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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패스, 싱가폴 법인 1달러에 매각 이유는? 인수자측이 차입금 175억을 대신 갚아주는 계약

박제언 기자공개 2014-05-07 08:59:28

이 기사는 2014년 04월 30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및 전자관련 부품업체 네패스가 골칫덩이 자회사 매각에 성공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네패스의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 실적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네패스는 싱가포르 법인인 네패스 PTE(Nepes Pte.)를 대만 반도체업체인 파워텍 테크놀로지(Powertech Technology Inc., 이하 PTI)에 매각했다. 총 매각대금은 1달러로 네패스는 PTI에 네패스 PTE 주식 3726만 6668주를 넘길 예정이다. 매각 예정일은 오는 7월 31일이다.

이번 매각 과정은 네패스 PTE가 가진 부채를 PTI가 떠안는 구조다. 이 때문에 매각 대금 1달러는 형식상의 장부가격일 뿐이다. 네패스 PTE가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원금과 이자를 모두 PTI에서 갚는 조건으로 인수·합병(M&A)이 성사됐다.

네패스가 네패스 PTE의 차입금 연대보증을 한 금액만 총 1684만 1088달러다. 1달러 당 1037원의 환율로 계산하면 174억 6400만 원 규모다.

이에 앞서 네패스는 PTI와의 M&A계약에 따라 네패스 PTE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네패스가 네패스 PTE에 대여한 현금이나 보유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작업이다. PTI가 네패스 PTE를 인수한 이후 채권·채무 관계로 분쟁이 발생할 여지를 방지하는 차원이다. 증자 규모는 네패스 PTE가 1210만 주를 네패스를 대상으로 발행하게 된다. 액수로 따지면 125억 4900만 원 규모다.

네패스는 기존에 보유하던 네패스 PTE 주식 1866만 6667주와 신주 1210만 주 등 총 3076만 6667주(지분율 82.56%)를 PTI에 넘기는 구조다. 여기에 네패스 외 다른 파트너사 주주가 보유 중인 네패스 PTE 주식 650만 1주까지 한꺼번에 PTI에 매각하게 된다.

네패스 PTE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87억 원에 당기순손실 299억 원을 기록했고, 전액 자본잠식 상황이다. 네패스 PTE의 이같은 실적이나 재무는 네패스 연결기준 실적과 재무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네패스의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액 3641억 원, 영업손실 9억 원, 당기순손실 458억 원으로 집계됐다. 부채비율도 238.87%로 나타났다. 반면, 네패스의 지난해 본사 기준 매출액은 2295억 원, 영업이익 175억 원, 당기순손실 187억 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100.22%로 절반 이상 감소한다.

네패스 PTE는 주로 삼성전자에 시스템 반도체 관련 부품을 납품했다. 하지만 네패스 국내 본사에서 시스템 반도체 관련 부품 라인을 증설하고 업황 부진이 겹치며 수주 물량이 줄어들게 됐다. 2005년 설립 이후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적자로 돌아서게 된 이유다. 네패스도 네패스 PTE가 다시 일어설 수 없다고 판단해 매각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네패스는 작년 회계에 네패스 PTE의 영업중단이나 관련 부채 등을 털어내는 작업을 반영했다. 이 때문에 올해 실적부터 네패스 PTE의 재무나 실적이 빠지며 연결 기준 실적이 한층 좋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패스의 연결 기준 재무에 포함되는 자회사로는 네패스신소재, 네패스디스플레이, 네패스엘이디, 네패스리그마, 네패스에너지홀딩스 등이 있다. 이중 지난해 200억 원 넘는 대규모 순손실을 낸 곳은 네패스디스플레이와 네패스 PTE 등 2곳이다.

네패스 관계자는 "싱가포르 현지의 반도체 업황 부진과 주요 고객사 물량의 대폭 감소로 인해 향후 내패스 PTE의 실적 개선이 불확실한데다 영업적자 지속이 예상돼 매각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패스 PTE에 대한 자금지원 부담과 차입금 연대보증 해소에 따른 재무적 위험성이 해소됐고, 재무 건전성 확보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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