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맞은 이창원 한국단자 회장, 승계 어떻게? 증권가, 지배구조 불확실성 지적… 계열사 자금 활용한 승계 '유력'
김경태 기자공개 2015-02-13 09:23:0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11일 08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창원 한국단자공업 회장(사진)이 올해 팔순을 맞은 가운데 경영권 승계를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이 회장이 세금 부담 때문에 증여나 상속보다는 계열사 자금을 통한 승계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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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자의 경영권 승계 문제는 주가 상승에서 기인한다. 한국단자의 주가는 최근 2년간 2배 이상 급등세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주가 상승 시 세금 부담이 크게 높아져 이 회장 일가가 지분 증여나 상속 작업을 계속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창원 회장은 수년 전 자녀에 대한 주식 증여를 취소한 적이 있다. 2009년 2월 이 회장은 자녀인 이원준 사장, 차남 이혁준, 장녀 이경희에게 25만 주를 증여하기로 했었다. 그러다 그해 5월 갑작스레 이원준 사장과 이혁준 씨에 대한 15만 주 증여를 취소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한국단자의 주가 상승으로 인한 세 부담 증가를 증여 취소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관련 법에 따르면 따르면 주식 관련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각 2개월씩, 총 4개월간의 평균주가를 기준으로 세액을 계산한다. 주가가 상승하면 당연히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된다.
그 후 이 회장은 지난 2013년 11월 이원준 사장, 이혁준 씨, 이경희 씨에게 당초 계획보다 크게 적은 각각 3만 주 씩의 주식을 증여했다. 하지만 이는 지분율로 따지면 0.1%도 되지 않아 경영권 승계를 논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었다. 당시 주가가 4만 원 이상을 기록해 증여세 부담으로 또다시 승계 작업을 미룬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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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뒤로도 한국단자 주가가 계속 상승해 지난해 6만 원을 돌파했다는 점이다. 올해도 증권업계에선 한국단자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며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어 지분을 증여할 경우 세금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관련 업계에선 이 회장이 한국단자 지분을 증여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승계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 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특히 이원준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비상장 계열사를 통한 승계가 유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이런 정황을 엿볼 수 있는 관련 움직임도 나타났다. 지난 수년간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한국단자 주식을 꾸준히 매도했고, 이원준 대표가 이끌고 있는 계열사는 이를 사들여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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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 5인의 지난 2003년 말 한국단자 지분율은 24.31%였으나,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론 18.88%까지 낮아졌다.
반면 이원준 사장과 케이티인터내쇼날(KETI)의 한국단자 지분율은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이 사장 지분율이 6.94%가 됐고, 케이티인터내쇼날의 지분율은 6.67%까지 높아졌다.
증권업계에선 특히 케이티인터내쇼날에 주목하고 있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은 1990년에 설립된 한국단자의 판매법인으로 이원준 등 특수관계인이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원준 사장은 케이티인터내쇼날 대표이사로 54.41%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은 2004년 2월 한국단자 주식 1만 2000주를 처음 취득했다. 그 후 꾸준히 한국단자 주식을 매입해 지난해 3분기 69만 주(6.67%)에 도달했다.
관련 업계에선 이 회장 일가의 지난 10년간의 행보를 감안할 때 케이티인터내쇼날을 통한 승계가 유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비상장 계열사 활용법은 현대글로비스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경영권 승계의 전형적 방법 중 하나"라며 "한국단자의 경우 앞으로도 주가 상승이 예상돼 오너 일가가 케이티인터내쇼날을 통한 승계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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