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고평가 주범은 'SBS' SBS 제외시 주당가치 20% 하락..현대HCN도 SBS로 혜택
박창현 기자공개 2012-10-15 17:04:35
이 기사는 2012년 10월 15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헬로비전 공모가격 고평가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유사기업은 지상파방송사인 SBS로 나타났다.SBS는 다른 유사기업에 비해 밸류에이션 지표인 EV/EBITDA 배수(EBITDA배수)가 최대 4배 가량 높았다. 유사기업 EBITDA배수가 클수록 발행사의 기업가치가 오르고 결과적으로 공모가도 높아지게 된다. 동종업체인 현대HCN 역시 지난 2010년 상장 때 SBS를 유사기업으로 선정해 공모가 상승 효과를 톡톡히 봤다.
CJ헬로비전은 주당 공모가 산출 평가방법으로 EV/EBITDA 방식을 채택했다. EV/EBITDA 방식은 유형자산이나 기계장비에 대한 감가상각비 등 비현금성 비용이 많은 산업에 유용하게 적용된다. 유형자산 비중이 큰 CJ헬로비전에게는 최적의 가치산정 방식인 셈이다. EV(Enterprise Value)는 기업가치, EBITDA( Earnings Before Interests,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는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을 의미한다.
CJ헬로비전은 유사기업 4곳의 평균 EV/EBITDA배수를 구한 후, 자사의 EBITDA를 평균 배수(6.65배)와 곱해 EV 즉 회사가치를 산출했다. EV는 시가총액과 순부채로 이뤄진 지표다. 따라서 산출된 EV에 자사 순부채를 빼면 시가총액이 나온다. 이를 전체 주식수로 나누면 바로 공모가 기준이 되는 주당 평가가치를 구할 수 있다.
CJ헬로비전 측이 구한 시가총액은 1조7728억6800만원이다. 이를 발행 주식수(7744만6865주)로 나누면 2만2891원의 주당 평가가치가 나온다. CJ헬로비전의 경우, 이 주당 평가가치에 다시 할인율을 적용해 1만4000~1만9000원의 희망공모가밴드를 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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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의 공모가 산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바로 유사기업의 평균 EBITDA배수다. 이 배수가 높을수록 전체 기업가치가 오르고 결과적으로 주당가치(공모가)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은 유사기업으로 SBS와 SK브로드밴드, 현대HCN, KT스카이라이프를 선정했다.
EBITDA배수는 유사기업별로 그 편차가 컸다. 배수가 가장 높은 회사는 아이러니하게도 업태가 가장 다른 SBS였다. SBS의 EBITDA배수는 10.42배로 평균(6.65배)보다 50%이상 높았다. 반면 가장 낮은 배수를 기록한 회사는 바로 케이블TV 동종업체인 현대HCN이었다. 현대HCN은 EBITDA배수가 3배도 채 안됐다.
결과적으로 업종 유사성이 가장 떨어지는 SBS가 CJ헬로비전 공모가를 높이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이다. SBS를 유사기업에서 제외했을 경우, 평균 EBITDA배수는 20% 가량 낮아지게 된다. 그에 반해 동종업체인 현대HCN의 EBITDA배수만 적용하면 CJ헬로비전 주당 평가가치는 현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업계에서는 종합유선방송업체인 CJ헬로비전이 지상파방송사인 SBS를 유사기업으로 선정한데 대해 많은 의문을 제기했다. KT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업)와 SK브로드밴드(유선통신업)는 업종은 다르지만 방송과 인터넷, 광고 등 매출구성과 영업환경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시장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SBS는 같은 텔레비전 방송업종으로만 묶여있을 뿐 매출구조와 사업 환경이 전혀 다르다. SBS는 다른 유사기업들과 달리 망 사업자가 아니라 컨텐츠 사업자다. 망 사업자들은 고객들로부터 받는 망 사용료가 주수입원이지만 SBS는 방송광고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선방송사는 지상파방송사가 만든 컨텐츠를 유통시키는 유통업자"라며 "업종이 전혀 다르지만 밸류에이션을 높게 받을 수 있는 점 때문에 유사기업으로 선정한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실제 같은 케이블TV업체인 현대HCN도 지난 2010년 기업공개(IPO) 때 SBS를 유사기업으로 선정했다. 당시 유사기업 평균 EBITDA배수는 6.43배였다. 이에 반해 SBS의 EBITDA배수는 14.11배에 달했다. CJ헬로비전과 마찬가지로 당시 동종 상장사였던 한빛방송은 3.17배에 불과했다. 현대HCN은 상장 직후 1개월 여를 제외하고 지난 달 초까지 단 한 차례도 주가가 공모가(3800원)를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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