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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대미투자 31조]현대제철 첫 해외생산 '루이지애나'...무게중심은 여전히 국내⑦미국 생산량, 국내 10% 수준…고객 다변화·탄소중립 확장할 발판

이호준 기자공개 2025-03-27 13:38:25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이 미국발 관세전쟁 해법을 찾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한 ‘made in USA’로 문제를 풀어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총 210억달러를 투자한다. 완성차와 철강 등 제조업은 물론 자율주행과 로봇 등 신기술 산업 생태계를 미국에 구현한다.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이후 한국 기업 가운데 첫 번째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현대차그룹의 투자 내역과 중장기 미국시장 성장 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1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이 첫 해외 생산기지 건설에 착수했다. 시선은 루이지애나 제철소의 완성 규모에 집중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노사 관계 불안과 국내 경기 침체를 이유로 이번 투자가 국내 생산기지를 대체하려는 수순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로 보인다. 적은 생산량과 원료 수급망, 기술연구소 등 필수 인프라의 부재가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생산량 270만톤, 국내 10% 수준…"인프라 면에서도 한계"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 제철소에서 생산하는 철강재로 미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현대차그룹 차량용 강판 수요를 충당할 계획이다. 회사는 루이지애나 제철소의 연간 철강재 생산능력을 270만톤으로 잡고 있는데 이 가운데 180만톤이 자동차용 강판으로 제조될 전망이다.

자동차 한 대당 강판 1톤이 필요하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내 생산량을 120만대로 끌어올릴 경우에도 필요한 철강재 전량을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다. 나머지 90만톤은 열연 65만톤과 냉연 45만톤으로 나눠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다. 사실상 미국에 또 하나의 독립 철강 거점이 생기는 셈이다.

시장에선 현대제철이 선택과 집중 전략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부가 차량용 수요에 집중하고 수익성 높은 미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실익을 극대화하려는 판단에서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라는 안정된 수요처가 확보된 만큼 판매 불확실성도 적다.

이 때문에 시장 일부에선 '국내 시장을 서서히 정리하기 위해 미국을 택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지금은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판매해야 한다. 국내 시장은 중국산 저가재와의 경쟁 심화로 반덤핑 제소가 잦아 마진 확보가 어렵다. 여기에 건설이나 조선 등 내수 중심 산업에 대한 의존도도 높다.

무엇보다 노사 관계가 불안 요소다. 최근 당진과 순천의 냉연강판 공장이 파업에 돌입하며 현대차·기아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현대제철도 직장폐쇄 등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일각에선 이 같은 상황이 향후 해외 생산 확대의 내부 명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런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루이지애나 제철소 규모가 국내 생산체계를 대체할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의 전체 생산량은 2400만톤이며 미국에서 생산하는 270만톤은 약 10%에 불과하다. 자동차강판만 봐도 한국은 600만톤, 미국은 180만톤으로 여전히 한국 비중이 더 크다.

특히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함께 국내에서 고로를 보유한 양대 제철소다. 노사 관계 불안을 이유로 국내 생산 축소에 나설 경우 구조조정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단순 경영 판단을 넘어 정치·사회적 문제로 확대돼 더 큰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공장 운영이나 납기 대응 측면에선 한국보다 미국이 나을 수 있다"며 "하지만 미국을 대체 기지로 삼기엔 규모나 인프라 측면에서 한계가 있어, 글로벌 전략 거점 확보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베이스캠프'로서 기능…고객 다변화·탄소중립 확장할 발판

다만 루이지애나 제철소의 의미는 분명하다. 향후 회사의 생산체계를 미리 실험해볼 ‘베이스캠프’로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반적인 전기로로는 자동차 강판 생산이 어렵다. 고철을 원료로 쓰는 만큼 품질 제어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직접환원철(DRI)을 자체 생산해 투입하고 열연과 냉연까지 일관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전기로에 철스크랩과 DRI를 조합해 고성능 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탄소중립 강재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탄소 포집·저장(CCS) 설비를 루이지애나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향후 탄소중립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의미는 글로벌 독자 기업 전환을 위한 실험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완성차와 소재 수요가 집중된 글로벌 허브다. 품질 못지않게 납기와 공급 안정성이 중요하지만 국내 생산·수출 중심 구조로는 경쟁력이 제한적이다.

현지 생산기지는 납기 대응력을 높이고 신규 고객 확보 가능성을 키운다. 이에 첫 납품이후 공급망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면 멕시코나 브라질, 인도 등 다른 지역에서 제2, 제3의 생산기지 건설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제철 전기로 생산공정 이미지. 출처: 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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