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패밀리오피스…"20~30개 가문의 영속성 지키는 것이 목표" [하우스 분석]④ 황봉구 삼성 패밀리오피스 팀장
강예지 기자공개 2013-12-24 09:35:10
이 기사는 2013년 12월 20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패밀리오피스는 국내 1호 가문관리 서비스 센터로, 금융자산 30억 원, 종합자산 100억 원 이상의 초 부유층 자산가를 상담한다. 상담을 맡는 패밀리오피서(Family Officer·FO)는 '집사'의 역할을 한다. 법인 최고경영자(CEO)를 주 고객으로 만나는 이들은 상속·증여, 후계자 양성 등 승계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상담한다. 재무관리에서부터 문화활동, 재단설립, 가족관계, 철학까지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것이 곧 상담이다.황봉구 삼성 패밀리오피스 팀장(사진)은 "가문의 대소사에 관해 다루는데 일련의 활동을 어떻게 잘 관리할지, 서비스로 개발할지 고민한다"며 "가문의 영속성을 지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황 팀장은 2004년부터 삼성생명 FP(Financial Planner)로 활동한 컨설팅 경력 10년차의 베테랑 상담사다. FP센터에서부터 부유층 고객을 상담해 세무에 관해서라면 세무사 못지 않다.
황 팀장은 "상담을 오래 하다 보면 내용이 획일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FP로 활동했을 땐 보험, 상속·증여에 관해 집중적으로 상담을 했다. 지금은 FP일 때보다 적은 수의 고객을 만나지만 다양한 범위를 다루고 상담 횟수도 훨씬 늘어나 (고객 한 명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86세 고령 고객부터 가업을 물려받을 40세까지 그가 만나는 고객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고령 고객 중에는 법인 오너, 의료재단 설립자 등 소위 전통적 부자들이 많다. 황 팀장은 1세대 고객과는 젊은 자녀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2세대 고객에게는 1세대가 살면서 터득한 지혜를 전달한다. 까다롭고 조심스러운 자산가들에게서 인생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비결은 뭘까.
황 팀장은 "한 고객이 나에게 '당신의 달란트는 어려운 것을 쉽게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승계 상담을 하다 보면 자산 평가, 합병·분할, 엑시트(Exit), 노무 등 각종 어려운 개념들이 등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가 말한 어려운 개념을 고객들에게 쉬운 말로 '통역'하는 것이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라고 자신했다.
삼성 패밀리오피스는 법무·세무·회계·노무법인 등과 제휴를 맺고, 이들 전문가가 FO와 팀을 이루어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자산 평가방법, 법·제도 내용 등을 고객이 이해하려면 FO의 역할이 중요하다.
황 팀장은 상담을 진행하면서 고객에게 더 많은 정보를 물어볼 때엔 이유와 근거를 꼼꼼히 설명한다. 처음엔 경계하던 고객들도 황 팀장의 차분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인다. 고객이 처음 생각했던 방법과 전혀 다르지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때가 가장 보람된 순간이다. 그는 '반전' 솔루션을 제공할 때 고객의 감동도 크다고 설명했다.
황 팀장은 "부모가 공동명의로 물려준 부동산 자산을 놓고 형제가 갈등을 겪는 사례가 있었다. 이런 경우 가족관계가 악화되기도 한다"며 "자산을 평가하고, 증여·양도세 등을 따지는 등 얽히고 설킨 문제를 풀어냈다. 유도리(여유)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실행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불화의 원인을 해결하고 나니 1세대에 이어 두 형제가 나란히 우리 고객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가문관리 서비스가 국내에선 생소한 개념이다 보니 고객들도 가문이란 단어에 '피식' 웃을 때가 많다고 한다. 가문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에 대한 황 팀장의 설명은 명쾌하다. '가문관리 서비스'는 거창한 서비스라기보다 니즈를 구체화하고 실행하는 과정이란 설명이다.
황 팀장은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행하는 것"이라며 "우리 고객들은 경영하는 법인이 크진 않더라도 가업을 잇고, 본인의 세대에 무언가 남길 수 있다는 점에 기뻐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과 가까워지고 싶다"며 "20~30개의 가문을 관리하고 이들과 긴밀한 관계를 쌓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황봉구 삼성 패밀리오피스 팀장 주요 경력
△ 삼성 인력개발원, 서울대법대 최고지도자 과정 강사
△ 2004년~현재 파이낸셜 플래너(Financial Planner)로 활동
△ 교수·법인CEO·의사 대상 세미나 강의, 재무설계 시스템 구축 경험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