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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달러채 대신 '해외 EB' 고수 배경은 저금리 차환 가능…지분매각 가능성 '일석이조'

윤진현 기자공개 2025-05-19 11:28:39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16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외화 조달 선택지 중 '교환사채(EB)'를 다시 꺼냈다. 이번 조달 목적이 기발행 EB의 풋옵션 만기 대응이었던 만큼 차환 성격이 짙었다. 불과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달러채를 통한 조달에 힘을 실었지만, 에쿼티 조달로 전략을 선회한 모습이다.

달러채와 비교해 EB가 저비용 차환이 가능하단 점에서 매력도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EB는 향후 지분 매각도 진행할 수 있다. 자산 매각을 검토하던 LG화학의 입장에선 저금리로 일종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EB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교환가 밴드 '하단'…글로벌기관 LG엔솔 성장 '보수적' 평가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10억달러 교환사채 발행을 확정지었다. 쿠폰 금리는 1.75%로 확정됐다. 불과 2년 전 발행한 EB의 쿠폰금리가 1.6%였는데 소폭 높인 셈이다. 그럼에도 교환가 프리미엄은 밴드(110~115%) 하단에서 결정됐다.

이번 EB의 교환가액은 33만7700원이다. 교환 대상인 LG에너지솔루션의 전일(15일) 종가(30만7000원)에 10%의 프리미엄을 붙였다. 2023년 달러화 EB를 발행할 당시 제시한 가이던스(125~135%)보다 더 낮춰 투자 이점을 제시했지만,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글로벌 기관도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상승 여력에 대해 보수적인 평가를 매겼단 의미다. EB의 교환가는 해당 기업의 미래 주가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하는 지표다. 교환가보다 주가가 웃돌 때 풋옵션 청구 없이 주식 교환에 돌입한다.

기발행 EB의 투자자들은 이 구조에 따라 풋옵션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2년전 발행한 5년물 달러화 EB의 교환가는 주당 68만7500원으로, 현 시점보다 두배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선 풋옵션 행사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게 합리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LG화학도 재차 에퀴티 조달 시장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수많은 외화 조달 선택지 중 EB를 통한 차환이 가장 비용 절감 측면에서 우세하다.

출처: 네이버 증권

◇달러채 대비 저금리 '차환'…지분매각 가능성도 '염두'

LG화학은 한때 달러채를 통한 외화 차입에 적극적인 이슈어였다. 2019년 4월 처음으로 공모 외화채 시장을 찾은 뒤, 2021년과 2022년까지 연이어서 달러채를 발행했다. 이후 한국물을 통한 조달을 멈췄다.

수익성 약화로 등급 변동이 이뤄지면서 금리 여건이 다소 부담스러워진 탓이다. 무디스는 지난해 LG화학의 글로벌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으로 조정했다. 이어 올 3월 S&P도 'BBB+,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등급을 재차 조정했다.

이 경우 5%대 금리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3월 달러채 조달에 나선 LG에너지솔루션도 각 만기구조(트랜치·Tranche)별로 5.2~5.8%대 금리로 조달했다. 금리 여건의 측면에서 EB와 차이가 극명하게 벌어지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EB가 지분매각 카드로도 활용될 수 있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1.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분매각을 통해 재무 여력 확보에 나서는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과거 블록딜 역시 적극적으로 검토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역시 LG화학의 자산 매각 방안에 대한 코멘트를 붙이기도 했다. S&P는 "LG화학은 향후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자산 매각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자산 매각은 재무 여력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현재 등급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IB 업계 관계자는 "에퀴티 조달인 EB가 지분 매각안으로 활용된 사례도 다수 있다"며 "금리 여건과 지분 매각 로드맵 등을 고루 고려해 부채성 조달 대신 에퀴티 조달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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