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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생명, 농협銀 방카채널 마비…"덩치만 큰 약골" 방카 25%룰에 농협은행 상품판매 중단

안영훈 기자공개 2012-09-07 14:44:56

이 기사는 2012년 09월 07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3월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 개편으로 농협공제에서 새롭게 출범한 농협생명. 자산 38조 원, 시장점유율 4위라는 규모도 규모지만, 농협의 막대한 네트워크를 활용할 경우 삼성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었다. 그렇지만 출범 6개월이 지난 지금 농협생명은 농협공제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협생명은 당장 시장 점유율 축소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방카슈랑스 25% 룰로 인해, 농·축협 단위조합과 함께 농협생명의 주력 판매채널로 손꼽히는 농협은행을 통한 상품 판매가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농협은행의 전체 방카슈랑스 판매실적 중 농협생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이다. 연말 은행의 전체 초회보험료 판매실적 중 한 회사의 판매 실적이 25%를 넘을 수 없는 '방카슈랑스 25%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것.

연말까지 농협생명의 판매 비중을 25%까지 낮춰야 하는 농협은행은 현재 농협생명의 상품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대신 지난 7월부터 기존 방카슈랑스 업무제휴 보험사를 출범 당시 10개사에서 16개사로 확대했고, 2~3개에 불과하던 회사당 판매 상품도 3~4개로 늘렸다. 또 방카슈랑스 연말 목표치를 1200억 원(수수료 기준)으로 정하며, 전체 판매 실적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농협은행의 방카슈랑스 실적 확대에 따라 매월 농협생명의 비중이 최대 1.5%포인트씩 감소하고 있다"며 "농협생명 보험상품 판매 중단과 전체 실적 확대가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아슬아슬하게 연말까지 25% 룰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력 채널의 영업 마비로 인해 농협생명의 성장은 제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농협생명 방카슈랑스 상품에 가입하고자 하는 고객을 농·축협 단위조합으로 안내하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 농협생명은 또 방카슈랑스 대신 즉시연금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지만, 흥국생명이나 신한생명보다 판매 실적이 떨어진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판매 중지로 인해 농·축협 단위조합을 통한 판매 비중이 출범 전 73%에서 최근엔 85%까지 높아졌다"며 "텔레마케팅 채널이나 설계사 채널의 본격화를 준비중이고, 변액상품 등은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이라 실적이 크게 증가할 순 없지만 기존 상품 업그레이드 5종 출시 등으로 하반기에는 실적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협생명의 부진에 동양생명 등의 중소형사가 수혜를 입었다.

동양생명은 M&A 영향으로 설계사, 텔레마케팅, 독립법인대리점 채널 모두에서 지난 6월 말 월초 보험료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방카슈랑스 채널 부문은 오히려 증가했다. 농협은행을 통한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이 최근 25%에 달하는 등 농협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내년 농협은행의 농협생명 상품판매가 재개돼도 25%룰을 적용받는 이상 농협은행을 통한 판매실적은 출범 전에 비해 감소할 수 밖에 없다"며 "농협생명의 잠재력은 분명 존재하지만 당장은 덩치만 큰 수준으로 경쟁해볼 만한 상대"라고 말했다.

농협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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