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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공표했는데…재무개선 효과 '글쎄' [포스코 사업구조재편]광양LNG터미날 밴 포스화인·우루과이 부실 자산..매각 쉽지않아

김장환 기자공개 2014-07-23 09:08:02

이 기사는 2014년 07월 22일 15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권오준 회장 취임 직후부터 밝혀왔던 구조조정을 마침내 본격화했다. 공식적으로 매각 대상 매물을 발표하는가 하면, 물밑에서 부실 계열사들의 정리 작업도 한창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밝힌 매각 대상 자산들을 보면 과연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든다. 내놓은 매물 중 상당수가 실적이 극도로 부진하거나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곳이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국내외 금융권, 증권사, 회계법인 등을 자문사로 선정해 다양한 매물들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표한 매물은 LNG터미널,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 등 세 곳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계열에서 자산유동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포스코가 공식적으로 매각을 인정한 매물들만을 놓고 보면 그나마 양호한 대상으로 거론되는 곳은 LNG터미널 정도다. 해외에서 LNG전용선으로 들여온 액화 LNG를 탱크에 저장해 기화 처리 후 공급하는 설비로 지난 2005년 준공된 광양LNG터미널이다.

포스코는 광양LNG터미널을 별도법인으로 물적분할해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영권 유지 지분(51%)은 남겨두고 나머지를 외부에 매각하겠다는 계획이다. 매물 가치는 8000억~9000억 원대. 국내외 다양한 가스전 개발 사업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인 만큼 매각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분 매각을 통해 4000억~5000억 원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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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나머지 매각을 발표한 자산들의 경우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상태여서 매각이 과연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시 된다는 점이다. 특히 2009년 11월 광양제철소 내 고로에서 발생하는 슬래그 수재처리 사업을 위해 설립된 포스화인은 자산 규모나 재무상태, 수익성 모두 보잘 것 없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포스화인이 기록한 매출은 290억 원에 그치고 영업이익은 37억 원, 순이익은 16억 원이다. 같은 기간 자산은 583억 원, 부채는 448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334.7%에 달한다. 총차입금이 417억 원, 현금성자산은 27억 원으로 390억 원대 순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화인은 이를 보면 연간 현금창출능력(EBITDA)이나 재무구조 어느 모로 보나 매력도가 떨어진다. 지분구조는 포스코가 69.2%를 갖고 있고 나머지는 동양시멘트, 썅용양회공업, 라파즈한라시멘트가 각각 10.26%씩 들고 있다. 매각을 위해서는 나머지 주주들과도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

심지어 포스코-우루과이는 사실상 사업안이 중단된 곳이다. 포스코는 지난 2009년 2월 현지에 포스코-우루과이를 설립하고 1000㏊(약 300만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유칼립투스 나무를 심는 조림사업을 시작했다. 탄소배출권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투자금만 5500만 달러를 들였다.

이를 통해 획득한 탄소배출권을 국내로 들여오려던 계획은 정부에 막혔다. 2012년 5월 만들어진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서다. 국내에 탄소배출권을 들여오려면 2020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기본적으로 국내에서 활용할 수 없는 탄소배출권만을 핵심 자산으로 갖고 있는 만큼 매각 가능성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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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포스코가 공식적으로 밝힌 매물 중에서 그나마 가치를 지닌 것이 광양LNG터미널 정도에 그친다. 만약 나머지 매물들의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진다고 보더라도 예상되는 매각가는 크게 낮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내놓은 매물들의 매각을 통해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동성은 5000억 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정도 수준의 유동성 확보는 포스코의 재무상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단순 부채비율만 보더라도 5000억 원 가량이 들어온다고 가정했을 때 90%에서 89%로 1%포인트 줄어드는 것에 불과하다. 지난 3월 말 연결기준 자산 86조988억 원, 부채 40조7883만 원을 매각 시점에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고 가정했을 경우다.

때문에 포스코가 이번 발표한 매각 계획은 4개월 전 권 회장이 취임할 당시 외쳤던 '구조조정을 통한 글로벌 대외신인도(신용등급) 회복'을 놓고 봤을 때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현재 추진 중인 매각 자산들은 광양LNG터미널을 제외하고 실현가능성이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유동성 확보에 별 도움이 안되는 곳들"이라며 "권 회장이 취임 후 외쳤던 포스코의 글로벌 신용등급 회복을 위해서는 보다 공격적인 개편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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