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7월 12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의 하이마트 인수로 유통공룡 탄생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 하반기 대형유통업자의 영업행태와 거래구조 개선을 제1목표로 삼고 있어 이들의 결합심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7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조달을 준비하며 하이마트 인수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은 작업은 공정위의 결합심사 승인이다.

당초 롯데쇼핑의 하이마트 인수를 두고 업계는 롯데쇼핑이 하이마트와 같은 전자제품 양판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결합 심사가 쉽게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공정위 용어로는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업체끼리의 M&A인 '수평적 결합'이나, 생산과 유통과정이 인접해있는 회사간의 결합인 '수직적 결합'이 아니기 때문에 경쟁을 제한할 만한 요인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실제로 롯데마트와 하이마트의 시장이 다르게 구획돼 있어 이들의 결합이 수평적 결합에 속하지 않는지는 보고를 받아야 알 수 있다는 게 공정위 관계자들 의견이다. 롯데마트가 매장 내에서 디지털파크라는 브랜드로 전자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경쟁사업자간 결합으로 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공정위가 사용하는 허핀달-허쉬만지수(HHI·기사 아래 용어설명) 제한에 걸려 경쟁 제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이마트의 시장점유율은 34.9%이고 롯데의 관련 시장 점유율은 5% 안팎으로 추정된다. 두 사업자가 합쳐질 경우 시장 점유율이 40%가 넘어간다. 계산상으로 HHI 지수가 심사기준인 1200을 넘는다.

롯데쇼핑과 하이마트의 결합을 수직·수평적 결합이 아닌 혼합결합으로 보더라도 점검 이슈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 공정위는 혼합결합 시 △잠재적 경쟁 제한 △경쟁사업자 배제 △진입장벽 증대 등의 이슈가 있을 때 경쟁 제한효과가 있다고 판단한다.

롯데그룹은 하이마트 인수 이전부터 롯데마트를 통해 전자제품 판매사업에 진출할 의사가 있었다. 롯데쇼핑 입장에서는 하이마트 인수로 효율적으로 시장 선점에 성공할 수 있지만, 공정위 입장에서는 잠재적인 경쟁이 제한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판매력 등 사업능력이 현저하게 높아지는 것도 심사 요인이 된다. 하이마트의 올해 매출 전망은 3조5000억원 수준. 백화점, 온라인 등 롯데쇼핑에서 발생하는 전자제품 매출 규모는 1조 원 가량으로 양 사업자의 매출을 합하면 4조5000억에 육박한다. 롯데와 하이마트가 납품 업자들로부터 수수료를 지불하는 데 있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사 기간도 주요 변수다. 공정위는 현재 전자전문점을 포함해 백화점 홈쇼핑 등 매출액 기준 상위 2~3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불공정거래 행태를 파악 중에 있다. 이마트의 킴스클럽 인수나 롯데의 CS유통 인수 시점이 공정위가 유통업자들에 판매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던 기간과 겹쳐 인하에 동의하고 나서야 6개월만에 승인이 났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승인도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 허핀달-허쉬만 지수(HHI):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각 경쟁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의 제곱의 합 * 공정위는 기업결합후 일정한 거래분야에서의 시장집중도 및 그 변화정도가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한다 (1) 수평형 기업결합으로서 다음 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가) HHI가 1,200에 미달하는 경우 (나) HHI가 1,200 이상이고 2,500미만이면서 HHI 증가분이 250미만인 경우 (다) HHI가 2,500 이상이고 HHI 증가분이 150미만인 경우 (2) 수직형 또는 혼합형 기업결합으로서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가) 당사회사가 관여하고 있는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HHI가 2,500미만이고 당사회사의 시장점유율이 25/100 미만인 경우 (나)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당사회사가 각각 4위 이하 사업자인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