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8월 14일 09: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가 유상증자 신주발행가액 할인율을 당초 계획보다 높인 배경이 관심이다.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물량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이는 점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돈 점 등이 가격 조정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가스공사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약 7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주발행가(예정)는 4만 6550원으로 책정됐다. 이사회 전일을 기산일로 1개월-일주일-기산일 가중산술평균주가의 평균치와 기산일 가중산술평균주가 중 낮은 값에 17% 할인율을 적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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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은 일반투자자들의 심리다. 이번 유상증자는 구주주 청약 결과 발생한 실권주 전량을 일반에게 공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 주주인 한국전력(24.46%)과 지방자치단체(9.48%) 등이 증자 불참을 시사한 만큼 구주주 청약률을 높이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게다가 최대주주인 정부(26.86%)는 추가경정 예산안에서 공사에 배정된 출자 규모를 400억 원 삭감(2000억 원→1600억 원)했다. 주요주주들의 공백은 고스란히 일반투자자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주관사단은 일반공모로 넘어가는 물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주주에게 부여되는 신주인수권의 매매·중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만 주요주주들에게서 신주인수권 매물이 대거 출회될 것으로 보여 인수 대상 물색도 쉬운 얘긴 아니다. 일반공모를 거친 뒤에도 미청약된 주식에 대해선 주관사단이 자기 책임 하에 인수해야 하는 만큼 보다 현실적인 발행가를 고려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가스공사 주식의 시가와 신주발행가 사이의 갭(gap)이 작을 수록 일반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매력은 크게 떨어진다"며 "공사 실무진과 주관사단으로서도 이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실 가스공사 딜과 같은 대규모 증자는 할인율이 20% 이상은 돼야 정상이라고 본다"며 "17%도 만족스럽지 못하긴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가스공사의 저조한 실적도 할인율 인상의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적 부진은 주가 업사이드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 가스공사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8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6%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5% 줄어든 209억 원에 그쳤다. 시장 컨센서스인 2487억 원을 큰 폭 하회한 것. 여기에 순손실은 307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가스공사의 주가 상승 요인 중 하나인 미수금 회수 금액도 기대에 못 미쳤다. 2분기 미수금 회수분은 705억 원으로 1분기(747억 원)보다 줄었다. 이런 추이가 이어진다면 연간 회수 규모는 시장 예상치인 1조 원에 턱없이 모자라게 된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선 가스공사의 연간 실적 추정치를 잇따라 하향조정했다. 삼성증권과 하나대투증권, 신영증권 등은 가스공사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췄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분기 어닝쇼크와 유상증자 실권 발생 우려 등으로 인해 거래 완료 시점인 11월 초까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스공사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총 1502만 8490주의 신주를 발행한다.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청약일은 각각 내달 12일과 10월 21~22일로 예정돼 있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은 같은 달 29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11월 8일이다. 가스공사는 조만간 유상증자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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