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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오화경 회장이 짜낸 양극화 해소 묘수 '영업권 광역화'지방 저축은행 경쟁력 강화로 M&A 활성화 '일거양득'…금융당국과 '긴밀한 소통' 강조

유정화 기자공개 2025-05-19 12:40:51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12시4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은 지역 밀착형 서민 금융기관이라는 정체성에 따라 '영업권역 내 의무대출 규제'를 받고 있다. 본점 소재 영업권 내에서 일정 비율 이상 대출을 취급하도록 한 규제다. 수도권 저축은행은 전체 신용공여액 중 50%, 비수도권은 40% 이상을 해당 지역의 개인과 중소기업에 대출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온라인을 통한 가계대출 영업이 활성화된 만큼 영업권역 내 의무대출 규제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집중되다보니 오히려 의무대출 규제가 저축은행 간 양극화 현상을 부추기는 양상이 됐다.

올해 3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영업권역 광역화'를 제안했다. 지방 저축은행의 영업 환경을 개선해 인수합병(M&A)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안이다. 더벨은 오화경 회장을 만나 저축은행을 둘러싼 규제 현황과 업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서민금융 공급 확대 위해 의무여신 비율 완화 필요"

오 회장은 자타공인 '저축은행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1960년생인 오 회장은 업계에서는 드물게 지방과 수도권 저축은행을 모두 이끌어 본 경험이 있다. 유진증권을 시작으로 HSBC은행 개인금융부 영업총괄본부장, 아주캐피탈 영업총괄 부사장을 거쳐 아주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하나저축은행 대표 등을 역임했다.

2022년엔 최초의 저축은행 출신 중앙회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 3월 민간 출신으로 첫 중앙회장 연임에 성공하며 '최초' 타이틀을 따냈다. 특히 최근 연임 과정에선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76곳 대표로부터 찬성표를 받으며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했다.

그는 대표로서 지방 저축은행을 직접 경험한 만큼 이들 저축은행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오 회장은 "현실적으로 지방 저축은행은 지역 간 불균형 문제로 영업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예·적금 등 수신은 지역별 규제가 없어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운용 측면에선 수도권에 대출 수요가 집중돼 있어 의무대출 규제를 준수하기 까다롭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축은행 설립 취지에 따라 지역 의무여신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역 간 불균형 문제, 수도권 경제력(인구) 집중 문제 등을 감안했을 때 지역 서민금융의 지속 공급을 위해서라도 동 비율 완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금융당국과 긴밀하게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오 회장은 영업권역 내 의무대출 규제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금융당국에 '영업권역 광역화'를 건의했다. 전국 영업구역은 현재 6개로 나뉘는데 △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전·충청·세종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라·제주 등이다. 이 가운데 서울, 인천·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4곳 영업구역을 묶어 저축은행의 균형 발전을 이끌어 낸다는 구상이다. 오 회장이 지방 저축은행의 애로 사항을 청취한 뒤 고안해 낸 아이디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역내총생산(GRDP)의 비중은 2022년 기준 수도권이 52.5%, 지방이 47.5% 수준이다. 비수도권 영업권역을 하나로 묶어 영업 여건을 개선한다면 지방 저축은행의 경쟁력도 충분히 강화될 여지가 있다는 게 오 회장의 시각이다. 또 시장 자율적인 M&A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오 회장은 "비수도권 4개 영업구역의 광역화가 이뤄지면 지방 저축은행의 경쟁력이 올라가고, 이에 따라 M&A를 희망하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보다 개선된 M&A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각 희망 저축은행은 다수, M&A 규제 추가 완화 필요

최근 금융당국은 수도권 소재 저축은행이 M&A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하지만 업계에서 주장해 온 'M&A 완전 자율화'까진 나아가지 못한 상황이다. 오 회장 역시 저축은행 M&A 규제의 추가적인 완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 M&A 규제가 완화되면 자본력 있는 기업이 저축은행 업계에 진입할 수 있고, 매각하고 싶은 저축은행이 있을 때도 쉽게 팔고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방 저축은행 중에선 가업승계가 쉽지 않아 매각을 희망하는 저축은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까다로운 절차로 인해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영업구역이 확대되는 저축은행 간 합병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있는데, 예외적으로 부실 저축은행 인수는 허용된다.

오 회장은 "금융당국이 2년마다 한 번씩 진행하는 대주주 적격성 검사를 통해 충분히 대주주 자격을 검토하면서 관리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역량이 있는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대형화, 광역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 완화를 위해 금융당국과 소통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이 자기 할 일을 해결해가면서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해나간다고 생각되면 금융당국에 요구해 더 건전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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