에서는 이달 임기가 만료됐거나 만료 예정인 사외이사들을 제외하고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됐거나 예정인 사외이사를 대상에 포함했다.
BSM은 기업이 만든 기준이 아닌 theBoard 자체 기준으로 기업 이사회 구성원의 역량과 주특기를 분류했다. 각 사외이사들의 경력과 기업들이 사외이사를 선정한 이유 등 바탕으로 이사들의 전문분야를 BSM에 대입했다. △기업경영 △금융·재무 △법률·규제 △산업·기술 △국제경영·통상 △ESG 등 6개 지표를 기준으로 삼았다. 사외이사별 보유 능력은 중복 가능하다.
현대차그룹 상장사는 모두 12곳으로 등재된 사외이사는 모두 52명이다. 이달 열리는 주총에서 총 10명의 신규 선임 사외이사도 포함됐다. 사외이사를 5명 이상 두고 있는 상장사는 5곳으로 다른 기업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가 많았다. 상장사 가운데 가장 많은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곳은 현대자동차로 7명이 등재돼 있다. 기아,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은 사외이사를 5명씩 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사외이사들은 금융·재무 분야의 전문가가 가장 많았지만 산업·기술 및 법률·규제 분야의 전문가도 상당수를 차지해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구성을 이루고 있었다. 금융·재무 전문성은 전체 사외이사의 37%인 19명이 보유하고 있으며 산업·기술 전문성은 16명(31%), 법률·규제 전문성은 15명(29%)으로 가장 대표적인 3가지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이사들의 비중이 30% 안팎으로 구성돼있었다.
다만 전반적으로 고른 전문성 분포를 보였지만 △국제경영·통상 △기업경영 △ESG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이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국제경영·통상과 기업경영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이사는 각각 6명(12%), ESG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이사는 5명(10%)로 집계됐다.
◇현대차·현대모비스, BSM 기준 모두 충족… 현대차증권은 금융 전문가 집중
현대차그룹은 고른 전문성 분포를 보여준 만큼 theBoard가 삼은 6가지 BSM 기준을 모두 채운 계열사가 2곳이나 있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그 주인공이다. 앞선 삼성그룹과 SK그룹에서는 단 한 곳도 없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금융·재무 전문성에 속하는 사외이사 3명, 법률·규제 3명, 산업·기술 2명, 국제경영·통상 2명, 기업경영과 ESG는 각각 1명의 사외이사가 속한 것으로 분류됐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주총을 통해 사외이사 풀을 더 풍성하게 했다. 사외이사 3명을 새로 선임했는데 이 가운데 도진명 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이 포함됐다. 도 전 부회장은 글로벌 반도체기업 퀄컴에서QCT(반도체부문) 수석부사장 및 글로벌 세일즈 총괄 대표, 아시아 부회장 등 주요 보직을 지낸 반도체분야 전문가다. 도 전 부회장이 합류하며 부족했던 기업경영과 산업·기술 섹터가 채워졌다.

현대모비스는 산업·기술 2명, 국제경영·통상 2명 나머지 분야에서는 각각 1명씩 전문성을 보유한 것으로 분류됐다. 복수의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이사가 다수 있었다. 지난 19일 열린 주총에서 임기를 연장한 김화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률·규제 전문성과 ESG 전문성을 모두 갖춘 인사다. 김 교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의결권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오랜 시간 연구해왔다. 한국 자동차업계 1세대 애널리스트인 장영우 전 UBS증권 센터장 또한 자동차업계에 대한 이해가 높아 금융·재무와 산업·기술 전문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류됐다.
다만 업종 특성상 한가지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들만 모여있는 계열사도 있었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사외이사 3명이 모두 금융·재무 전문가에 속했다. 윤석남 전 금융감독원 회계서비스국장은 20여년 이상 증권감독원 및 금융감독원에 몸담았다. 이종실 전 SC제일은행 전무는 40년 가까이 금융권에 재직하며 뱅크오브아메리카(한국) 상무, 홍콩상하이은행(한국/아시아) 본부장, SC제일은행 전무 등을 역임했다. 2020년부터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외이사와 국민은행 경영자문으로 활동했다. 강장구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서울대 경영대학 학부를 졸업하고 미국의 로체스터 대학원에서 재무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시립대 조교수 등을 거쳐 현재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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