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VC사업' 실적부진 돌파구 될까 최고경영진 직접 챙기며 '애정'… 3Q 흑자전환 '기대'
김경태 기자공개 2015-07-27 08:27: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4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실적 부진으로 고전 중인 LG전자가 자동차부품 신사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고경영진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사업을 직접 챙길 정도로 회사 안팎의 기대를 받고 있어 부진 탈출의 돌파구가 될 지 주목된다.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신사업을 담당하는 VC(Vehicle Components) 사업부는 올 2분기 약 4000억 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실적(3826억 원) 보다 크게 향상된 성적은 아니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연구·개발(R&D) 비용이 큰 탓에 수익성을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1분기 24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2분기에도 30억 원 수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LG전자의 신사업인 VC의 매출과 수익성은 아직까진 미미한 편이나, 3분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해 소규모 이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고 경영진이 애정을 갖고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는 점도 시장의 기대를 모으는 이유 중 하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 인도 2위 완성차 업체인 타타그룹의 사이러스 미스트리 회장과 만나 자동차 관련 사업의 협력을 논의했다. 그 성과로 LG전자 VC사업부는 지난 4월 타타자동차와 3000만 달러(한화 약 324억 원) 규모의 차체 금형 설계·제작 및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쇼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과 회동하며 VC사업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구 부회장은 특히 CES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디터 제체 회장과 단독으로 만나 스마트카 부품 수주 등을 논의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구 부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LG전자 대리도 자동차부품사업에 팔을 걷고 나선 상태다. 구 대리가 지분 100%를 보유한 디스플레이 광학필름 제조업체 '지흥'은 지난해 가을 자동차부품업체인 세종공업과 손잡고 '센티온'을 설립했다. 지흥은 18억 원을 투자해 센티온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다. 센티온은 자동차·가전 센서시스템 등 전장부품 개발과 제조를 주력 사업으로 삼을 예정이다.
관련업계에서는 LG전자가 기존 전자사업의 성장 한계를 인식하고 대안 모색 차원에서 VC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장 이후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LG전자의 시장 경쟁력은 많이 약화된 상태"라며 "선두업체들과의 격차가 많이 벌어져 기존 사업 강화로 이를 만회하기는 힘들다고 판단해 VC사업 등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부품사업은 안착만 하면 LG전자 뿐 아니라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도 가능하기에 그룹 차원에서 승부를 걸어볼 만 하다"고 덧붙였다.
LG전자의 자동차 관련 사업 역사는 지난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G그룹 계열사인 LG CNS가 말레이시아 OEM 자동차 엔지니어링 컨설팅 사업을 시작한 것이 LG전자 VC사업부의 시초다. 이후 LG CNS는 사업의 전문성과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자동차 설계엔지니어링 BPO' 사업부문을 2004년 물적분할해 브이이엔에스(V-ENS)를 설립했다.
V-ENS는 자동차 제품개발 컨설팅 등 자동차 관련 디자인과 제품설계사업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했다. 현재 LG전자 VC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우종 사장이 2006년 12월 말부터 V-ENS를 이끌었다. 2007년에는 해외로 보폭을 넓히기 위해 LG CNS의 말레이시아법인을 인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영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V-ENS는 설립 후 소규모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우종 사장이 이끌던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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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변화를 모색했다. 우선 2013년 5월 LG CNS 종속기업이던 V-ENS를 떼어내 LG전자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이어 그해 7월 V-ENS와 LG전자 카(Car)사업부, 전기차용 모터와 인버터 등을 개발하던 EC(Energy Components)사업부를 통합해 VC사업부를 신설했다.
유관 사업부를 통합해 역량을 집중시킨 LG전자는 이후 VC사업 강화에 주력했다. LG전자는 2013년 6월 구글의 커넥티드 카 연합인 '오픈 오토모티브 얼라이언스(OAA)'에 참여해 글로벌 시장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 같은 해 11월에는 퀄컴과 에릭슨 등 글로벌 기업이 모인 'AT&T 드라이브 스튜디오'에도 합류해 세계 양대 커넥티드 카 개발 연합에 모두 이름을 올리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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