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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에서 퀀터멘털로 진화…전략 변경 통했다"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 이현준 대표·부은영 이사 "검증된 운용성과, 라인업도 확충"

박상현 기자공개 2025-04-07 13:57:09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1일 14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루트엔글로벌운용은 2017년 퀀트 헤지펀드 운용사로 설립됐다. 사명에 수학 기호 '루트(√)'와 대수의 법칙을 의미하는 '엔(N)', '글로벌'을 담아, 체계적으로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함의를 담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글로벌 대외 변수 급변 등으로 퀀트 전략이 통하지 않으며 여러 차례 난관에 봉착했다.

이후 루트엔글로벌운용은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퀀트 전략에 기업 펀더멘털 분석을 결합한 '퀀터멘털(Quantamental)' 운용 방식으로 전환하고 포트폴리오도 미국 중심으로 재편했다. 이러한 변화는 시장 흐름과 맞물리며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실적이 대폭 개선됐고 올해 상품 라인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더벨은 루트엔글로벌운용 이현준 대표(사진)와 부은영 이사(사진)를 만나 이들의 경험과 변화의 배경을 들어봤다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 이현준 대표(오른쪽)와 부은영 이사

◇급변하는 투자환경에 아쉬운 성과…펀더멘털 전문가 합류

이현준 대표는 2006년부터 퀀트의 길을 걸었다. 현재는 블랙록에 인수된 바클레이스 글로벌 인베스터스에서 퀀트 리서치 부서에서 근무, 한화자산운용과 신한투자증권에서 퀀트 운용역 및 운용팀장으로 활약했다.

이후 2017년 한화운용에서 인연을 맺은 남용수 당시 부대표(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와 함께 루트엔글로벌운용을 설립했다. 퀀트 기법을 활용해 35개국 6000개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는다는 게 이들의 콘셉트였다. 20~100개 안팎의 종목을 담는 여타 운용사와 다르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주목받은 만큼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내로라하는 퀀트 전문가들이 모였지만 시대 흐름이 급격히 변하면서 루트엔글로벌운용의 전략이 먹혀들지 않는 것이다. 퀀트 투자란 현금흐름, 실적과 같은 정량적 지표를 기반으로 투자 행동을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서 성장주 일색이 된 투자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다.

이현준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 1기가 출범했던 2017년부터 규제와 기술 혁신 등 예외적인 시장 변화가 늘기 시작했다"며 "동시에 세계화가 퇴색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투자 환경이 악화되면서 기존 전략의 성과가 부진하게 됐다"고 했다.

2019년 루트엔글로벌운용은 본격적인 변화를 시작한다. 미국 중심의 투자를 본격 시행한 것이다. 이현준 대표는 "2019년부터 퀀트 모델들을 재정비하고 관련 데이터를 구축하기 시작했다"며 "기존의 콘셉트를 버리고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시기 부은영 이사가 루트엔글로벌운용에 합류했다. 부은영 이사는 한국맥쿼리와 엘에프자산운용 등에서 애널리스트, 운용역으로 활약했다. 해외 기업 펀더멘털 분석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은영 이사는 루트엔글로벌운용이 보유한 리서치 능력에 마음이 끌렸다고 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국내 운용역들은 해외 기업을 분석할 때 그에 맞는 리서치 자료를 확보하는 게 난항을 겪고 있었다"며 "루트엔글로벌운용은 퀀트에 기반한 운용사인 만큼 다른 운용사보다 확보한 데이터 양이 압도적으로 많아, 운용역 개인으로서도 커리어를 펼치기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퀀터멘털 전략 적중, 지난해 실적↑…상품 라인업 확충

글로벌 방산 유니버스 종목의 퀀트 모델 스코어 예시

부은영 이사가 합류한 뒤 루트엔글로벌운용은 퀀터멘털 전략을 정립해 나가기 시작했다. 퀀터멘털은 퀀트 기법에 기업 펀더멘털 분석을 더한 전략을 의미한다. 우선 전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퀀트 기법을 활용한다.

가령 방산 섹터의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한다고 가정하자. 미국 방산 기업 리스트를 뽑은 뒤 실적, 자본적지출(CAPEX),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부채비율 등 정량적 지표를 변수로 둔다. 이를 기반으로 퀀트 스코어를 산출, 투자의 매력도를 따져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방식이다.

이현준 대표는 "미국 주식 시장은 한국과 달리 퀄리티와 팩터 전략이 장기적으로 유효한 시장"이라며 "특히 ROE, ROA, 부채비율 등 팩터가 지속적으로 효과를 발휘한다. 이 모델을 활용하면 우수 기업을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를 일차적으로 선별하면 부은영 이사가 각 기업에 대한 펀더멘털을 점검한다. 이때 퀀트 기법으로 제외된 기업이라도 예외적인 이벤트가 발생하거나 산업 내 경쟁력과 경영진, 브랜드 가치 등 정성적 가치가 우수하면 포트폴리오에 편입한다.

부은영 이사는 "퀀트 모델은 숫자로 표현되는 데이터만 분석한다는 측면에서 정성적 요소는 반영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데이터 기반으로 선별한 기업 중장기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선택하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종목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루트엔글로벌운용의 대표 펀드 성과를 보면 이 같은 전략을 적중한 모습이다. '루트엔 글로벌알파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와 '루트엔 퀀터멘털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는 지난해 약 57%, 25%의 수익률을 거뒀다. 이외 주식형 펀드들도 대체로 20%를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이 대폭 뛰기도 했다. 지난해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20억원, 11억원이었다. 직전년도 9억원, 3억6000만원 대비 각각 120%, 200% 오른 셈이다. 전략을 변경하고 책임운용의 일환으로 회사 고유자금을 투자했던 점도 큰 도움이 됐다. 이현준 대표는 “전략을 변경하면서 회사의 고유자금 상당부분을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했다”고 언급했다.

올해 루트엔글로벌운용은 성장세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알파 2호 펀드를 설정하면서 대표 펀드 라인업을 확충한 데 이어 랩·일임 상품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 PB센터에서 직접 상품 개설을 요청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현준 대표는 "지난해 실적 개선은 운용펀드 성과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며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판매사들과 꾸준히 소통을 이어간 결과 글로벌알파 2호 펀드를 설정하고 각 증권사와 랩 자문 상품 등을 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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