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사모대출펀드 시장]고금리로 리테일 공략, 국내 판매사서 '인기몰이'①연 8~10%대 수익률, 대형 증권사 참전
황원지 기자공개 2025-05-07 10:34:35
[편집자주]
사모대출펀드(PDF)가 리테일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원래 기관들의 전유물이었지만 고금리 환경에 높은 이자수익률이 리테일에서도 인기를 끌면서다. 지난해부터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선두에서 시장을 개척했고 최근 판매사 전반으로도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더벨은 커지는 사모대출펀드 리테일 시장과 각 사별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08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자산관리업계에 새롭게 등장한 키워드는 ‘사모대출펀드(PDF)’다. 기업에 직접 대출을 해주는 구조의 사모대출펀드는 이전까지 기관투자자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고금리 환경에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이 급격하게 팽창하면서 국내 리테일 투자자에게도 지난해부터 투자기회가 공급되기 시작했다.금리가 높으면서도 손실률이 낮다는 강점으로 리테일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발빠르게 상품을 공급하면서 이미 수천억원대 잔고를 쌓았다. 리테일 시장에서 인기가 높아지면서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펀드 라인업을 시작했고, NH증권도 관련 상품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해외시장 폭발적 성장, 개인투자자로 고객 확대
사모대출펀드(PDF·Private Debt Fund)는 은행, 회사채와 같은 전통적인 자금조달시장을 벗어나 기업에게 직접 대출을 해주는 펀드를 말한다. 원래 은행에서 담당하는 영역이었으나 금융이 발달하면서 중저신용의 규모가 작은 대출의 경우 사모시장에서 소화하게 되면서 발달했다. 주로 대기업보다는 중견기업, 소기업이 대상이며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전통금융의 힘이 센 국내에서는 규모가 미미하지만 글로벌 기준으로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이다.
이전까지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해온 시장이다. 시장에서 채권을 거래해 차익을 내기보다는 만기까지 보유해 이자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운용됐기 때문이다. 투자기간이 길어 10년 넘게 폐쇄형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들에게 적합했다. 국내 기관들도 주요 고객 중 하나였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글로벌 사모대출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 때 풀렸던 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해 금리가 4~5%까지 높아지면서 전통금융의 규제가 강화됐고 이에 중견기업이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다. 2023년 미국의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가 대표적이다. 이 갭을 메꾸며 급격하게 성장한 게 사모대출시장이다.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고객이 기관투자자에서 개인투자자까지 확대됐다. 기관투자자만으로는 더이상 공급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해외에서는 약 2년 전부터 개인투자자를 주요 고객으로 삼고 개방형 구조의 펀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10년 폐쇄형으로 유동성 없이 운용했다면 이제는 환매에 대비해 펀드의 20~30%를 유동성으로 채운 사모대출펀드가 생겨났다.
업계 관계자는 “2023년을 전후해 고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해외 운용사에서 하이웰스(High Wealth) 고객을 대상으로 개방형 구조 펀드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낮은 손실률에 높은 금리 ‘강점’...리테일서 속속 라인업
사모대출이 국내 리테일 투자자에게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고금리 상품이라는 점이 고객의 눈길을 잡아끌었다. 작년 기준 사모대출펀드의 기대수익률은 약 8~10%에 달한다. 사모대출의 기대 수익률은 미국 연방준비은행에서 매일 발표하는 SOFR 금리에 위험값에 대한 스프레드를 더해 정해진다. 지난 22일 미국의 SOFR은 4.3%였다.
앞선 관계자는 “최근 1년간 SOFR 금리는 4~5%대 수준”이라며 “여기에 중견기업에 대출을 해주기 위해 감당하는 위험에 대한 스프레드가 약 400bp에서 600bp 정도로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더하면 최소 8.5%, 높으면 11%에 달하는 연간 수익률이 보장되는 셈이다.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점도 강점이다. 사모대출펀드는 주로 다이렉트 렌딩(Direct Lending, 직접대출)이 대부분이다. 차주와 대주가 직접 거래하는 채권으로 세컨더리 시장에서 거래돼 다수에게 판매하는 신디케이트론과는 다르다. 신디론과 달리 만기 보유를 가정하므로 금리는 높지만 채무 불이행률은 더 낮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미국 사모대출 부실화율은 2.7%로 신디케이트론 채무 불이행률(4.3%)보다 낮았다.
앞선 관계자는 “한두개의 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게 아니라, 수백개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 위험이 분산된 상품”이라며 “수익률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디폴트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상품화했다”고 설명했다.
높은 금리와 안정성을 특징으로 국내 리테일에서도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판매가 많이 이뤄진 건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 칼라일그룹과 협업을 통해 내놓은 CLO펀드를 시작으로 아폴로, 베어링자산운용 등과 사모대출 펀드를 출시했다. 삼성증권도 슈로더, 해밀턴레인, 에이리스 등과 협업을 통해 작년 사모대출펀드를 다수 출시했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발빠르게 좇아가고 있다. 두 증권사 모두 해밀턴레인, 에이리스, 아폴로자산운용의 사모대출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국내 자산운용사 펀드를 라인업에 걸었다. 채권형 상품인 만큼 기본 투자금이 커 대부분 펀드가 수백억원대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외에 NH투자증권도 상품 라인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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