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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알뜰폰 생존경쟁]'청출어람' 유니컴즈, 매출 30% 감소·대표 교체 '흔들'⑦통신3사 인센티브, 매출원가 반영…창업주 작고 '첩첩산중'

최현서 기자공개 2025-03-25 07:52:58

[편집자주]

국민 6명 중 1명은 알뜰폰을 쓴다. 특히 이동통신사업자(MNO)로부터 망을 빌려 쓰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정부의 망 도매대가 산정 방식 변경 덕에 더 다양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게 된 요즘이다. 다만 사업자들의 상황은 생각보다 좋지 않다. 독립계 알뜰폰 사업자의 '맏형'이었던 세종텔레콤은 사업을 매각한 게 대표적 시그널이다. 꾸준히 늘던 알뜰폰 이용자 수가 39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탓이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출구 전략과 성장 방안을 동시에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생존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1일 16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니컴즈는 SKT의 선불 단말기 서비스(PPS) 전문업체 '디와이텔'의 자회사로 문을 열었다. 편의점에서 선불 상품을 팔았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유통망을 선점했다. 독립계 사업자 중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기반이다. 모회사보다 자회사의 규모가 훨씬 커졌다.

하지만 최근 악재가 겹치고 있다. 매출의 30%였던 판매장려금을 매출원가에 반영하며 수익 규모가 급격히 줄었다. 창업주인 정성태 전 대표도 올해 초 갑작스럽게 작고해 사내 분위기도 어수선한 모양새다.

◇가입자 확보 일등공신 '오프라인 판매처'

유니컴즈의 모회사는 디와이텔이다. 유니컴즈 지분 66%를 갖고 있는 디와이텔은 2005년에 세워진 SKT의 PPS 판매업체다. PPS는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고객층 특성상 높은 1인당 매출(ARPU)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업이었다. 통신 업계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한 기업은 아니었다.

2011년 하반기부터 알뜰폰 사업이 가능해지자 세운 게 유니컴즈다. 창업자는 한송희 디와이텔 대표의 특수관계자로 추정되는 정성태 전 대표다. SKT PPS 사업을 위해 취득했던 별정통신사업자 자격으로 SKT 망을 활용한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유니컴즈가 앞세운 전략은 오프라인 유통망이었다. 디와이텔의 전문 영역이기도 한 PPS 서비스 판매는 편의점 등을 통해 요금을 충전해 쓰는 특징이 있었다. 대부분의 경쟁사는 오프라인 판매처를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분명한 이점이었다. 편의점 위주로 유통망을 늘리던 유니컴즈는 우체국으로도 판매 접점을 늘렸다.

가입자는 빠르게 늘었다. 2013년 4월 20만 가입자를 확보한 유니컴즈는 같은 해 9월 30만 이용자를 넘겼다. 2년 뒤에는 50만 이용자를 확보하면서 주요 독립계 알뜰폰 사업자 중 하나로 올라섰다. 가입자 증가세에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해 2015년 KT, 2017년 LG유플러스 망 도매제공 협정을 맺었다.

동반 성장을 이뤄졌다. 2018년 288억원이었던 매출은 2022년 500억원(598억원)을 넘기더니 2023년에는 9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중소 사업자로서는 드문 연 매출 1000억원에 근접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2018년 27억원에서 2023년 51억원으로 뛰었다. 모기업(2020년 매출 1억9500만원, 영업적자 7500만원)의 성적을 크게 뛰어넘는 성적이다.

◇수익에서 빠진 판매지원금, '소방수' 나선 모회사 수장

이에 발맞춰 유니컴즈는 지난해 독립계 사업자 중 가장 많은 가입자(46만8310명)를 유지하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다만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작년 10월 2023년 감사보고서를 수정했다. 2023년, 2022년 매출을 구성했던 '장려금 수입'을 매출원가 중 '원가보상액'으로 반영했다. 그로 인해 928억원으로 공시했던 2023년 매출은 644억원으로 급감했다. 장려금 수입이 전체 매출의 30.62%나 차지하고 있던 탓이다. 2022년 매출은 598억원에서 529억원으로 줄었다.


장려금 수입은 일종의 인센티브다. 통신3사나 단말기 제조사로부터 일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이들로부터 수익이 발생한다. 가입자 1인당 금액을 설정하거나 특정 요금제, 단말기 판매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보조금이나 판촉지원금이 지급된다.

이는 규정에 따라 수익 대신 매출원가로 분류해야 한다. 일반기업회계기준 제16장에 따르면 유니컴즈가 받는 지원금은 원가를 덜어주는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원가 차감(원가 보상액)으로 반영해야 한다. 아울러 통신사 대신 별도의 광고나 상품 컨설팅을 한 대가로 수익을 받는 상황이 아닌 점도 손익계산서 정정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판매 인센티브에 관한 규정은 2006년부터 적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2018년 회계연도부터 발행해왔던 감사보고서를 모두 수정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유니컴즈는 매해 장려금 수입을 매출에 포함해왔다. 장려금을 매출에서 뺄 경우 유니컴즈의 매출은 적게는 10%, 많게는 30% 줄어든다.

리더십 교체도 유니컴즈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올해 1월 17일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컴즈 감사이기도 했던 한 대표는 이달 17일부로 정 전 대표 대신 수장 자리에 올라섰다. '1만원대 20GB 5G 요금제'로 대표되는 알뜰폰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재무적 리스크와 뒤숭숭한 사내 분위기를 정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유니컴즈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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