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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수 안두는' 담철곤 회장, '빅딜' 나설까 [홈플러스 M&A]보수적 행보, 대형 M&A 전례 없어…성장둔화 따른 전략수정 가능성도

이경주 기자공개 2015-06-16 08:45: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5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가총액 7조 원에 육박하는 제과업체 오리온의 성장스토리에는 인수합병(M&A)이 없다. 리스크를 기피하는 담철곤(사진) 오리온 회장의 보수적 경영철학 때문이다. 오리온 매출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사업도 30여년 전 직접 진출해 오랜 현지화를 통해 거둬낸 결과물이다.

그러던 오리온이 올해 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홈플러스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무리하지 않는 담 회장의 행보를 토대로 스터디차원의 단순검토로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성장동력 부재로 과감히 사업다각화에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

오리온은 최근 노무라증권을 홈플러스 인수자문사로 선정, 매각주관사인 HSBC로부터 IM(Information Memorandom)을 받아갔다. 홈플러스는 국내 대형마트 3위로 매각가가 최소 7조 원(지분 100% 기준)으로 거론되는 대형 매물이다.

담철곤 회장
◇ 담철곤 회장, 무리수 둔 역사 없다

담 회장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리스크가 따르는 M&A보다 법인을 설립해 처음부터 시작하는 방식을 택했다.

중국사업이 대표적이다. 1989년 동양그룹 창업주 고 이양구 회장의 타계로 그룹의 제과사업 부문(현 오리온)을 물려받은 이 회장의 사위 담 회장은 한중수교(1992년) 1년 전에 국내 오너경영인 중 최초로 중국을 직접 방문해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이후 1993년 베이징에 사무실을 내고 1997년 공장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중국사업을 시작했다. 충분한 시장조사를 거쳐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식이다.

미디어사업도 자력으로 시작했다. 1999년 설립한 미디어플렉스, 오리온시네마네트워크, 2000년 설립한 온게임네트워크, 온미디어 등이다. 현재 CJ그룹에 일부 사업을 넘겨 현재 남은 미디어 사업은 미디어플렉스 뿐이다.

유통업 진출도 마찬가지다. 오리온은 1991년 편의점업체인 동양마트(현 바이더웨이)를 설립해 운영하다 2006년 네덜란드계 투자사에 팔았다. 이밖에 건설업체 메가마크, 부동산개발업체 리온자산개발, 오리온음료, 오리온레포츠 등 계열사도 같은 사례다.

오리온 타법인 출자현황

오리온이 M&A를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손에 꼽을 만큼 드물고 그것도 검토 수준에만 그쳤다. 오리온은 지난 2006년 쌍용건설, 2013년 웅진식품 인수전에 참가했다 중도포기했다. 지난 2010년 미디어플렉스를 통해 막걸리 업체 '참살이탁주'를 인수하기도 했지만 인수가격이 50억원 수준인 소형딜이다.

결과적으로 오리온은 무리해서 사업을 확장한 역사가 없다. 건전한 오리온 재무상태가 이를 말해준다. 오리온은 올해 1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06%, 유동비율은 129% 수준이다.

담 회장이 스터디차원으로 IM을 수령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오리온이 홈플러스 인수에 나설 경우 재무적투자자(FI)와 연대한다 해도 재무상태는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올해 1분기 기준 오리온 현금성자산은 2900억원 수준이다.

한 재계관계자는 "담 회장이 평소 직원들에게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것은 ‘안정'으로 경영에 무리를 줄 수 있는 판단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동양그룹 지원에 나서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 '성장동력 부재' 전략수정 가능성도

반면 오리온이 최근 성장동력 부재로 진지하게 인수전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오리온은 중국 경기침체로 중국법인 성장률이 크게 떨어져 지난해 매출(2조4640억원)이 전년에 비해 되레 0.9% 줄었다. 2013년 매출증가율이 4.9%에 그친데 이어 이제 뒷걸음질까지 치는 상황이다. 2012년 매출증가율은 23.8%에 달했다.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스포츠토토 사업이 사업자 변경으로 조만간 종료될 예정인 것도 사업다각화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해 M&A 전문가인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을 영입한 것도 달라진 기류로 읽혔다. 허 부회장은 이마트 전 사장 출신으로 신세계그룹 M&A를 총괄했다. 이후 오리온은 꾸준히 현금을 모으며 국내외 M&A 매물을 검토해 왔다.

이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IM을 수령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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