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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배구조 개편]후계승계 키 쥔 '삼성물산' 어떻게 될까에버랜드와 합병 시나리오 거론..이재용·이부진·이서현 분할 '변수'

문병선 기자공개 2014-05-19 08:17:28

이 기사는 2014년 05월 16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자·소재 및 금융에 이어 삼성그룹 섹터별 출자구조 간명화 작업 대열에 동참할 삼성그룹 계열사 중 유력한 곳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의 현황을 먼저 살펴보자. 삼성물산은 에너지·자원·화학·건설·상사 등 적지않은 사업을 직접 영위하거나 이들 사업체 출자지분을 다량 갖고 있다.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한 축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 부문 사장의 몫으로 알려져 있는 제일기획의 지분도 최대주주로 갖고 있다. 그야말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이어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 계열사다.

삼성그룹 최상위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 악화된 요즘 삼성그룹 지배구조 향방은 삼성물산에 달려 있다고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삼성물산을 희망하고 있는데, 삼성물산은 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골고루 보유하고 있어 그룹 승계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후계구도의 화룡점정의 의미가 있다고 하며,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이재용 측과 그룹 핵심경영권을 차지하려는 이부진 측의 신경전이 벌어질 전망"이라는 그럴싸한 이야기까지 루머로 나돌 정도다.

삼성물산의 향방에 대해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말을 아낀다. 한 관계자는 "최고 의사결정자들은 알고 있겠지만 그 걸 아는 임직원은 없다"며 "지배구조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 한다. 삼성가 관계자들이나 삼성그룹 전문가들도 쉽게 말문을 열지 못한다.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자와 금융의 방향성은 보이지만 나머지 사업 부문이 어떻게 정리될 지 지켜봐야 한다"며 "이건희 회장의 스타일 상 끝까지 후계분할 구도에 대한 심증을 드러내놓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변호사 입회 하에 이미 오래전부터 자녀 분배 계획서를 남겨두었을 것"이라며 "삼성은 예전부터 미리 역할을 나누고 분배하는 전통이 있다"고 말했다.

중요성만큼 삼성물산은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삼남매가 컨트롤하고 있는 각종 계열사에 문어발로 다리를 걸치고 있어 전망이 쉽지 않다. 이 때문인지 그동안 삼성물산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각 계열사들이 수년간 지분 간소화 작업에 나서고 있는 와중에도 정중동이었다.

삼성그룹 건설섹터 출자구조
그러나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다. 삼성물산은 지난해부터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매집했다. 어느새 7.81%를 넘었다. 제일모직에 이어 2대주주다. 그런데 제일모직은 삼성SDI와 합병을 발표했고, 합병 이후 삼성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는 삼성SDI가 된다.

본래 건설은 이부진 사장 몫으로 거론됐다. 이 사장이 삼성물산 고문직을 오래 수행하며 삼성물산에서 각종 회의를 주재하고 보고를 받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병 이후 삼성그룹 건설 계열사(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들은 삼성전자 계열의 삼성SDI를 최대주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두고 이부진 사장의 입지는 줄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지만 사실 누구의 입지가 좋아지느냐는 현재로선 큰 의미가 없다. 삼성물산이 엔지니어링 지분을 늘리고 있다는 건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화학 부문도 마찬가지다. 삼성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의 합병 이후 이부진 사장의 지분율은 4.91%로 축소된다. 삼성물산은 36.99% 지분을 갖게 돼 최대주주가 된다. 삼성SDI와 삼성테크윈, 삼성전기 등이 보유한 합병회사(삼성석유화학+삼성종합화학) 지분율은 40%가 넘게 된다. 역시 이 사장의 입지가 줄고 이재용 부회장의 전자 계열 입지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합병의 내막은 아직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 화학섹터 출자구조 변화

시민단체에서는 오래전부터 삼성물산과 삼성에버랜드의 합병 가능성을 염두에 둬 왔다.

금융과 비금융이 섞여 있고 순환출자까지 더해져 있는 삼성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에서 두 핵심 계열사를 합병하면 비교적 깔끔한 지배구조 그림이 도출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그룹 지주회사격 회사인 삼성에버랜드는 말이 지주회사격이지 실상 삼성생명 지분 말고는 다른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그 역할을 삼성물산이 하고 있는데, 두 회사가 합병하면 명실공히 '삼성홀딩스'가 탄생하게 된다. 삼성에버랜드가 건설 사업도 하고 있고 삼성물산이 건설 계열사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는 점도 합병 가능성을 높이는 추측 요인이다. 작년말 패션사업을 양수해 덩치를 키운 것도 합병비율 계산시 삼남매에게 유리함을 주는 측면이 있다.

삼성물산 에버랜드 합병 가정 지배구조

무엇보다 두 회사의 합병은 이재용·이부진·이서현 삼남매간 분할을 가장 깔끔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남매 모두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삼남매가 대주주로 있으면 추후 각자의 사업을 떼어내 나가기도 쉬워진다. 삼성에버랜드의 우회상장 효과도 거둔다. 최근 삼성SDS 전격 상장 계획 발표로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가능성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삼성물산이 가장 중요한 계열사이고, 전자 및 금융에 이어 삼성물산이 어떻게 정리되는지가 후계 승계의 키포인트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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