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9월 05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의 상장 가치는 얼마나 될까. 교보생명이 최근 몇 년간 양적, 질적 성장을 해온데다 교보증권·교보자산운용·교보문고 등 금융·비금융 자회사들을 거느린 실질적인 지주회사라는 점은 프리미엄을 얹기에 충분하다.다만 상장을 완료한 생보사들의 상장 후 주가 추이가 공모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 생보업계 업황이 좋지 않은데다 주식시장 등 기업공개(IPO)를 둘러싼 외적 환경이 우호적이지 못하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 예상 시총 최소 5조, 최대 8조 추정
교보생명은 지난 1999년 생명보험사들의 상장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른 시점에 국내 대표 증권사를 대상으로 상장 후 주가 산정을 의뢰한 적이 있다. 당시 삼성생명의 상장후 주가가 70만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교보생명 역시 이에 크게 뒤지지 않는 65만 원 선이 될 것이란 예상이었다.
당시 의뢰를 받은 교보증권,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 등 3개 증권사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기준으로 주가를 산정했다. 교보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과 부동산 등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나온 순자산가치를 주식수로 나눌 경우 한주당 26만원의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여기에 당시 적용되던 금융업종의 평균 순자산가치비율(PBR)인 2.5배를 적용할 경우 65만 원에 이른다는 것. 교보생명은 자산재평가이익 4700억 원은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할 경우 70만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교보생명은 이를 근거로 "교보생명 주가는 49만∼70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며 삼성생명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일간지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10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교보생명의 상장 가치는 얼마나 달라졌을가. 보험업은 업종의 특성상 조정순자산가치와 보유계약가치 등으로 구성된 내재가치(Embeded Value)를 활용해 밸류에이션을 산정한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모두 이 밸류에이션 툴로 공모가를 산정했다.
교보생명의 순자산 가치는 올해 3월 말 기준 5조8947억 원(개별 기준)으로, 6조 원에 약간 못 미친다. 보유계약가치는 해약률·사망률 등 보험사가 밝힐 수 없는 영업 기밀이 포함되고 적용 할인율에 따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다만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의 경우 2012년도 보유계약가치 규모가 실질적인 매출액이라고 할 수 있는 보험료 수익의 1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교보생명에 적용하면 대략적인 보유계약가치 규모는 88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합산한 EV는 6조7800억 원으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평균 시총 대비 내재가치 비율(P/EV)인 1.15배를 곱할 경우 7조8000억 규모가 된다. 20조4000억 원에 달하는 삼성생명 시총의 3분의 1 수준이다.
순자산가치로만 평가를 하면 시총 규모는 다소 줄어든다. 생보업계의 PBR은 현재 1배에도 미치지 못한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주가가 0.8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감안하면 순자산기준 교보생명의 상장 후 예상시총은 5조~6조 원 정도로 예상된다.
◇ FI 투자단가 20만원대 중반..10분의 1 액면분할 가능성 높아
비상장 기업의 공모가는 대부분 상장 이전의 유상증자 공모 가격이나 재무적투자자(FI)의 1주당 투자 가격이 가이드 역할을 한다.
교보생명의 가장 최근 유상증자는 지난 2007년 이뤄진 주주배정 거래로 1주 당 발행가액은 18만5000원 수준이었다. 같은 해 신인재 필링크 사장(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사촌) 등이 일본의 투자자에게 교보생명 주식 90여만주를 팔았을 때 주당 매각가격은 15만원 전후였다.
하지만 실질적인 공모가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보유 지분 전체를 사들인 FI의 투자단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캠코는 한 주당 23만 원에, 대우인터는 주당 24만5000원에 교보생명 지분을 FI에게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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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는 수익률을 감안해 투자단가보다 높은 수준의 공모가를 원한다. 따라서 교보생명의 목표 공모가는 적어도 주당 30만원 안팎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교보생명이 발행한 총 주식 수는 2050만 주로 유통 주식수를 늘리기 위해 액면분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주식수는 각각 2억주, 8억4253주다. 교보생명이 현재 5000원인 액면가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다고 가정하면 목표 공모가는 3만원 내외가 된다.
여기에 교보생명이 국내 생보사 빅3 중 유일한 비상장사라는 점과 교보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향후 우리은행 인수전 참여 여부에 따라 프리미엄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과거 대형 생보사들의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등 고평가 논란은 교보생명의 가치산정에 그림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생명의 경우 현재까지 공모가(11만 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보험사의 공모가 고평가를 좌시하지 않겠단 입장이다.
증시침체 속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이익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등 외부환경 및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증권사 관계자는 "교보생명에 지난 2007년부터 장기 투자하고 있는 FI의 경우 상장에 조바심을 내고 있지는 않다"며 "2015년까지 상장을 약속한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 새로운 FI의 입장에 따라 교보생명의 상장 계획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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