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해외사업 점검]바틀링·직수출 투트랙 전략…종착점은 '롯데 브랜드'④글로벌 바틀링 기반 자체 브랜드 확대 전략
윤종학 기자공개 2025-04-03 09:44:21
[편집자주]
국내 시장 성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롯데칠성음료가 해외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 약 1조원의 매출이 추가되며 사상 처음으로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낮은 수익성과 신규 시장 공략이라는 과제도 동시에 부각됐다. 더벨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포트폴리오 강화라는 새로운 전장에 진입한 롯데칠성음료의 해외사업 현황과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8일 11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칠성음료는 바틀링과 직수출 두 개 중심축을 기반으로 해외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확보된 국가는 직접 수출과 마케팅을 병행하고, 아직 인지도가 낮은 국가는 펩시 등 글로벌 브랜드를 생산하며 유통망과 신뢰도를 쌓고 있다.롯데칠성음료가 글로벌 브랜드 바틀링 사업을 통한 외형 확대에 집중했다면 이 바탕 위에 자체 브랜드를 얹는 방향으로 전략의 고도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바틀링 통한 인지도 확보…자체 브랜드 확대 교두보
바틀링은 글로벌 브랜드가 생산 설비와 유통망을 갖춘 현지 파트너에게 제품을 제조·판매하도록 위임하는 방식이다. 음료는 부피가 크고 무게가 있어 장거리 수출에 비용이 많이 든다. 이에 코카콜라와 펩시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현지에 생산만 위임하고 브랜드와 원액은 통제하는 구조로 바틀링을 선택했다.
롯데칠성음료도 바틀링 사업을 통해 해외 주요 거점에서 음료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PCPPI), 파키스탄(Lotte Akhtar Beverages), 미얀마(LOTTE MGS Beverage) 등 에서 현지 바틀링 사업을 운영 중이다. 세 법인 모두 펩시 제품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바틀링은 글로벌 브랜드의 생산·판매를 대신해주는 구조지만, 제품 가격과 마진 구조는 브랜드 본사가 통제한다. 현지 기업 입장에서는 외형 확대에는 유리하지만, 수익성 확보에는 한계가 따르는 셈이다. PCPPI가 2023년과 20204년 각각 9488억원과 1조294억원의 대규모 매출을 냈음에도 각각 -1.6%, 0.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부분에서도 수익성 한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 브랜드를 바틀링하는 사업은 쉽게 말하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마진이 좀 낮을 수밖에 없다"며 "롯데칠성도 바틀링 사업으로 외형성장은 이뤘지만 수익성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롯데칠성음료가 바틀링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는 신규 지역 진출에 진입장벽을 낮추고 인지도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틀링 사업으로 확보한 유통망과 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향후 롯데 자체 브랜드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PCPPI를 중심으로 해외 자회사들이 생기면서 외형 성장이라는 1단계는 어느정도 정리가 된 것 같다"며 "필리핀과 미얀마, 파키스탄 등의 비용효율화 작업 이후에는 해당 지역을 거점으로 삼아 롯데 브랜드를 알리는 게 향후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순하리·밀키스·크러시…자체 브랜드 전면 배치 본격화
롯데칠성음료는 자체 브랜드의 해외 수출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롯데칠성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있던 지역에는 직접 판매법인을 두고 국내 생산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현재 롯데칠성음료의 해외 판매법인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곳이다.
미국법인(LOTTE Beverage America Corp.)은 1979년, 일본법인(LOTTE LIQUOR JAPAN CO., LTD.)은 1980년 각각 설립됐다. 두 법인은 당시부터 롯데 음료 및 주류의 수출 확대와 현지 유통 채널 확보를 목적으로 운영돼 왔다. 가장 최근에는 러시아 판매법인(LOTTE CHILSUNG BEVERAGE RUS LLC.)이 2024년 설립됐다.
판매법인이 있는 국가 외에도 롯데칠성음료의 수출국은 약 80여개 국가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신흥 국가 및 선진 시장에 진출하며 현지 채널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영국 대형 유통사(ASCO Foods)를 통해 영국 코스트코에 밀키스를 입점했으며 네덜란드 Albert Heijin, 독일 kaufland 등에도 밀키스를 입점했다.
2023년 말 미국 주류회사인 ‘E&J 갤로’와 글로벌 협약을 체결한 후 미국 전역의 주류 전문 판매점 약 1만곳에 ‘처음처럼 순하리’ 등 소주를 입점시키며 판매 채널을 대폭 확대했다. 이에 미국 내 2024년 상반기 소주 수출액은 전년대비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반 희석식 소주보다 외국인 입장에서 편히 마실 수 있는 과일 리큐르(과일소주)의 인기가 좋았다. 롯데칠성음료는 과일 리큐르인 ‘처음처럼 순하리’를 2016년 미국 시장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캐나다, 호주, 베트남, 필리핀 등 50여개국에 수출 중이다. 과일 리큐르의 해외 수출액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연평균 약 23%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의 4세대 맥주 ‘크러시’는 작년 5월부터 몽골 내 대형마트, 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제품 공급이 시작됐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으로 진출을 확대하며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선진 시장인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 국가를 적극 공략하고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도 수출을 넓혀 갈 예정"이라며 "해외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메가 브랜드 육성과 현지 마케팅을 전개하고 기존 한인 채널 위주의 접근 방법에서 메인 스트림 채널로의 입점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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