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여전히 베일에 싸인 롯데그룹의 일본 패밀리들 호텔롯데 최대주주 일본롯데홀딩스 현황 공개 불구 핵심정보는 감춰

문병선 기자공개 2013-11-07 09:00:07

이 기사는 2013년 11월 06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창사 이후 처음 일본 지주회사 '롯데홀딩스'의 기업현황을 국내 공시시스템을 통해 외부에 드러냈다. 하지만 예상대로 등기임원이나 최대주주 등 핵심 사항 대부분을 뒤로 가린채 간략 현황을 기재하는 선에 그쳤다.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아직은 정체가 불분명한 수많은 '투자회사'들과 그 최대주주는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다는 평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2000억 원 규모의 무보증사채 증권신고서 등을 통해 최대주주인 '㈜롯데홀딩스'의 소재지·주요계열사·간략재무현황 등을 설립 이후 처음 외부에 공개했다.

호텔롯데가 이번에 기재한 '최대주주 현황(주주에 관한 사항)'은 일단 한번 공개됐기 때문에 앞으로 회사채 관련 증권신고서나 투자설명서, 분기보고서, 반기보고서, 사업보고서 등 대부분의 감사 서류에 기재될 전망이다. 또 매분기 최대주주인 '㈜롯데홀딩스'의 재무 변동사항이 간략하게나마 바뀌어 반영될 예정이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그룹의 최대주주이자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실질적 최대주주이면서도 그동안 국내에 전혀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 ㈜롯데홀딩스의 등기임원이나 대주주가 누구인지조차 구전으로 전해져 왔을 뿐이다. 신동주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분 보유 여부도 확인된 적이 없다. 하지만 일본롯데는 덩치가 두배 이 상 더 큰 한국롯데의 의사결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 실질적 지배자로 군림해 왔다.

그래서 한국 법인을 지배하는 외국 기업 중 가장 불투명한 투자회사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워낙 베일에 쌓여 있다보니 재무상황과 관련 좋지 않은 루머도 최근 돌았다. 불투명성 때문에 일어나는 의혹들로, 이번 ㈜롯데홀딩스 현황 공개는 이런 보수적인 롯데그룹 문화에 비춰보면 작지만 의미있는 진전이다.

호텔롯데 소유구조

하지만 여전히 충분치 않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호텔롯데는 일본의 ㈜롯데홀딩스가 지배하는 54개의 일본 계열사 중 16개의 회사 현황만 간략 공개했다. 이 현황만을 보면 2000년대 들어 일본롯데는 전혀 확장을 하지 않았다. 일본의 '10년 불황'과 함께 '잃어버린 10년'을 보낸 것인지, 기재 미비로 인한 오해인 지 확인할 길이 없다. 등기임원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는다. 신동주·신동빈 두 형제가 어떤 위치에서 일본의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심지어 ㈜롯데홀딩스의 계열사라고 밝힌 롯데물산과 롯데상사는 한국내 계열사와 사명마저 같았다. 호텔롯데의 나머지 대주주들인 주식회사L제4투자회사, 주식회사L제9투자회사, 주식회사L제7투자회사, 주식회사L제1투자회사 등은 정체가 모호한 투자회사들이지만 전혀 정보가 제공되지 않은 기업들이다. 한 외국계 IB 관계자는 "일본은 한국과 회사 제도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어 사명만을 보면 어떤 회사인지 추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할 정도다.

이러한 자세는 한국 롯데그룹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인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호텔롯데와 달리 최대주주(롯데쇼핑)의 최대주주(신동빈)까지 정보를 공개하고 있고 등기임원 현황도 비교적 자세히 공시하고 있다. 롯데쇼핑 역시 반기보고서나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최대주주(신동빈)의 약력 및 등기임원 변동 현황을 공개한다.

유독 일본롯데의 정보를 감추는 문화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그나마 현황이 나온 것 자체가 의미가 있으나 일본롯데의 실체를 국내에서 파악하는데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일본롯데 자료가 호텔롯데에 잘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과 우리 국민 정서가 일본을 꺼려하는 분위기에서 공개 자체를 부담스러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롯데그룹의 변화는 한국 롯데그룹에 큰 영향을 미쳐 중요한 사안이다. 당장 일본 롯데그룹의 변화는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조달 전략 변화 등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 롯데그룹은 과거보다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경우 비록 기관투자가 등 일부를 대상으로 진행하기는 하지만 기업설명회(IR)를 이전보다 부쩍 늘렸다. 이번 ㈜롯데홀딩스의 현황 공개도 이런 기류의 연장선에서 보면 과거와 분명 달라졌다. 그러나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해야 재계에서 '유통공룡'에 걸맞는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