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효과에 기대…영업권, 거품 아니지? '3노치 상향의 실효성, 향후 성장성, 재무안정성 개선 노력'에 관심
한희연 기자공개 2012-12-10 09:01:50
이 기사는 2012년 12월 10일 09: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 가족이 된 후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선 롯데하이마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수합병(M&A)이후 시너지효과에 대해 투자자들은 나름의 분석에 분주하다.롯데그룹으로의 편입과 동시에 신용등급은 3노치나 급상승했다. 가전유통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에 롯데그룹 계열이라는 날개를 달면서 시장 지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차입금 부담이 좀 있지만 재무적으로도 개선노력이 계속되고 있어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옥의 티가 있다면 영업권 과대 계상 논란이다. 총 자산의 무려 60%나 되는 영업권은 인수합병(M&A) 때 부터 꾸준히 이슈로 제기돼 왔지만 아직 자산성에 대한 의심이 남아 있다. AA-등급에 걸맞는 대우를 받고 싶다면 이 의심을 씻어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회사채 시장 데뷔 전부터 투자자 관심 급증…'유진 짐 벗고 롯데 날개 달고' 쌍방 효과
지난 10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으로 하이마트가정식으로 롯데그룹 품에 안겼다. 이를 반영해 11월초 국내 신용평가회사들은'AA-(안정적)'등급을 부여했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11월까지 'A-'등급을 받았지만 1년만에 3노치나 상승한 셈이다.
하이마트를 맞아들인 롯데는 차입금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하이마트가 산업은행 농협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에서 빌린 장기차입금 9000억 원을 리파이낸싱하는 작업이 출발점이다. 이의 일환으로 롯데하이마트는 이달중 회사채 3000억원 발행에 나선다. 최근 채권금리가 대폭 낮아진 상황에서 AA-급에 걸맞은 수준으로 회사채 발행을 한다면 조달 비용은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가 회사채 시장에 데뷔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연말을 앞두고 한산한 회사채 시장에서도 관심이 늘고 있다. 주로 롯데그룹 편입 후 긍정적 영향이 많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투자자들의 주된 관심사는 롯데그룹과의 관련성을 기본 전제로 깔았을 때, △3노치 상향의 실효성 △향후 성장성 △재무 안정성 개선 노력 등이다.
우선 3노치 상향에 대해 신용평가사들은 기존 유진그룹 시절 디스카운트 됐던 부분에 롯데그룹 편입 효과가 겹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애널리스트는 "유진그룹의 경우 업황부진과 미흡한 시장지위 등으로 그룹 전반의 영업실적이 다소 부진하고 과중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며 "그룹 내 주요 캐쉬카우(Cash Cow)였던 하이마트는 유진그룹의 계열위험에서 완전히 배제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신용도 측면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이번 롯데그룹으로의 피인수를 통해 △구매, 물류, 고객관리 등에서의 효율성 제고 등의 사업적 시너지 효과 외에도 △주주리스크 해소, △주주신인도 제고에 따르는 재무조달능력 강화(조달금리 인하, 재무융통성 보강) 등의 영업외적 긍정적 효과가 강력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이는 신용도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아직 조심스럽다. AA- 등급을 부여 받았지만 롯데그룹에 편입된 효과가 아직 입증된 것은 아니다. 다른 AA-급 기업들과 같은 대우를 하기에는 롯데그룹이나 하이마트가 아직 보여준 것이 없다.
하지만 회사채 발행은 무난히 끝날 수 있을 것으로 투자자들은 보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우려보다는 기대에 가깝다.
A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사실 롯데그룹의 후광을 (실질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받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며 "즉 AA-급 회사 레벨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점은 가감해서 판단해야 겠지만, 이번 회사채 발행 건만 놓고 봤을 때는 우호적인 요소가 좀 더 부각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업계 1위에 달린 '롯데' 성장엔진…내수부진으로 업황은 별로
향후 성장성에 대해서는 평가사나 투자자나 특별히 부정적인 측면을 찾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당초 전자제품 유통 부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었던 데다, 롯데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로 긍정적인 영향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하이마트는 국내 전자제품 전문 유통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다. 매출규모가 국내 전자제품 전문 유통 3개사인 리빙프라자·하이프라자·전자랜드·의 합계와 비슷한 수준이다.
