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1월 21일 12: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27일이면 세번째로 '창조경제혁신펀드(이하 '혁신펀드')'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가 광주에서 체결된다. 성장사다리펀드(이하' 성장사다리')의 출자액에 현대·기아차그룹과 지자체가 협의해 1대 2의 비율로 매칭 펀드를 조성한다는 요지다. 앞서 성장사다리펀드는 전북과 경북 지역에서 각각 효성그룹, 삼성그룹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성장사다리펀드는 이를 위해 17개 지역의 혁신센터와 긴밀하게 손을 잡았다.'창조경제'를 전면에 내세운 정부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창업허브이자 혁신거점으로 혁신센터를 내세웠다. 2013년 첫 센터가 설립됐지만 아직도 창조경제의 '청사진'을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기업과 연계한 지원 시스템을 통해 지역 중소·벤처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대안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통령의 임기내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까지 더해지면, 창조경제의 거점은 그저 공실 가득한 흉물로 전락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펀드는 구체적 실행 방안의 핵심으로 꼽힌다. 단순한 플랫폼을 넘어 지역 경제의 성장 기반이 될 유망 기업 발굴과 인큐베이팅 기능을 강화해, 지역 경제의 근본적인 성장 기반을 다져보겠다는 안이다. 혁신펀드를 주도하는 성장사다리는 올해 안에 17개 지역센터·대기업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위탁운용사(GP) 선정도 마칠 계획이다.
혁신펀드에 거는 기대는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기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단 혁신펀드는 투자부터 향후 사업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까지 대기업의 역할을 꾸준히 요구한다. 지역기반의 혁신기업이 이를 디딤돌로 수도권에 편중된 창업 인프라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대기업과의 매칭으로 투자 실탄까지 완비한 혁신펀드는 위탁 운용사들이 탐낼만 하다. 즉 혁신펀드의 투자는 기업의 발굴과 체계적 보육 역량을 핵심 경영가치로 두고 있는 운용사들의 성과와 맞물리게 된다. 그만큼 지역 기반의 숨은 원석들이 드러날 수 있다는 의미다.
정책 기조에 맞춰 2~3년 내에 성과를 내려한다면 대기업은 그저 전주(錢主)로 전락하고 위탁운용사는 애꿎은 책임만 떠안게 될 것이다. 실패한 정책금융은 온전히 기관과 국민의 부담으로 남는다.
일반적인 펀드는 조합결성부터 청산까지 8년에서 10년이 필요하다. 때에 따라서는 1~2년씩 청산이 연기되기도 한다. 혁신펀드도 마찬가지다. 정책금융기관, 대기업, 지자체, 운용사가 빚어내는 초심이 적어도 10년 이상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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