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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BSM 점검]SK그룹, 금융·재무 전문가로 사외이사 절반 채운 이유는②SK그룹 계열사 4곳, 사외이사 추가 선임…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

김지효 기자공개 2025-03-24 08:20:21

[편집자주]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Board Skills Matrix)는 기업 이사회 구성원들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하기 위한 도구다. BMS을 통해 이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전문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사회 전체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theBoard는 이에 주목해 BSM을 기반으로 국내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각 기업집단이 선호하는 사외이사 전문성을 살펴보고 이사회를 통해 추구하는 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08시24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선임한 사외이사 중 금융·재무 전문가 비중이 4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투자 경험을 보유한 인사들의 영입이 두드러졌다. 산업·기술 전문가 비율은 21%로 첨단 기술 및 연구개발(R&D) 중심 계열사들의 역량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또 일부 계열사는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하며 SK그룹의 ‘이사회 2.0’ 체제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사외이사 중 금융·재무 전문가 44%, '글로벌 투자사' 출신 다수 영입

theBoard는 SK그룹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를 대상으로 사외이사를 조사했다. 이번 BSM 조사에서는 이달 임기가 만료됐거나 만료 예정인 사외이사들을 제외하고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됐거나 예정인 사외이사를 대상에 포함했다.

BSM은 기업이 만든 기준이 아닌 theBoard 자체 기준으로 기업 이사회 구성원의 역량과 주특기를 분류했다. 각 사외이사들의 경력과 기업들이 사외이사를 선정한 이유 등 바탕으로 이사들의 전문분야를 BSM에 대입했다. △기업경영 △금융·재무 △법률·규제 △산업·기술 △국제경영·통상 △ESG 등 6개 지표를 기준으로 삼았다. 사외이사별 보유 능력은 중복이 가능하다.

SK그룹 상장사는 모두 20곳으로 조사대상 사외이사는 총 72명이다. 이달 주총을 통해 신규 선임되는 사외이사 15명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SK그룹은 대부분의 계열사가 사외이사를 4명씩 두고 있다. 지주사 SK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은 사외이사가 5명씩 등재돼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주총에서 사외이사 1명을 추가 선임하면 6명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기존에 6명의 사외이사를 뒀지만 올해 주총을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하는 하영구 사외이사의 빈자리를 채우지 않아 5명만 두게 될 예정이다.

대상이 된 사외이사 72명을 대상으로 BSM을 분석한 결과 금융·재무 전문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재무 능력을 보유한 사외이사는 32명으로 이는 전체의 42%에 해당한다. SK네트웍스, SK디스커버리 등이 금융·재무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이사를 3명씩 두고 있었다.

금융·재무 전문가 중에서도 특히 글로벌 투자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인재 영입이 두드러진다. SK는 윤치원 전 UBS 아시아태평양 회장을, SKC는 김정인 전 어피니티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운영 총괄을, SK네트웍스는 채수일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아·태지역 금융부문 총괄대표가 사외이사로 등재돼있다. SK스퀘어는 박승구 전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한국 총괄대표가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며 SK케미칼은 박태진 전 JP모간 한국 회장 겸 아태지역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SK하이닉스 하영구 사외이사도 블랙스톤 한국법인 회장을 맡고 있다.

이는 SK그룹의 활발한 글로벌 투자활동과 관계가 있다. SK그룹은 글로벌 투자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해외 유수 기업들에 투자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한 IR 활동도 열심이다. 실제로 박승구 사외이사는 임기 중 해외투자기관을 상대로 열린 SK스퀘어 투자설명회에 참석해 투자기관과 소통하기도 했다.

◇산업·기술 전문가 비중 21%, 상장사 4곳 사외이사 추가 선임

산업·기술 전문가도 전체의 21%(15명)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앞서 삼성그룹의 경우 사외이사 63명 가운데 산업·기술 전문가는 7명에 그쳤다. 이중 삼성전자 소속 사외이사가 3명일 정도로 삼성전자에 집중돼있었다. SK그룹의 경우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바이오팜, ISC 등의 계열사가 2명 이상의 산업·기술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 계열사는 모두 첨단 기술 및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는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법률·규제 전문가는 17명(24%)으로 산업·기술 전문가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 또한 삼성그룹의 사외이사 가운데 법률·규제 전문가가 60%가 넘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국제경영·통상이나 ESG를 전문성으로 보유한 사외이사는 각각 6명(8%), 5명(7%)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올해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SK그룹 계열사 가운데 4곳은 이번 주총에서 각 1인의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할 예정이다. SK스퀘어는 홍지훈 뉴욕주 변호사를, SK이노베이션은 공성도 전 GE에너지코리아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려뒀다. 또 SK오션플랜트는 삼성증권 M&A 팀장을 지낸 문석록 글로발자산운용 고문을, SK디앤디는 노정연 전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6명, SK스퀘어와 SK디앤디는 각 4명, SK오션플랜트는 2명의 사외이사를 두게 된다.

이 같은 사외이사 확대 기조는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SK그룹의 행보와 맞닿아있다. SK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이사회 2.0'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사회 2.0은 경영진은 '의사 결정'에 보다 집중하고 이사회는 △사전 전략 방향 수립 △사후 감독 기능 강화 등 '업무 감독' 중심으로 이사회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것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사외이사 추가 선임은)이사회 2.0의 방향성과 무관치 않다”며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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