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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현장 돋보기]'소통 방점' 롯데지주, 이동우 대표 '수익성 개선 집중' 강조비주력사업·저효율자산 처분, 주주환원 35% 이상 제시

윤종학 기자공개 2025-03-27 07:57:32

[편집자주]

주주총회는 기업의 방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숫자와 문서로 정리된 안건 뒤에는 주주들의 기대와 우려, 경영진의 고민과 결단이 담겨 있다. 하지만 책상 위 자료만으로는 이 모든 흐름을 온전히 읽어낼 수 없다. 주총장에서 오간 논쟁과 질의응답, 미묘한 온도 차 속에서 기업과 주주 간의 관계가 드러난다. 더벨은 주총 현장에서 직접 포착한 주요 이슈와 기업의 전략적 변화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3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가 주가 하락, 배당금 감소 등으로 성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주주총회 행사 내내 소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롯데그룹의 수익 악화 요인 등을 냉철히 분석하며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한 핵심 사업의 수익성 회복 계획을 내놨다.

또한 지난해부터 나돌고 있는 유동성 위기설을 일축하며 비주력사업과 저효율자산 등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투자자의 예측가능성을 높리는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위기 상황 반영, 주주들과 소통에 방점

롯데지주는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31층 컨퍼런스룸에서 제58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올해는 최근 롯데그룹의 상황을 반영하듯 엄숙한 분위기에서 주주총회가 시작됐다. 현장에 배치된 60여개 좌석을 주주들이 모두 채우며 롯데지주 주총을 향한 관심도를 짐작케했다.

2025년 3월26일 열린 롯데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동우 대표이사가 유동성 확보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인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주주에게 송구스럽다'는 말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지난해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과 회사채 이슈로 주가가 하락한데 깊은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주주 이익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미 예견됐듯 롯데지주 주주총회에서는 주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그때마다 이동우 대표는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섰으며 답변을 위한 PPT자료를 따로 준비해온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다수의 주주들은 지난해 말 제기된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30%이상 빠진 주가 등의 원인 중 하나로 여전히 시장에서 나돌고 있는 위기설을 꼽고 있었다. 이에 유동성 위기설을 해명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대표는 "그룹 유동성 관련 악의적인 허위 풍문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롯데케미칼 회사채 이슈는 롯데월드타워 담보 제공을 통해 유동성 리스크 해소됐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계된 질문으로 롯데건설의 유동성 문제도 제기됐지만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대출을 관리하는데 집중해 3조원 이상의 PF대출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곧장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 실장에게 시장과 소통을 확대, 오해를 풀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올해 들어 롯데지주와 주요 자회사인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웰푸드의 주가가 우상향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 30%였던 주주환원율을 올해부터 35% 이상으로 끌어올려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2025년 수익성 개선 중점…비효율자산 매각 지속

롯데지주는 주가 부양을 위한 근본적인 방안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핵심 사업의 수익성을 회복하고 인구감소 등으로 둔화된 내수 대신 글로벌 진출을 통해 경영환경을 극복해 나가기로 했다.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단계별 육성 등 신성장 동력 투자도 지속한다. 다만 과거 투자가 과도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신중한 투자집행에 나설 계획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에비타(EBITDA) 대비 투자비용이 초과한 측면이 있었다"며 "신성장 동력 확보는 필수적인 부분이지만 투자에 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위기 해소의 핵심인 자산매각도 지속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부터 비주력 사업을 처분하고 있다. 롯데렌탈과 코리아세븐 ATM사업,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등을 매각해 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또한 L7강남 바이롯데와 롯데마트 수원영통점, 롯데백화점 미아점 유휴부지 등 저효율 및 저수익 자산을 팔아 440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롯데지주는 올해도 자산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앞서 자산매각 등을 통해 3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다"며 "공시 전이어서 명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다양한 건물과 빌딩 등에 대한 검토는 진행 중이며 효율이 떨어지는 자산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4개 안건이 상정돼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이동우 대표이사는 롯데지주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으며, 서영경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새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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