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3월 24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다. 봄기운 머금은 햇살이 커튼월 유리에 스며 영롱하다. 100층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기념 행사장에 들어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표정에 기대감 배어 있다.

24일 오전 9시 45분. 행사 시작 15분 전 신 회장이 도착했다. 연신 밝은 표정이다. 올해 초부터 롯데월드타워 완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그의 발걸음에서 뿌듯함이 넘친다.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신 회장은 안전모를 눌러쓰고 타워로 향했다.

신 회장은 "오늘 롯데월드타워가 역사적으로 100층을 돌파했다"며 "안전에 역점을 두고 123층을 완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4일 열린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은 롯데월드타워에 오르기 위해 타워 입구에서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는 신 회장. 사진=고설봉 기자.

신영자 호텔롯데 사장이 행사장에 도착한 것은 이보다 10여분쯤 전이다. 별도 수행비서 없이 차에서 내린 그가 향한 곳은 에비뉴엘동이다. 신 사장은 이날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에비뉴엘동 로비를 거쳐 타워로 향하는 내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신 사장은 100층 돌파 소감과 신 회장과의 사전 교류 여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미소로만 화답했다. 전날 롯데건설 등기임원에서 해임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신영자 호텔롯데 사장이 24일 열린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은 차량에서 내려 에비뉴엘동으로 향하는 신영자 사장(오른쪽). 사진=고설봉 기자.

이른 아침부터 롯데그룹 수장들이 속속 행사장에 도착했다. 완공까지 불과 1년도 안 남은 롯데월드타워는 생일을 맞은 듯 했다. 롯데월드타워는 롯데그룹의 모든 것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물산 등이 시행사로 참여했다. 롯데건설이 책임시공을 맡았다.

행사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이는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이다. 아침 일찍 자택에서 바로 현장으로 출근한 김 사장은 곧바로 롯데월드타워로 향했다. 1층 에비뉴엘동 출입문으로 들어선 그는 롯데월드타워에 올랐다. 롯데건설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고, 행사가 있을 70층 현장을 둘러봤다.

김 사장은 "롯데월드타워 공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뒤를 이어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등장했다. 롯데월드타워 입구에서 발길을 멈춘 그는 가장 먼저 가지런하게 놓여있는 100여 개의 안전모를 점검했다. 행사의 세세한 일정과 참석자들의 동선을 체크하는 그의 눈매에 긴장감이 서려있다. 말끝마다 '안전'을 강조하는 그의 모습에서 비장함까지 느껴진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노 사장은 기자와 격의 없이 몰 활성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노 사장은 "향후 몰 활성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수족관과 시네마의 재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왼쪽 두 번째)과 석기철 롯데건설 전무(왼쪽 세번째), 하석주 롯데건설 부사장(왼족 네번째) 등이 24일 열린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행사에서 내외빈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고설봉 기자.

9시를 조금 넘어서자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의 모습이 보였다. 차에서 내린 이 부회장은 안내 데스크를 거쳐 에비뉴엘동 1층에 별도 마련된 티룸에 들어섰다. 오랫동안 신격호 총괄회장을 보필하며 그룹의 안살림을 챙겨온 그는 손님들을 맞이하려는 듯 오래도록 티룸을 지키다 타워로 향했다.

뒤이어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 황각규 롯데운영실장 사장, 소진세 롯데대외협력단장 사장,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 이홍균 롯데면세점 부사장, 김창건 롯데자산개발 부사장 등 롯데그룹의 별들이 속속 도착했다. 안내 데스크를 거쳐 티룸에 들어간 그들은 서로 악수를 나누며 롯데월드타워 100층 기념식을 자축했다.

행사가 시작되고 신 회장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은 '안전'이다. 그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안전 문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