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숏리스트 PE 분석]'게임 체인저' 프랙시스, 밸류업 전략 또 통할까베인 출신 3인 공동대표 체제, '출자사업 2승' 명확한 투자 철학 주효
김지효 기자공개 2024-07-05 08:00:00
[편집자주]
국민연금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PEF부문 위탁운용사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숏리스트가 추려졌다. 8곳이 1차 관문을 통과하고 2차 심사에 본격 돌입했다. 쟁쟁한 PE들이 도전장을 낸 가운데 네 자리를 두고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더벨은 숏리스트에 오른 하우스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4일 14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자사업에서 실적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건 하우스만의 색채다. 프랙시스캐피탈(이하 프랙시스)은 이같은 점에서 기관투자자(LP)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하우스다. 투자 시장에서 인기 있는 섹터보다 '고속 성장하는 게임 체인저'에 투자한다는 분명한 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리디, 두산로보틱스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해당 분야를 리딩하는 기업에 투자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5년 만에 돌아온 펀딩 시장에서 프랙시스는 지난 펀드보다 규모를 1.6배 가량 키워 도전장을 던졌다. 그 결과 상반기까지 2승을 거두며 순조로운 펀딩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연금 숏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지난 블라인드펀드에서 맺은 인연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8000억원 펀딩 목표, 상반기 출자사업 ‘2승’

성장지원 1차 출자사업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2차 성장지원펀드 중형분야에 선정되며 800억원을 받았다. 공무원연금공단 중형 분야에도 선정되며 300억원을 추가했다. 국민연금에서 펀드 출자약정 총액의 35% 이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종 GP로 선정될 경우 최대 2800억원을 추가할 수 있다. 목표액인 8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채우게 되는 셈이다.
프랙시스가 콘테스트 출전에 나선 건 5년 만이다. 2019년 당시 조성 중이던 3번째 블라인드펀드를 위해 콘테스트에 참여했다. 당시 우정사업본부를 시작으로 성장지원펀드, 교직원공제회 등 굵직한 국내 LP들을 출자자로 확보해 당초 계획보다 1000억원을 늘린 5000억원으로 펀딩을 마무리했다.
국민연금과 인연을 맺은 때도 2019년이다. 당시 프랙시스는 국민연금 출자사업 미드캡 부문에 선정돼 1000억원을 배정받았다. 당시 맺은 인연을 계기로 이후 SLL스튜디오(구 JTBC스튜디오)에 투자했을 때 조성한 LP코인베펀드에 국민연금이 앵커LP 맡아 500억을 출자하기도 했다.
◇’고속 성장하는 게임 체인저’에 투자, 밸류업 전략에 방점
프랙시스는 국내 강소기업 인수·합병(M&A)과 그로쓰캐피탈(Growth Capital) 투자에 특화된 사모투자 운용사다. 프랙시스는 '게임 체인저'를 자처하며 ’고속 성장하는 게임 체인저’에 투자한다는 뚜렷한 투자 철학을 가지고 있다. 리디, 두산로보틱스, 베트남국제학교, 비욘드뮤직, 번개장터, 비즈니스온 등 그간 투자한 대표 포트폴리오 기업들만 봐도 이같은 전략이 명확히 드러난다.
최근 대박을 터트린 두산로보틱스가 대표적이다.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PEF운용사 가운데 로보틱스 섹터에 대한 첫 투자 사례다. 당시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출범 이후 줄곧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었다. 매출도 수백억원 규모에 그쳤다. 실적이 중요한 PE들이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쉽지 않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프랙시스는 투자 전부터 관련 분야에 대한 치밀한 조사와 기업 분석을 통해 2021년 투자에 나섰고 만 2년 만인 올해 초 투자금을 회수했다. 300억원을 투자해 총 1965억원을 회수하며 잭팟을 터트렸다. 투자원금 대비 수익률(MOIC)은 6.5배, 내부수익률(IRR)은 186%를 기록했다.
프랙시스의 또다른 강점은 ‘밸류업’이다. 프랙시스를 이끌고 있는 라민상, 이관훈, 윤준식 공동대표는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 출신이다. 운용역 중 절반 이상이 컨설턴트 출신이기도 하다. 프랙시스는 이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밸류업 전략을 촘촘하게 세워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매각을 앞둔 비즈니스온도 밸류업 전략의 산물이다. 프랙시스는 2019년 9월 약 930억원에 비즈니스온을 인수했다. 이후 2년간 총 4곳의 기업을 인수해 비즈니스온의 덩치를 키웠다. 전자서명 전문 기업인 글로싸인(구 글로핸즈), 세무신고 솔루션 넛지파트너스, 데이터 분석 기업 플랫잇, 인사관리 플랫폼 시프티 등 4곳을 인수하는 데 약 711억원을 썼다.
그 결과 프랙시스의 품에 안긴 이후 비즈니스온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해마다 개선됐다. 2019년 156억원 규모였던 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해 510억원으로 4년 만에 227% 증가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2019년 69억원에서 지난해 19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프랙시스는 투자 5년 만에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비즈니스온 매각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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