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벤처캐피탈 “우본 때문에” 정금공 출자조합들, 우본 출자 발표 지연에 전전긍긍
이상균 기자공개 2011-12-09 10:19:32
이 기사는 2011년 12월 09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책금융공사(이하 정금공)로부터 운용사로 선정된 벤처캐피탈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결성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조합 결성을 하지 못한 곳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에서 출자를 받아 매칭 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문제는 우본이 좀처럼 운용사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정금공은 지난 7월 말 중소·벤처 부문과 청년창업 부문으로 나눠 15개 벤처캐피탈을 운용사로 선정했다. 이 중 청년창업 부문 3개 운용사는 조합 결성을 완료한 상태다. 정금공의 출자 비중이 90%에 육박한 덕분이다.
나머지 12개사 중에서는 파트너스벤처캐피탈과 KTB네트워크, 코오롱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조합을 결성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8일 조합결성 총회를 개최한다. 정금공에서 200억 원, 자사가 20억 원, 미래에셋증권이 47억 원, 코스닥 상장사의 계열사가 40억 원 등을 출자해 307억 원 규모로 조합을 결성한다. 한화기술금융과 동양인베스트먼트, 현대기술투자 등도 조만간 조합 결성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3개사 아직도 조합 결성 못해
이렇게 되면 LB인베스트먼트와 SL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튜브인베스트먼트 등 4곳이 남게 된다. 이들 4개사는 모두 우본의 운용사 선정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는 곳이다. 우본은 오는 16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중 SL인베스트먼트는 우본의 출자 여부와 관계없이 조합결성을 완료했다.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금공에서 300억 원, 한국벤처투자에서 50억 원, 자사가 100억 원, 반도체펀드에서 50억 원을 출자 받아 500억 원 규모로 결성했다.
정금공의 조합 결성 시한은 오는 21일까지다. 우본에서 출자를 받는 것이 확정될 경우 5일 이내에 조합 결성을 완료해야 한다. 주말 이틀이 껴있는 것을 감안하면 고작 3일이 남는다. 시간이 빠듯하다. 우본에서 출자를 받는다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만약 운용사로 선정되지 못한다면 조합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시간만 낭비한 셈이 된다.
남은 3곳은 아직도 조합 규모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정금공에서 300억 원, 자사가 35억 원, 한국벤처투자에서 50억 원을 출자받기로 했다. 여기에 군인공제회와 우본에서 각각 출자를 받아 최대 665억 원 규모로 조합을 결성할 계획이다.
아주IB투자는 정금공에서 300억 원을 출자받기로 한 것을 제외하면 확정된 것이 없다. 우본에서 얼마를 출자 받느냐에 따라 자사의 출자금액과 최종 조합 규모가 달라진다. 아주IB투자 관계자는 "500억 원 안팎으로 조합을 결성할 예정"이라며 "우본의 출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본의 운용사 선정 과정이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본이 이번에 벤처부문 운용사 선정 공고를 낸 것은 지난 10월 10일이다. 오는 16일 투심위를 개최하기까지 무려 두 달이 걸렸다. 보통 선정 기간이 한달 안팎인 것과 비교할 때 두 배 이상이 길다. 더욱이 우본은 수시출자 성격의 동반투자펀드는 제안서를 접수 받은 지 네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우본, 선정기간 최소 두달…너무 길어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우본이 최근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인해 내부에서 출자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벤처캐피탈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시간만 질질 끄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정금공은 조합 결성시한을 더 이상 미루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금공은 결성시한을 10월 말에서 12월 말로 한차례 연기한 상태다. 정금공 관계자는 "다른 조합과의 형평성 차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결성시한을 또 다시 늘리는 것은 어렵다"며 "일단 우본의 출자 결과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벤처캐피탈들이 유한책임투자자(LP)로부터 출자받기로 약속한 금액만으로도 조합 결성이 가능하기는 하다"며 "일단 조합을 결성한 뒤 나중에 우본 출자금액을 합치는 멀티 클로징(추가 증액)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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