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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억만장자 가문-한국 프라이빗 딜' 가교 역할 맡는다"유성원 래플스 패밀리오피스 상무 "PE·VC와 활발한 협업…추후 자산가 대상 서비스도 염두"

황원지 기자공개 2025-04-28 10:52:27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2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선 패밀리오피스 개념이 흔치 않다. 패밀리오피스가 필요할 수준의 초고액자산가가 거의 없을 뿐더러, 증권사나 은행 창구를 통해 자산관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증여세, 상속세가 타 국가보다 높아 패밀리오피스 자체가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기도 하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시작한 래플스 패밀리오피스(RFO)는 지난해 한국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 자산관리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해외 패밀리오피스로는 처음 진출했다. 더벨은 한국 담당으로 발탁된 유성원 래플스 패밀리오피스 상무(Managing Director, 사진)를 만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유성원 래플스 패밀리오피스 상무는 "한국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래플스 고객에게 소개해주는 가교 역할을 중점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는 한국 자산관리 시장 성장에 맞춰 패밀리 오피스를 개소할 계획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국내 투자처를 소개하는 쪽에 포커스를 맞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래플스 패밀리오피스는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 아시아권에서 운영되고 있는 하우스다. 국내와 달리 싱가포르, 홍콩, 두바이 같은 세율이 낮은 국제 금융 허브에는 패밀리오피스가 많다. 자산 규모가 수조원대에 달하는 가문에서 가문의 부를 관리하기 위해 전문적인 오피스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하나의 가문만을 관리하면 싱글 패밀리오피스, 여러 가문을 합쳐서 관리하면 멀티 패밀리오피스다. 멀티오피스인 래플스 패밀리오피스의 경우 현재 약 100조원대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 한국 시장을 관리할 인물로 유 상무를 스카웃했다. 유 상무는 프라이빗 뱅커(PB)로 해외와 국내시장을 오가며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1970년생으로 신한은행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이후 10여년 간 도이치뱅크, UBS 홍콩 GWM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6년 삼성증권 투자컨설팅 팀장 겸 가업승계연구소장으로 일하다 2020년 한국투자증권으로 스카웃됐다. 한국투자증권의 초고액자산가 전용 서비스 GWM(Global Wealth Management)의 기틀을 닦았다.

유 상무는 “최근 시장에 자금이 마르면서 한국 시장에 투자할만한 가격의 딜이 많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해외에서도 K-컬쳐, K-뷰티와 관련한 기업들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어 이를 연결해주는 역할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기관이 아닌 해외 고액자산가들에게는 그간 한국 시장에 투자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만큼 래플스의 고액자산가 고객에게 한국 PE, 비상장 투자기회를 소개하겠다는 포부다.

래플스 패밀리오피스의 고객은 주로 기업 오너들이 많다. 유 상무는 "아시아를 무대로 활약하는 제조업 및 일반 기업 비즈니스 오너들이 70% 이상"이라며 "이외에 의사, 변호사 등 소득이 높은 전문직 직군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고객 특징 때문에 자산 전체 관리를 맡기는 은행, 증권보다는 딜에 강점이 있는 래플스 패밀리오피스와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국내 PE와 VC들과도 이미 협업을 시작했다. 유 상무는 “현재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기관투자자가 엑싯이 막히면서 딜이 소화되지 않고 쌓인 상태”라며 “해외 패밀리오피스 자금을 찾는 원매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비상장투자 외에도 해외 부동산, M&A 등 다양한 분야의 프라이빗 딜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투자는 국내 판매사와 비슷한 수순으로 진행된다. 유 상무가 국내 딜을 래플스 패밀리오피스 PE 팀에 전달하면 이를 상품으로 만들어 내부 플랫폼에 올린다. 이후 관심이 있는 패밀리오피스 고객이 이 상품에 투자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최근 래플스 패밀리오피스에서는 중국이나 미국의 AI 핀테크 기업에 비상장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 등이 소개된 것으로 전해진다. 유 상무는 "현재 IMM 등 PE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놓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 성숙이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운용업계의 운용자산규모는 1802조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2019년 이후 증가율로는 최고 수준이었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운용자산 규모는 향후 5년간 연평균 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상무는 "한국 자산가 형성 시점에 맞춰 패밀리 오피스를 개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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