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임형철 블로코어 대표 “TGV로 글로벌 AI 투자 확대”기업가치 140억→1조' 더샌드박스 초기 발굴…글로벌 네트워크 최대 강점
이채원 기자공개 2025-04-08 15:02:5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2일 09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용자가 게임을 직접 만들고 플레이를 할 수 있다면’, ‘게임을 하며 만든 아바타와 아이템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면’. 게임 러버라면 한번쯤 해봤을 상상이다.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든 기업이 더샌드박스다. 상상을 실현하기 위한 플랫폼과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아르헨티나 소재 회사다.2018년 설립된 더샌드박스의 기업가치는 현재 1조4400억원에 달한다. 더샌드박스를 초기 발굴하고 2019년 시드 라운드부터 시리즈A, 시리즈B 라운드까지 모두 참여한 인물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임형철 블로코어 대표(사진)다. 2019년 더샌드박스가 씨드 투자 라운드를 시작할 당시 한국에서 이 회사를 알고 있는 VC조차 많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취라고 볼 수 있다.
임형철 대표는 1991년생으로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를 중퇴하고 2011년 모바일게임·애드테크 기업 게임베리(현 에임드)를 창업했다. 2018년 블록체인 전문투자사 블로코어를 설립했다. 같은 해 설립한 싱가포르 VC 트루글로벌벤처스(True Global Ventures, TGV)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그가 한국 VC업계 관심에서 동떨어진 아르헨티나 소재 기업을 발굴할 수 있던 동력은 TGV에 있다. 세계 각국에 있는 TGV 창업 파트너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다수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더벨이 TGV와 블로코어를 통해 웹3, 인공지능(AI)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있는 임형철 대표를 지난달 27일 만나봤다.

◇더샌드박스 지속 투자 배경은
그는 더샌드박스의 어떤 점에 끌렸을까. 임 대표는 “신생 투자사로서 2018년 당시 아무도 투자하지 않던 웹3 분야 투자에 도전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며 “웹3가 주류가 되는 시기가 온다면 어떤 산업이 주목을 받을지 고민하다가 게임과 접목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웹3는 이용자들의 데이터, 개인정보 등이 플랫폼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에 대한 주권이 사용자에게 주어지는 형태의 웹을 말한다.
임 대표는 게임 산업에 웹3가 더해지면 마인크래프트와 로블록스와 같은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게임 모델에서 기회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구글플레이나 웹스토어 같은 마켓을 대체하겠다는 게임 프로젝트가 당시 주를 이뤘지만 그보다 크리에이터가 존재하는 분야에 웹3 기술이 붙는 것이 자연스럽겠다고 생각했다”며 “더샌드박스는 크리에이터가 가치를 창출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보상을 받는 모델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임 대표는 더샌드박스의 전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며 회사에 대한 믿음을 증명했다. 2019년 블로코어와 TGV펀드를 통해 총 130만달러 투자했다. 시드 투자 당시 회사의 밸류에이션은 약 140억원 수준이었다. 이후 2021년 시리즈A 라운드와 2023년 시리즈B 라운드에 참여해 더 샌드박스에 총 3670만달러(한화 약 530억원)를 투자했다.
2021년 메타버스 키워드가 집중을 받으면서 더샌드박스의 기업 가치는 날로 커졌다. 임 대표는 “2021년 더샌드박스가 메타버스 산업의 선두 주자로 자리를 잡아서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며 “샌드박스 토큰(더샌드박스에서 쓰이는 코인)의 시가총액도 한때 9조원까지 상승 했었다”고 전했다.
2021년 시리즈A 라운드에서는 소프트뱅크(Soft Bank), 갤럭시 인터랙티브(Galaxy Interactive), 삼성넥스트(Samsung Next) 등 글로벌 기업이 참여했고 약 7000억원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다. 이후 2023년 시리즈B 라운드를 통해 10억달러(한화 약 1조4400억원)를 기록했다.
임 대표는 더샌드박스가 꿈꾸는 비전을 이룰 수 있도록 향후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그는 “보통 게임회사는 콘텐츠를 직접 개발하지만 더샌드박스는 게임과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엔진을 만든다”며 “여기에 토큰을 활용한 보상구조까지 더해지면 어떤 UGC 회사들보다 혁신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개발 기간이 오래 걸려도 묵묵히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투자한 지분을 엑시트(회수)할 계획도 아직 없다. 그는 “최종적인 프로덕트가 나올 때까지 엑시트할 생각이 없다”며 “추후 더샌드박스는 해외 증시 상장도 고려하고 있어 최대한 그 성과가 나올 때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웹3 게임 M&A 투자 확대…선도 모델 개발 주력
그간 블록체인 투자에 집중해 온 임 대표는 향후 자체 웹3 기업을 키우고 외부 프로젝트를 인수하는데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 그는 “2018년부터 웹3 회사에 투자하면서 생긴 인사이트를 통해 자체적으로 게임사와 같은 회사를 만들고 있었다”며 “내부에 개발 팀이 존재해서 앞으로는 자체 웹3 사업을 키우는데 집중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의 향후 투자 계획은 M&A에 있다. 그는 “유망한 회사를 발굴하고 투자하는 일도 지속적으로 하겠지만 회사 내부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는 회사를 인수하는데 관심을 둘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 중에서도 웹3 게임분야를 눈여겨볼 방침이다. 그는 “현재 웹3 생태계에서는 AI, 인프라, 디파이 등이 인기가 많고 게임 섹터는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전에 많은 게임사들이 웹3 게임을 만들겠다고 뛰어들었지만 아직 혁신적인 모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적극적인 투자로 웹3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TGV 공동 창업자 활약…AI 투자 확대
한국의 신생 투자사가 글로벌 유망 블록체인 기업을 발굴할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일까. 임 대표는 트루글로벌벤처스를 통해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트루글로벌벤처스는 싱가포르에 소재한 VC로 2018년 설립됐다. 임형철 대표를 포함한 10명의 공동창업자가 운용자산(AUM) 2억6000만달러(약 3755억원)의 40% 이상을 직접 출자했다.
10명의 공동창업자는 모두 창업 후 회사를 엑시트해본 경험을 보유한다. 임 대표는 “한국,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개인 자금으로 투자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회사”라며 “각 국가에 창업자들이 흩어져서 딜을 소싱해오고 화상으로 투자심의회를 열어 투자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TGV는 현재 두 개의 펀드를 결성했다. 첫 번째 펀드는 1500억원 규모로 만들어졌고 일부 출자자들에 멀티플 3배 성과로 출자금을 상환했다. 두 번째 펀드는 2000억원 중반대 크기다. 아직 드라이파우더를 소진하지 않아 투자에 한창이다.
임 대표는 TGV를 통해서는 시리즈B 이상 단계에 있는 회사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AI 투자에 집중한다. 그는 “두번째 펀드의 주목적 투자는 미국 소재 시리즈B 단계에 있는 AI 스타트업”이라며 “그 중에서도 연 반복 매출이 100억원 이상 나오는 회사에 한정해 투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년 간 TGV는 버티컬 AI(Vertical AI) 서비스를 영위하는 기업 7곳에 총 5000만달러(약 716억원)를 투자했다. 금융 범죄 방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투키타키(Tookitaki), 웹3 데이터 기업 밸리데이션 클라우드(Validation Cloud), 법률AI 주스 먼디(Jus Mundi), 비즈니스 플랫폼 프린틀러(Printler), 금융 및 부동산 서비스 오블리고(Obligo), 아트 크리에이트 플랫폼 프레젠트 AI(Prezent AI), 보험 플랫폼 COVU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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