경쟁사 대비 우수한 시장지위는 교섭력의 우위를 제공해 준다. 리빙프라자 등 경쟁 3사의 영업수익성은 손익분기점 수준에 그치는데 비해 하이마트는 차별적인 수익성을 시현하고 있다. 올들어 매출감소가 이어지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내수 부진에 따른 업계 공통의 어려움으로 중장기적인 성장을 해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강원구 NICE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2012년 들어서는 매출감소에 따라 인건비, 지급임차료 등의 고정성 판관비 부담이 높아지고, 퇴직임원위로금 지급 등 일회성비용이 발생하면서 영업수익성이 다소 낮아졌다"면서도 "현재 다소 저하된 영업수익성도 경쟁사 대비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인 매출성장세 지속 전망, 롯데쇼핑과의 공동구매 등을 통한 전자제품 제조사에 대한 구매교섭력 강화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저하된 영업수익성의 점진적인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추가적으로 거론되는 점이 브랜드 파워 제고다. 게다가 가전제품이 고관여 품목이기 때문에, 전문점에서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에는 하이마트와 같은 가전양판점 측면의 접근이 유리한 상황이다. 롯데와 하이마트의 가전제품 매출액을 합산할 때 2011년 기준 5조원 규모를 나타내 독보적인 시장 지위는 계속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소소하게는 고객관리나 상품권, 포인트 교류 등 시너지 효과도 플러스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영업적으로 계열사 효과가 큰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합병후 교섭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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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입금 부담있지만, 감축속도 빨라질 것…영업권 과대계상 이슈는 옥의 티
재무안정성 측면에서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 많다. 재무개선 노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워낙 차입금 부담이 많았던 터라 섣불리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롯데그룹 편입 후 차입비용이 많이 낮아진 점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부각되고 있다.
2012년 9월말 기준으로 롯데하이마트의 차입금은 9685억 원, 순차입금은 8508억 원이다. 부채비율은 82.5%, 순차입금의존도는 31.7%를 나타내고 있다. 2007년과 2008년 대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1조6665억 원까지 늘었다가 꾸준히 줄여 지난해 1조 원 아래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유진그룹 당시 차입금리도 높았기 때문에 금융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안 애널리스트는 "안정된 잉여현금 창출과 2010~2011년 유상증자 대금 유입으로 차입금 감축 속도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다시 금융비용부담 완화로 이어지면서 각종 커버리지 지표의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며 "2012 년 하반기 이후 영업정상화가 진행되면서 영업현금흐름도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부담은 여전히크지 않아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잉여자금을 창출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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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상 재무 안정성은 양호한 수준이나 과도한 영업권 계상은 옥의 티로 지적되기도 한다. 전체 자산인 약 2조6000억 원 중에 1조7000억 원이 무형자산인 영업권인데 이 부분이 과대 계상된 것 아니냐는 내용이다. 게다가 경기가 나빠질 경우 더 많이 상각되는 구조로 되어 있어 향후 리스크로 떠오를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이는 하이마트가 M&A매물로 등장했을 당시 인수가 선정에서도 이슈가 됐던 부분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총자산 2조 6877억 원의 약 63%를 영업권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K-IFRS 적용으로 2010년부터 미상각 중)"이라며 "우수한 사업경쟁력 및 실적 추세를 감안할 때 영업권의 자산성은 양호한 것으로 판단되나, 재무적 융통성 측면에서는 당좌자산, 재고자산, 유형자산 등 여타 자산 대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B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영업권과 관련해 회계적으로 자산이 과대 계상됐다는 우려가 있었다"라며 "영업권 손상차손 부분을 결정하는게 상당히 주관적인 부분이라 어떻게 전개될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투자하는 입장에서 불확실성 요인으로 떠오르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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