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싱가포르 리츠 접고 국내서 조달 '담보대출+부동산 펀드'로 자금 유치…재무구조 개선 목적
임정수 기자공개 2014-05-14 09:34:17
이 기사는 2014년 05월 12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싱가포르 주식시장에 리츠(REITS)를 상장하려다 불발되면서, 국내에서 공모펀드를 통한 자금조달로 눈을 돌렸다.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부동산을 매각한 뒤 유동화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12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싱가포르 리츠 대신 부동산 펀드를 활용해 자금을 유치하는 작업을 검토 중이다. 1조 원 규모에 이르는 보유 부동산을 SPC에 매각한 뒤, 부동산 담보대출과 펀드 자금을 유치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매각 후 부동산을 다시 임차하는 세일앤드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이다.
이 경우 은행이나 보험사 담보대출은 통상 부동산 가치의 50~60%가 집행된다. 나머지 40~50%는 고수익 배당을 노리는 기관 및 개인투자자의 펀드 자금을 유치하는 구조다. 펀드 수익률은 6%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쇼핑이 지급하는 임대료로 대출 이자와 펀드 배당을 지급하고, 펀드 운용기간이 끝나면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원금과 수익 또는 손실을 정산한다.
이는 지난해 홈플러스가 보유 부동산으로 자금을 유치한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홈플러스는 당시 보유하고 있던 전국 4개 점포를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10년 만기 부동산펀드 'KORIF사모부동산투자신탁13호'에 6300억 원에 넘겨 자금을 조달했다.
매각 대금은 은행권 부동산 담보대출 3500억 원, 기관투자자로 구성된 에퀴티 투자자금 2500억 원, 홈플러스의 임대보증금 등으로 충당됐다. 사모펀드에는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등의 공제회와 교보생명 삼성화재 등의 보험사들이 참여했다.
롯데쇼핑이 싱가포르 리츠 상장을 보류하고 국내 부동산 펀드로 눈을 돌린 것은 보유 부동산에 대한 밸류에이션 문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은 밸류에이션을 높여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했으나, 현지 금융시장 여건상 원하는 가격에 충분한 투자자를 모집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매각 자금은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활용된다. 롯데쇼핑은 잇따른 투자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와 실적 악화로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하향 압력을 받고 있다.
통상 리츠를 상장하면 국제 신용평가사는 상장 대금의 절반가량을 자본으로 인정해 준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리스료의 8배와 후순위 투자자금을 차입금으로 본다. 건물을 재임대하는 리스 비용이 5%라면 상장액의 40% 이상이 차입금으로 남고 나머지를 자본으로 인정받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개선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롯데쇼핑과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 사이에서 수익률과 부동산 가치 평가를 두고 줄다리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롯데쇼핑 입장에서 자금 유치를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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