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은 지금]풍족한 현금 곳간, 보수적 운용 기조②금융상품 운용에 치중, '안정적 재무구조·아쉬운 자본활용' 평가 엇갈려
김혜중 기자공개 2025-05-19 07:38:58
[편집자주]
국내 홈쇼핑 4위 사업자인 롯데홈쇼핑은 2006년 롯데쇼핑으로 인수되면서 롯데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홈쇼핑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약진을 거듭했지만 최근 시장 자체가 둔화되며 활로를 모색하는 단계다. 인수 당시부터 지속된 태광산업과의 갈등도 현재진행형이다. 더벨은 롯데홈쇼핑의 인수 히스토리부터 시작해 재무 상태, 향후 청사진 등을 종합적으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홈쇼핑은 안정적인 영업이익 대비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만 7000억원을 상회하고, 대부분의 현금이 금융상품으로 운용된다. 배당과 고정적인 자본적 지출 외에는 별도의 지출이 단행되지 않았고, 덕분에 우량한 재무구조를 구축할 수 있었다.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자본의 활용도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 경쟁사 대비 관계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도 작게 형성됐고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다변화에 한계가 있었다. 롯데홈쇼핑의 주요 의사결정을 견제할 수 있는 지분구조 탓에 대규모 투자가 단행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는 평가다.
◇무차입 경영에 유보 현금 ‘7000억’ 상회, ‘안정’에 방점 둔 재무구조
2024년 말 연결 기준 롯데홈쇼핑의 현금성 자산은 7316억원이다. 총차입금은 125억원으로 이에 따른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7190억원이다. 롯데홈쇼핑은 롯데그룹으로 편입된 2005년 이후 줄곧 10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왔고, 그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1년에는 9603억원에 달했다.

롯데홈쇼핑은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금 유입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자본적 지출은 유입 현금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2020년부터 5년간의 평균 자본적 지출은 420억원이다. 이마저도 2023년 양평사옥 매입 과정 속 발생한 1250억원의 유형자산 취득이 포함된 값이다.
지출 대비 많은 유입 현금은 곳간에 쌓였다. 별도의 대규모 인수합병이나 투자도 없었다. 그 덕에 롯데홈쇼핑의 재무 구조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2%에 불과하고 125억원으로 구성된 총차입금도 유동성리스부채 42억원, 비유동성리스부채 83억원이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펼치고 있다.
자본적 지출 외 발생하는 지출은 대부분 배당금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매년 결산배당을 진행하고 있고, 2024년에도 2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다만 이는 2023년 수익성 둔화 속 이례적으로 적은 금액이 배당됐고, 이전 5년간의 평균 배당금은 450억원이었다.
배당과 자본적 지출을 제외하고는 유입 현금의 대부분 단기금융상품 운용으로 투입됐다. 2024년 말 연결 기준 롯데홈쇼핑의 기타유동금융자산은 6382억원이다. 이에 따른 이자수익만 250억원 규모에 달한다. 안정적인 현금 운용으로 추가적인 이자수익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관계기업 투자도 ‘소규모’, 지분구조 영향 무시 못해
2024년 말 연결 기준 롯데홈쇼핑의 관계기업 투자 장부가액은 229억원에 불과하다. 운용 중인 금융자산 대비 3.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형성해두긴 했지만 다소 보수적인 자금 운용으로 홈쇼핑 사업 외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

경쟁사와 비교하더라도 관계기업 투자나 인수합병 등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현대백화점그룹의 주요 캐시카우로서 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하면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주도했다. GS홈쇼핑과 CJ온스타일은 GS리테일, CJ ENM의 법인 내 사업부로 편입되어있기는 하지만 GS리테일은 퀵커머스 및 펫사업 등 다양한 사업부문에 있어 전략적 투자자로서 지분출자를 단행하고 있다. CJ온스타일도 최근 에이피알에 이어 비나우 등에 잇달아 투자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베팅하고 있는 양상이다.
롯데홈쇼핑도 벤처펀드와 투자조합으로 투자 사업을 전개하고는 있다. 2015년 부산 창조경제펀드 출범 당시 100억원을 출자했고, 지난해에는 와디즈파트너스와 손잡고 50억원 규모 벤처펀드를 결성했다. 이외에 건강기능식품 사업 진출을 위해 합작법인 디에디션헬스에 5억원을 출자했다.
보수적인 투자 기조에는 복잡한 지분구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홈쇼핑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롯데쇼핑이 53.49%, 태광그룹이 44.98%를 보유하면서 유의미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사회에도 태광산업 측 인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세 명 포함되면서 롯데쇼핑으로선 주요 의사결정 과정 속 동의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3년 롯데웰푸드와 롯데지주로부터 양평사옥을 2000억원 남짓에 매입하는 과정 속 갈등을 빚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은 유보 현금을 내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OSMC(One Sourcing Multi Channel) 전략 가속화를 위한 '상품 소싱·브랜드·뉴미디어 채널 역량 확보' 및 실행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TV 채널 코어고객 '5060세대 특화 콘텐츠·마케팅·서비스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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