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6월 07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국내 금융계의 대표적인 최고경영자(CEO)다. 생명보험업계의 유일한 오너 CEO로, 2010년 개최된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서 금융분야의 한국 대표로도 참석했다.최고경영자로서의 능력도 입증됐다. 2000년 5월 대표이사 회장으로 복귀할 당시만 해도 교보생명은 2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던 회사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교보생명은 4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내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오너 경영 체제로 단기 성과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했다. 이 같은 오너 경영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빛을 발했다. 2008 회계연도 결산에서, 교보생명은 291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생보업계 전체 순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시장점유율은 삼성생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이익은 두 배 이상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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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신창재 회장의 지배력이 흔들린다면, 교보생명의 안정적인 성장기조는 근본에서부터 위협받을 수 있다.
최근 대우인터내셔널과 캠코의 교보생명 보유 지분 매각으로 불거진 경영권 문제가 그렇다. 신창재 회장의 지분율이 33%에 불과한 상황에서, 매각 대상 지분(33%)과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을 합치면 50%에 육박한다. 현실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은 낮지만 오너 경영이 위협받을 수는 있다. 투자자와의 약정이란 그야말로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 등 금융지주사와 주식 스왑을 시도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교보생명 경영권을 보장받으면서, 금융지주사의 대주주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주회사 전환도 검토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보험지주회사의 비금융회사 지배가 허용돼 교보문고 등 비금융회사를 그대로 가져갈 수 있고, 비용절감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지배구조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실제로 조정호 회장의 메리츠화재 지분율은 회사분할 전 21%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지주사를 통한 지분율이 50%를 넘는다.
신창재 회장은 이미 한 차례 경영권이 흔들렸던 전례가 있다. 2006년의 항명 파동이다. 최근에도 내부의 불협화음이 들리고 있고, 그 배경에는 불안한 지배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가업 승계' 차원에서도 안정적인 지배구조는 반드시 필요하다.
신 회장의 경영권이 흔들리는 순간, 일대 혼란이 또 다시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대우인터내셔널과 캠코의 지분 매각을 계기로, 지배구조 안정을 위한 조치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결국 선택은 신창재 회장 본인이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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