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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회장, 2015년 '승부수' 통할까 ④우리은행 M&A·IPO 동시다발 진행 여부관심...지배구조·경영권 승계 고심

박상희 기자공개 2013-09-13 10:21:55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0일 1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교보생명 창립 50주년을 맞은 지난 2008년, 교보생명을 오는 2015년까지 자산 100조 원, 연간 1조 원의 당기순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2015년은 지난 2000년 신 회장이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 직에 취임한 지 15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 등을 대신해 새로운 재무적투자자(FI)가 된 어피니티 컨소시엄 측에 상장하기로 약속한 기한도 2015년이다.

산적한 과제도 많다. 현재 60조 원 수준인 자산을 100조 원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인수합병(M&A)이 불가피하다. 교보생명은 민영화 작업에 돌입한 우리금융(우리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경영권 안정 및 지배구조 차원에서 상장과 함께 지주사 설립도 검토해야 한다. 1953년생으로 올해 61세인 신 회장의 나이를 감안해 서서히 경영권 승계 작업도 이뤄져야 한다.

◇ 질적 경영·내실 경영 → 외형 성장...우리은행 M&A 나설까

교보생명 창립자인 고( 故) 신용호 회장(2003년 작고)의 장남인 신창재 회장은 산부인과 의사 출신이다. 1978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이후 1987년부터 1995년까지 20년 가까이 서울대 의대 교수로 지냈다.

교보생명 경영에 참여한 것은 부회장으로 선임된 1996년이다.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뛰어든 것은 교보생명 회장에 추대된 2000년부터다. 신 회장이 회장에 취임한 당시는 1997년 외환위기 후유증으로 생명보험 업계가 한창 힘들때였다. 계약 해지가 잇따르면서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고, 업계 2위 타이틀을 한화생명(옛 대한생명)에 빼앗긴 것도 이 즈음이다.

경영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메스를 잡게 된 신 회장은 소신껏 내실 경영·질적 경영을 펼쳤다. 무리한 외형 확장이나 보여주기 식 성과주의를 멀리했다. 임원들이 집단으로 사의를 표명하는 등 내부 반발도 심했고, 산부인과 의사 출신이 보험회사 경영에 대해 뭘 알겠냐는 외부의 따가운 눈초리와 비아냥을 감수해야 했다.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 신 회장의 승부수는 통했다. 회장 취임 이후에도 몇 년 간 적자 상태던 실적이 정상궤도에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회계연도에 3000억 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올렸다. 생보업계 1위 기록이었다. 지난해 기록한 순이익은 5800억 원으로, 2008년도 순이익의 2배 수준이다.

시장 점유율은 11.1% 수준으로 한화생명에 밀리지만, 순이익 등 수익성과 위험기준 자기자본(RBC)비율 등은 한화 생명을 앞선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Moody's)에서 5년 연속 'A2(Stable)'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자신감에 탄력을 받은 신 회장은 2008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2015년까지 총 자산 100조원,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현재 교보생명의 자산은 약 70조 원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M&A가 불가피하다. 현재로선 민영화 작업에 들어간 우리금융, 구체적으로는 우리은행이 타깃인 상태다.

◇ 우리은행 인수와 상장 시점 겹쳐...지주사 전환도 검토해야

공교롭게도 우리은행 인수 및 교보생명 상장 시점은 묘하게 겹찰 가능성이 높다. 교보생명이 노리는 우리은행 매각 일정은 경남·광주은행 등 지방은행과 우리투자증권 등의 매각이 완료된 이후로 잡혀 있다. 정부는 내년 이후 우리은행 매각 일정을 개시한다고 예고한 상태다.

만약 우리은행 인수가 2015년 전에 마무리 되고, 그 주인이 교보생명이 된다면 교보생명의 상장 후 몸값은 현저히 뛰어오를 개연성이 크다. 우리은행 인수로 기업가치가 올라간다면 FI 입장에서도 1~2년 정도의 상장 시점 연기는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인수 가격이다.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를 위해 쓸 수 있는 자원은 자산 대비 3% 수준이다. 보험업법상 보험사는 자회사 주식 합계액을 일반계정 자기자본의 60%, 총 자산의 3%를 넘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총 자산은 약 69조9500억원 수준으로, 이중 특별계정 자산 13조3200억원을 제외하면 일반계정 자산이 56조6300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이 중 3%를 계산하면 약1조7000억원이 된다. 이미 투자한 자회사 지분을 제외하면 약 1조3000억원 가량이 투자 가능한 재원이다.

정부가 보유한 우리금융지분 56.97% 중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30%만 인수한다고 해도 가격은 최소 3조 원 이상이다. 교보로선 2조 원 이상의 자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일각에선 인수 자금 마련 차원에서 교보생명이 상장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상장 공모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하면 지분 희석 효과로 대주주인 신 회장의 지분율이 그만큼 낮아진다. 현재 신 회장의 지분율은 33.8%에 불과하다.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을 다 합쳐도 40%가 넘지 않는 반면 FI 지분을 모두 합치면 신 회장 지분율을 넘는다. FI가 협조할 경우 경영권 분쟁 발생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더욱이 올해 61세인 신 회장은 경영권 승계도 염두에 둬야 하는 시점이 됐다. 신 회장의 장남 중하(33) 씨와 차남 중현(31) 씨는 교보생명의 주식을 단 1주도 갖고 있지 않다. 신 회장은 부친인 고 신용호 회장의 작고 이후 상속세로 국세청에 교보생명 지분(6.48%) 등을 물납했다. 교보생명이 상장하면 신 회장의 주식자산 가치가 상승하지만 한편으론 증여세 부담으로 상속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때문에 교보생명 상장과 함께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도 검토되고 있다. 교보생명이 인적분할 방식으로 새 지주회사를 만든 뒤 대주주가 인적 분할된 지분을 지주사 지분으로 바꾸면 지배구조를 강화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금융지주가 좋은 사례다. 조정호 메리츠화재 회장의 경우 지주회사 출범 이전 지분율이 21%에 불과했지만, 지주사 전환 이후 지분율이 50%를 상회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교보생명 최대 이슈는 우리은행 인수 가능성 및 기업공개(IPO) 등이 될 것"이라며 "이 이슈들은 기업 가치 상승은 물론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와도 연관성이 높아 신창재 회장이 어떤 전략으로 접근할지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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