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알뜰폰 생존경쟁]코드모바일, 소극적으로 변한 전략 '가입자 감소 직격'⑥0원 요금제 비롯한 적극적 마케팅 '옛말', 새 요금제 출시 미온적
최현서 기자공개 2025-03-24 10:29:53
[편집자주]
국민 6명 중 1명은 알뜰폰을 쓴다. 특히 이동통신사업자(MNO)로부터 망을 빌려 쓰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정부의 망 도매대가 산정 방식 변경 덕에 더 다양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게 된 요즘이다. 다만 사업자들의 상황은 생각보다 좋지 않다. 독립계 알뜰폰 사업자의 '맏형'이었던 세종텔레콤은 사업을 매각한 게 대표적 시그널이다. 꾸준히 늘던 알뜰폰 이용자 수가 39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탓이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출구 전략과 성장 방안을 동시에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생존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16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드모바일은 공격적인 상품 개발로 알뜰폰 시장에 존재감을 알린 사업자다. '0원 요금제'로 유명한 상품을 가장 먼저 내놓은 게 코드모바일이다. 휴대폰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군 장병들 수요를 노린 단말기 대여 사업도 선제적으로 시작했다. 한때 중소 사업자 중 가장 많은 가입자 유치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적극적인 모습이 사라졌다. 장병 대상 단말기 대여 사업은 작년 종료했다. '1만원대 20GB 5G 요금제' 출시 대열에 끼지 못했다. '돈 벌이가 안된다'는 점 때문에 전략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이로 인해 고객을 잃었다는 부분이다. 변화에 느리게 대응한 결과 가입자 수는 10년 전 대비 60% 이상 줄었다.
◇공격적인 알뜰폰 사업, 군 장병 서비스 '캐시카우'
코드모바일은 1999년 세워졌다. 당시 사명은 '필코코리아'였다. 기간통신사업자의 망을 임대해 사업을 할 수 있는 별정통신사업자였지만 주로 대리점 형태로 수익을 창출했다.
통신 사업자로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2004년부터다. 그해 코드모바일은 KTF(현 KT)와 무선 재판매사업 계약을 맺고 공무원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당시 알뜰폰 사업이 없었기 때문에 KT 상품을 판 뒤 일부 수수료를 수익으로 삼았다.
KT와의 연을 계기로 알뜰폰 사업도 시작할 수 있었다. 2011년 7월 국내에서도 알뜰폰 서비스가 개시되면서 KT 망을 이용해 사업을 전개했다. 그해 10월 중소 사업자 중 최초로 '기본료 0원' 요금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실상 수익이 없는 요금제를 내놓은 이유는 군 장병 대상 통신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코드모바일은 알뜰폰 사업을 하면서 단말기 대여 사업도 같이 했는데 이 서비스로 군을 공략했다. 알뜰폰 사업자 중 최초다. 당시 허가되지 않은 단말기를 영내에 반입할 수 없었기 때문에 휴가, 외박 등 영외로 나가는 병사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렌탈 사업을 했다.
0원 요금제를 시작으로 독립계 사업자로 드물게 3G·LTE 음성 무제한 요금제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가입자를 빠르게 모으는 효과를 노렸다. 2016년 초 가입자 62만명을 모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CJ헬로비전(현 LG헬로비전, 84만7000명), SK텔링크(84만5000명)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환경 변화에 느린 대응, 1만원대 5G 요금제 경쟁 진입 실패
다만 최근 들어 소극적인 모습으로 돌아섰다. 업황의 변화에 맞춰 기존 사업을 정리하는 것 외에는 적극성이 안 보인다. 과감하게 상품을 개발하고 틈새시장을 노렸던 과거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확실한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던 군 장병 휴대폰 대여 서비스를 작년 초에 종료한 게 대표적이다. 2019년 4월 병사들이 일과 후에 핸드폰을 쓸 수 있는 환경으로 변했지만 관련 서비스를 종료하는데 5년이나 걸렸다.
'군사업단말기'로 잡히는 유형자산의 회계상 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2019년 말 9억6033만원이었던 군사업단말기의 가치는 2023년 말 0원 처리됐다.

군 기반 수익이 줄어든 것은 코드모바일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2018년 매출 155억원, 영업적자 7억원 수준이었던 코드모바일의 실적은 2020년 매출 116억원, 영업적자 10억원으로 감소했다.
코드모바일은 가성비를 추구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며 '기사회생'했다. 2022년 매출 217억원, 영업이익 9200만원에서 2023년 340억원, 영업이익 21억원으로 늘었다. 9500만원이었던 당기순손실은 흑자전환(38억원)했다.
변화에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기조는 여전하다. 큰사람커넥트, 스마텔, 프리텔레콤 등 독립계 사업자들은 1만원대 20GB 5G 요금제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정부가 올해 초 데이터와 음성통화 도매대가를 낮추면서다.
이들 모두 SKT 망을 이용해 상품을 내놨지만 코드모바일은 아직까지 SKT와 망 도매제공 활용 계약을 맺지 않았다. 코드모바일은 KT, LG유플러스 망을 통해 사업하고 있다. 하지만 동일한 조건으로 사업하고 있는 에넥스텔레콤도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한 관련 상품을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가입자는 꾸준히 줄어들더니 지난해 말 기준 코드모바일의 이용자 수는 23만6334명으로 감소했다. 2016년 초 대비 61.88%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코드모바일의 경우 과거 0원 요금제와 비슷한 초저가 요금제를 통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소 사업자간 경쟁이 더욱 치열한 환경해졌지만 전략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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