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BSM 점검]삼성그룹이 선호하는 사외이사는 '법률·규제' 전문가①사외이사 63명 대상 분석, 법률·규제 전문가 39명…기업경영 전문가 단 2명
김지효 기자공개 2025-03-24 07:19:23
[편집자주]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Board Skills Matrix)는 기업 이사회 구성원들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하기 위한 도구다. BMS을 통해 이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전문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사회 전체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theBoard는 이에 주목해 BSM을 기반으로 국내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각 기업집단이 선호하는 사외이사 전문성을 살펴보고 이사회를 통해 추구하는 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11시22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상장사들의 사외이사 전문성을 분석한 결과 법률·규제 전문가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heBoard의 BSM 분석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 사외이사 63명 중 39명이 법률·규제 전문성을 보유했으며 금융·재무 전문가(28명)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기업경영 전문가는 단 2명에 불과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교수나 전직 관료를 선호하는 경향과 제도적 한계 때문으로 분석된다. ESG 전문가는 10명으로 계열사에 다양하게 분포했으며 산업·기술 및 국제경영·통상 전문가는 주로 삼성전자에 집중됐다.◇법률·규제 전문성 보유 사외이사 63%, 금융·재무 전문가 절반
theBoard는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를 대상으로 사외이사를 조사했다. 이번 BSM 분석에서는 이달 임기가 만료됐거나 만료 예정인 사외이사들을 제외하고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됐거나 예정인 사외이사를 대상에 포함했다. 삼성그룹 계열사는 이달 열리는 주총에서 총 7명의 사외이사가 신규 선임됐거나 될 예정이다.
BSM은 기업이 만든 기준이 아닌 theBoard 자체 기준으로 기업 이사회 구성원의 역량과 주특기를 분류했다. 각 사외이사들의 경력과 기업들이 사외이사를 선정한 이유 등 바탕으로 이사들의 전문분야를 BSM에 대입했다. △기업경영 △금융·재무 △법률·규제 △산업·기술 △국제경영·통상 △ESG 등 6개 지표를 기준으로 삼았다. 사외이사별 보유 능력은 중복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상장사는 모두 16곳으로 사외이사 총 63명이 등재돼있다.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계열사는 삼성전자로 총 6명의 사외이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삼성물산과 에스원이 각 5명씩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나머지 대부분의 계열사에서 4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으며 제일기획과 멀티캠퍼스만 각각 2명, 1명으로 4명 미만이었다.
대상이 된 사외이사 63명을 대상으로 BSM을 분석한 결과 법률·규제 전문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규제 능력을 보유한 사외이사는 39명(61.9%)에 육박했다. 삼성중공업과 호텔신라의 경우 각각 사외이사 4명 전원이 법률·규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면세점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호텔신라의 경우 김낙회 전 관세청장을 비롯해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 진정구 전 국회사무처 입법차장, 김준기 전 국회예산정책 처장 등 법률·규제 전문성을 가진 전직 관료를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그 다음으로 많은 건 금융·재무 전문가였다. 전체 63명 가운데 28명이 금융·재무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금융·재무 전문가 가운데 기획재정부,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 관세청장, 한국은행 등 관료 출신도 적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오는 2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 실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날 주총에서 기재부 출신의 김상규 전 조달청장 및 감사원 감사위원을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한다.

◇ESG 전문가 계열사 골고루 포진, 기업경영 전문성 ‘빈약’
ESG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이사는 총 10명으로 각 계열사에 골고루 포진해있다. 삼성SDI 사외이사로 재직중인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법률·규제 전문성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분야도 다양했다. 삼성전자 허은녕 사외이사는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시급하다는 점을 꾸준히 알린 에너지 전문가라는 점에서 '환경(Environmental)' 분야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봤다. 삼성생명의 허경옥 사외이사는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는 한국소비자원 및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소비자 보호 부문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라는 점에서 ESG 가운데 '사회(Social)' 분야 전문성이 있다고 분류했다.
산업·기술, 국제경영·통상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이사는 각각 7명, 6명으로 분류됐다. 특히 산업·기술, 국제경영·통상 전문가는 글로벌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에 쏠려있었다. 삼성전자 사외이사 6명 가운데 3명이 산업·기술 전문성을, 2명이 국제경영·통상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허은녕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와 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를 비롯해 이번 주총에서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이자 시스템반도체 산업진흥센터 센터장을 새로 선임한다.
국제경영·통상 전문가로는 신제윤 사외이사와 유명희 사외이사가 꼽힌다. 신제윤 사외이사는 금융위원회의 위원장을 역임한 거시경제 및 금융전문가로 2005년 한미 FTA 협상 때 금융분과 수석대표로 참여했으며 2008년 금융위기 때에 한미 통화스와프를 성사시킨 주역이다.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2020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최종 후보 2인에 오르기도 했다.

기업경영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이사는 2명으로 가장 적었다. 삼성물산의 제니스 리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과 삼성화재해상보험의 박성연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가 기업경영 전문가로 분류됐다.
제니스 리 고문은 볼보건설기계코리아와 하나로텔레콤에서 CFO를, SC제일은행 부행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어 기업경영과 금융·재무와 경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류했다.
박성연 교수는 소비자행동, 브랜드관리, 사회공헌 및 비영리조직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한 마케팅 분야 전문가로 기업경영 전문가라 볼 수 있다. 또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중소벤처기업부 균형성장촉진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해 금융·재무 스킬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이미 등기임원으로 등재돼있는 기업인의 경우 1개만 추가로 등기임원을 맡을 수 있다”며 “교수에 치우친 사외이사 풀을 기업인까지 확대하기 위해 제도적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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