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 호주 연금시대 태동…인프라 강자로 자리매김" 벤 웨이 대표 "인프라 투자, 변동성 적고 현금흐름 안정적..매력적 투자처"
윤동희 기자공개 2012-10-19 16:37:30
이 기사는 2012년 10월 19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조8062억 원. 맥쿼리(Macquarie)가 국내에서 운용중인 사모투자펀드(PEF)의 총 약정액이다. 규모로만 국내에서 1, 2위를 다투는 이 대형 펀드운용사에는 특이한 투자 전략이 있다. 인프라 산업에만 집중한다는 점이다.맥쿼리 내부에서 PEF 투자를 담당하는 팀의 이름은 맥쿼리 오퍼튜니티즈 매니지먼트 (Macquarie Korea Opportunities Management·MKOM)다. 이 곳에서 운용중인 펀드는 크게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2005년 결성· 약정액 1조2142억 원)와 코에프씨맥쿼리그로쓰챔프2010의1호 (2010년·5500억 원) 두 가지다. 모두 풍력 발전소, 케이블 TV업체, 항만, 집단에너지 회사에 투자하는 등 인프라 산업에 바탕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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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해 맥쿼리가 인프라 투자에 강점을 가진 회사고 실무진도 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딜 소싱부터 클로징, 펀드 운용까지 효율적이고 전문적으로 진행된다는 게 벤 웨이 대표의 설명이다. 레드오션 상태인 다른 산업군으로 눈을 돌리지 않고 전문성을 키워온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이라는 판단이다.
맥쿼리 자체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시작한지는 20년이 넘었다. 인프라 투자를 위한 펀드 규모는 380억 달러이고, 1000억 달러의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관련 전문인력이 300명이 넘는다.
맥쿼리 펀드의 인프라 투자는 호주의 연금(Superannuation) 제도와 함께 시작됐다. 1992년 폴 키팅(Paul Keating) 전 총리가 본격 도입한 퇴직연금 제도는 우리나라의 국민연금과 유사한 구조라고 이해하면 된다. 대부분의 국민이 연금에 강제적으로 가입되면서 기금 운용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장기적인 자산운용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연기금의 포트폴리오에는 장기 채권이나 지분투자 등 고전적인 방법의 자산운용방법이 도용됐지만 눈에 띄는 건 '도로'투자였다. 투자 기간과 운영기간이 30년에 이르고 꾸준한 현금흐름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장기투자를 필요로 하는 연기금의 성격과 맞아떨어졌다. 투자 규모 탓에 민간부문의 참여가 늘어나며 본격적인 인프라 투자 시대가 열렸다. 호주의 도로건설에서 시작한 맥쿼리의 인프라 투자는 현재 에너지, 발전설비,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로 스펙트럼을 넓혔다.
맥쿼리가 인프라 한 분야에만 집중해도 펀드의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는 인프라가 진정한 대체투자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재나 제조업 등 여타 산업군은 대체로 경제 사이클에 쉽게 연동되는데 인프라 투자의 경우에는 변동성이 적고 현금흐름이 안정적이다.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에 채권 수익율이 떨어지고 고위험 자산군에 대한 투자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연기금들은 10~15% 수준의 이익율을 보장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기 시작했다. 인프라는 10%대 수익률에 매년 배당이 가능한 매력적인 투자구조를 갖고 있어 수요가 많다는 게 맥쿼리측 설명이다.
맥쿼리가 인프라 투자에서 선두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벤 웨이 배표는 "오랜 업력으로 쌓인 평판도 있지만 그것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가치 증대(value add)'의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이라며 "맥쿼리는 레버리지를 통한 차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주주와 경영진이 긴밀한 유대관계를 이뤄 실제로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그 어떤 전략적 투자자(SI)나 이전 오너들보다 전폭적인 투자 재원을 제공한다"고 답했다. 대표 스스로 맥쿼리가 투자했던 대만의 TBC의 CEO자리를 역임했던 경력을 상기하며 자랑거리로 삼는 부분이다.
MKOM은 최근 국내의 도시가스업체를 인수했는데 이 역시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인수 구조를 설계했다. 기존에 이 업체는 철강회사 자회사로 현금을 쌓아두고만 있고 추가적인 투자를 하지 못한 상태였다. 맥쿼리는 회사를 인수하며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채)을 민간기업으로서는 최초로 발행해,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자금수혈 효과를 극대화하는 구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벤 웨이 대표는 "세상에 쉬운 시장은 한 곳도 없다. 좋은 딜이 차고 넘치는 것도 아니고 경쟁도 심하며, 외부적으로 정치적, 경제적 문제에 봉착해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MKOM은 지금의 강점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한국에서 펀드레이징과 투자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벤 웨이 MKOM대표 주요 약력
△2009년~현재 MKOM(Macquarie Korea Opportunities Management Limited (Seoul)) 대표 (Representative Director)
△2006년~현재 맥쿼리 펀드 그룹, 전무(Senior Managing Director)
△2007년~2008년 대만 TBC(Taiwan Broadband Communications) 전무 및 CEO
△2004년~2006년 호주 패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 전략기업본부 본부장
△1998년~2004년 싱가폴, 베이징, 시드니 베인앤컴퍼니(Bain and Company) 경영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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