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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플래닛, SKT서 넘겨받은 펀드 '100억 손실' 250억 출자해 현 장부가 146억...SKT로부터 받은 펀드 부담 '가중'

장소희 기자공개 2015-05-14 08:31: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2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플래닛이 SK텔레콤에서 물적분할되며 넘겨받았던 펀드 때문에 1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떠안았다. 지난해 86억 원 영업이익을 올린 SK플래닛은 이 같은 펀드 손실과 기타 비용으로 16억 원 순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12일 SK플래닛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SK플래닛은 250억 원 가량이 투자된 '화이텍섹터투자조합4호(이하 화이텍4호)'의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 103억 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지난해 말 기준 화이텍4호 투자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은 146억 원으로 지난 2013년 장부가액 대비 42% 줄어 사실상 투자에서 손을 뗀 것으로 보인다.

화이텍4호 손실은 지난해 SK플래닛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SK플래닛은 전년 대비 10%가량 매출이 늘어 1조 5124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 줄어든 87억 원에 그쳤다. 여기에 화이텍4호 손실 103억 원 등이 발생한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은 16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SK텔레콤 물적분할 후 SK플래닛 펀드 현황

지난 2011년 10월 SK텔레콤 플랫폼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된 SK플래닛은 분할 당시 이 펀드를 SK텔레콤으로부터 넘겨받았다. 화이텍4호는 베넥스인베스트먼트(현 화이텍인베스트먼트)가 지난 2008년 12월 조성한 벤처조합으로 결성액 503억 원 중 SK텔레콤이 250억 원, SK네트웍스가 150억 원, SK C&C가 97억 5000만 원을 출자했다. 펀드 만기일은 오는 12월 21일이다.

화이텍4호는 코스닥 모바일 콘텐츠기업인 '캔들미디어'에 투자하고 있다. 문제는 캔들미디어가 화이텍4호의 투자를 받은 이후 부진한 실적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0년 영업적자 158억 원을 기록하며 타격을 입었던 캔들미디어는 이후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외에도 SK플래닛은 물적분할 당시 SK텔레콤으로부터 넘겨받은 펀드들이 캔들미디어에 투자하고 있다. 그 중 '화이텍포커스투자조합2호'는 펀드 결성액 300억 원 중 SK플래닛이 200억 원, SK C&C가 97억 원을 출자해 주요 유한책임투자자(LP)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펀드'는 결성액 455억 원 중 SK플래닛이 449억 원을 출자해 가장 투자 규모가 큰 펀드다.

캔들미디어 주요 재무지표

하지만 화이텍4호를 제외한 이 펀드의 장부가는 초기 투자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화이텍4호의 경우 직접 보유하고 있는 캔들미디어 지분 9.89%에 더해 '더컨텐츠콤'이라는 관계사를 통해 157억 원을 추가적으로 투자해 15.23% 지분을 더 들고 있다. 결국 화이텍4호가 보유하고 있는 캔들미디어 지분은 25.12%로 최대주주인 셈이다. SK플래닛이 화이텍4호 투자금 일부를 손상차손으로 인식한 것도 캔들미디어의 투자지분이 가장 많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 출자자인 SK플래닛이 투자금 대부분을 손실로 털어낸 상황에서 화이텍4호는 오는 12월 만기일에 펀드를 청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SK플래닛 콘텐츠 펀드 투자 현황

일각에서는 SK플래닛이 SK텔레콤으로부터 이어 받은 펀드 투자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SK플래닛의 전체 펀드 투자 현황을 보면 자체적으로 투자한 펀드의 경우 문화콘텐츠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조합들로 SK플래닛의 온라인 미디어 전송서비스(OTT) 등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금액 측면으로 볼때 SK텔레콤으로부터 넘겨받은 펀드 출자 금액은 자체 투자의 2배에 가까울 정도로 크다. 이 중 두번째로 큰 금액이 투자된 화이텍4호의 손실이 발생한 상황이라 SK플래닛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과거 벤처투자로 우여곡절을 겪어왔던 바 있고 이중 일부를 분할과 동시에 넘겨받은 SK플래닛은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펀드 만기를 앞두고 SK플래닛이 울며 겨자먹기로 결국 손상처리하는 방향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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