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패밀리오피스 조직관리 철학 'FO는 지휘자' [하우스분석]상담 경험 강조한 로드맵…교육 키워드는 '도제식'
강예지 기자공개 2013-12-16 09:46:18
이 기사는 2013년 12월 13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패밀리오피스의 상담 인력인 패밀리오피서(Family Officer·FO)는 고객의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 FO의 미션은 고객의 가문과 가업이 영속할 수 있도록 옳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FO가 재무·비재무적 전문성을 갖추고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지휘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삼성 패밀리오피스는 다양한 이론 과정과 도제식 실전 교육을 병행해 FO의 컨설팅 역량을 기르고 있다.조직관리 철학을 이해하려면 FO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알아야 한다. FO의 상담 내용을 보면 이들의 역할 범위를 가늠할 수 있다. FO는 상담을 통해 고객의 모든 자산을 파악한다. 고객 개인이 보유한 부동산, 금융자산 외에도 고객이 운영하는 법인의 모든 자산이 상담 범위에 포함돼 있다는 의미다. 단기 투자가 아닌 가문을 관리하는 장기 플랜이 상담의 목적이고, 자산 내역을 파악해야 종합적 설계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관리하는 자산의 범위가 넓다 보니 삼성 패밀리오피스는 세무, 투자, 부동산, 문화 등 여러 분야에 대해 FO를 훈련하고 있다. 한 가지 분야에만 쏠려 자산 관리에서 좁은 시각을 가지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이다. 이론을 아는 것이 중요하지만 컨설팅 경험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FO가 되기까지의 로드맵은 이 같은 생각을 잘 보여준다. 각 지역단에는 설계사를 지원하는 PM(Planning Manager) 조직이 있다. 설계사가 VIP 고객의 상담·영업을 위해 필요한 것을 요청하면 지원하는 역할이다. 설계사와의 호흡이 중요한 자리로, PM은 부유층 고객이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해당 정보를 어디서 얻을지 등을 신속하게 파악해야 한다.
통상 1년 6개월 가량 경험을 쌓은 PM들은 FP(Financial Planner)로 다음 진로를 결정한다. 삼성생명 FP센터는 금융자산 1억 원, 전체 자산 10억 원 이상의 어플루언트(Affluent) 자산가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FP가 되면 4개월 합숙훈련에 참여해 상속·증여·법인·부동산 세무, 투자 등에 관한 이론 교육을 받는다. 회계·세무·법무법인 소속 실무진, 증권사 애널리스트, 자산운용사 상품 및 채권 담당자 등 전문 강사가 강의한다. 컨설팅 수업은 롤 플레이(Role play) 방식으로 진행된다. 삼성 패밀리오피스 센터장 등 상담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들이 강사로 참여해 실제 자산구조 사례를 놓고 진단, 분석, 대안을 제시하는 수업이다.
패밀리오피스는 FP 중에서 우수한 인력을 FO로 선발하고 있다. FP 컨설팅 경력 2년 이상이면 FO 지원 자격을 만족하지만, 현재 활동 중인 FO들은 보통 7년 이상의 상담 경력을 보유했다.
상담 깊이나 전문성으로 볼 때 FO의 수준이 가장 높지만, FO가 되는 순간 전보다 더 고된 교육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삼성 패밀리오피스는 2012년 1월 개소 이래 지난 2년 동안 매일 3시간 가량의 교육을 진행했다. 격월로 1박 2일 합숙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지난 상반기까지는 매달 1회 아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투자와 세무를 집중적으로 배웠다.
삼성 패밀리오피스에선 고객이 찾으면 없던 서비스도 만든다. 서비스가 늘면 늘수록 배워야 할 과목도 늘어난다. FO 커리큘럼을 보면 FP를 대상으로 한 과정보다 훨씬 다양하다. 인수·합병(M&A), 재단 설립, 호텔 등 건설 관련 프로세스 등이 예다. FO가 관리하는 고객의 취미에 따라 명화, 골동품, 명품 등 고가의 수집품에 대한 과정이 생기기도 한다.
FO 중에는 은행, 증권사 등 다른 금융권역 출신도 있다.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이들은 FO가 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상담을 경험하게 된다. 모든 FO 교육의 키워드는 '도제식'이다. 상대적으로 컨설팅 경험이 부족한 비보험 권역 출신 FO는 고객 상담 시 센터장 등이 동석한다. RP식 집중 교육 등을 포함해 3~4개월간 훈련도 받는다. 가문관리 서비스에서는 실전 상담이 중요하기 때문에 예외는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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