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투자개발, 대표이사·최대주주 변경에 '뒤통수' 부채비율 상승+금융비용 부담은 '걸림돌'
권일운 기자공개 2012-06-26 18:13:05
이 기사는 2012년 06월 26일 1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자원투자개발에 투자주의 환기종목의 꼬리표가 붙은 데는 2011년 말 이뤄진 최대주주 변경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때 주정호 한국자원투자개발 대표는 보유 중이던 신주인수권을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최대주주 변경이 이뤄졌다.회사 측은 전-현 최대주주 간 경영권 지분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실질적인 최대주주 변경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두 사람의 지분 보유 목적이 동일하고 특수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최대주주 변경이 회사의 경영권 변경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30억 원에 육박하는 장·단기 차입금이 재무구조를 약화시켰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또한 자원개발 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전까지는 이 차입금이 발생시키는 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숙제다.
◇ 동순개발, 넥사이언 인수...자원개발 전문가 주정호 대표 선임
한국자원투자개발의 전신은 반도체 검사 장비업체 넥사이언이다. 지난 2004년 '슈퍼개미'로 알려진 경대현-경규철 부자가 이 회사를 인수했지만 수십억 원을 횡령하며 회사의 체질을 약화시켰다. 이후 푸른정보기술이 넥사이언을 합병, 우회상장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무위로 돌아가기도 했다.
결국 넥사이언은 부동산 개발 업체인 동순개발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김홍철 대표가 이끄는 동순개발은 현물출자 방식으로 63억 원 규모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넥사이언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사명을 한국자원투자개발로 변경했다.
반도체 장비 업체에서 해외 자원개발 업체로의 탈바꿈을 시도한 한국자원투자개발은 인도네시아 유연탄 광산 개발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이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주정호씨였다. 결국 리먼 사태의 여파로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으며 인도네시아 광산 개발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 때 주 대표의 역량이 빛을 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순개발로 인수된 후 한동안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한 한국자원투자개발은 2009년 말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회사의 체질을 개선키로 했다. 대표이사로는 인도네시아 사업을 통해 자원개발 분야의 경험을 축적한 주정호 대표가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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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메랑'돼 돌아온 대표이사 변경·지분 취득
대표이사 취임 당시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던 주 대표는 꾸준히 지분율을 늘렸다. 지난 2010년 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장내 매수와 유증 참여를 통해 보통주 225만 4000주를 인수한 데 이어 같은해 11월에는 10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4억 원어치를 장외 취득, 워런트 전량(80만 주)을 보통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 변동이 발생했다. 지난해 말 기준 김홍철 전 대표와 동순개발이 보유한 지분은 7.71%에 불과했지만 주정호 대표의 지분율은 불과 1년만에 8.78%로 급증, 최대주주가 바뀐 것이다. 만 2년 동안 대표이사와 최대주주가 각각 1 차례씩 변경된 한국자원투자개발은 결국 투자주의 환기종목 지정을 피할 수 없었다.
한국자원투자개발 관계자는 "동일목적 지분 보유자의 범위 안에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는 점에서 형식적인 최대주주 변경일 뿐 경영권 변동과는 무관하다"면서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과 대표이사 책임경영을 위한 지분 취득이 투자주의 환기종목 지정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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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채비율은 전년보다 증가...차입금 이자만 5억
한국자원투자개발의 2011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81.9%나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5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당기손익은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다. 202억 원에 달하는 부채 탓에 금융비용을 11억1000만 원이나 지불했기 때문이다.
한국자원투자개발의 부채비율은 2010년 말 108.2%에서 2011년 말 115.3%로 7%포인트 상승했다. 전년보다 4억 원 증가한 매입채무도 문제였지만 7억 원이나 늘어난 단기차입금이 부채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장·단기 차입금을 합한 금액이 129억1000만 원에 달한다.
세종저축은행과 농협중앙회는 한국자원투자개발에 각각 9.5%와 7.6%의 이율로 56억1000만 원을 대여해 줬다. 연 이율이 9.55%에 달하는 외환은행과 15%대의 관계기업 차입금을 쓰던 회사는 일부를 농협 차입금으로 갈아탄 덕분에 금융비용 부담을 일부 덜 수 있었다.
하지만 저축은행과 농협의 차입금을 계속 보유한다면 한국자원투자개발은 단순 계산으로만 1년 동안 5억6000만 원에 달하는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회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고스란히 이자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상환되지 않고 남아 있는 BW도 58억9800만 어치나 있어 총 금융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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