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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소명해야 할 것 thebell note

박기수 기자공개 2025-04-25 08:16:13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2일 08시1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진행형인 일련의 사건(?)이 있기 전 까지만 하더라도 한화는 한국 재계에서 가장 민감한 '승계' 과제를 정면 돌파하고 있다고 호평받고 있었다. 합병비율 문제가 거론될 수 있는 한화(상장사)-한화에너지(비상장사) 간 합병 대신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에너지는 우직하게 한화의 지분을 매입해왔다. '한화에너지+한화 3세'의 지분율이 김승연 회장을 뛰어넘는 순간 사실상 그룹 소유권에 대한 승계는 9부 능선을 넘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작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의 지분을 그 당시 기준 고가에 매입하는 순간 터졌다. 한화의 승계가 정공법이 아닐 수도 있다는 우려가 든 순간이다. 한화오션 지분 고가 매입 논란에 대한 한화의 답은 '지금 어차피 한화오션 주가가 더 오르지 않았느냐'였다. 5만원 대에 샀는데 7만원까지 올랐으니 맞는 얘기였다.

그런데 불확실성의 대명사인 조선업계가 휘청해 주가가 내려앉는다면 그때 한화그룹은 뭐라고 설명할까. 한화는 이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던 것 같다. 그 결과가 다시 1조3000억원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돌려놓는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본다.

3조6000억원 유상증자는 승계 논란을 넘어 한화가 일반 주주들의 권익을 향상시키려고 하는 상장사가 맞냐는 의구심까지 들게 하는 사건이었다. 구조적으로 사업이 잘 되면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선수금 산업에서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수주에서 밀린다는 손재일 사장의 해명에는 찝찝함이 남는다. BAE시스템즈(영국), 레오나르도(이탈리아), 라인메탈(독일)과 부채비율 면에서 딱히 열위하지도 않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유상증자 보고서 제출 '3수'에 나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게 요구되는 점은 한화오션 지분 고가 매입같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경영 상 결정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보장이다. 금감원이 한화오션 지분 매입 내막을 요구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인다.

또 ROE를 낮출 뿐더러 조달비용도 부채에 비해 비싼 유상증자를 3조6000억원이나 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와 배경을 소명해야 한다. 유증을 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주주들에게도 손해라는 점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그전에 작년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 281%, 별도 기준 393%가 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도 제시해야 한다. 운전자본 증가분 외 원웹(3584억원), 한화방산(8521억원), 한화퓨처프루프(6557억원), 한화정밀기계(1700억원) 지분 인수의 배경과 재무적 성과도 투명히 밝혀야 한다. 지금의 부채비율을 만들고 유상증자에 이르기까지 한 사건들이기 때문이다.

국내 자본시장 역대 최대급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치려면 그만한 무게는 견뎌야 한다. 고려아연 유상증자, LS의 중복 상장 발언 논란에 이어 한화의 케이스가 또 한 번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유발 사례로 남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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