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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IMM에 파는게 최선" 채권단 "우리銀, 책임감 있는 모습을…"

한형주 기자공개 2015-07-31 08:42:3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30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의 대한전선 인수에 우리은행이 제동을 걸고 나선 가운데 하나은행을 비롯한 대주단과 거래 관계자, 심지어 대한전선 내에서도 "현재로선 IMM에 파는 게 최선"이라는 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채권단 협의회에서 가결된 안건에 대해 은행 한 곳이 부당하게 비토를 가하는 '악례'를 남겼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30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 채권단 간사인 하나은행은 이틀 전 한국수출입은행을 끝으로 우리은행을 뺀 모든 채권자들로부터 IMM PE로의 매각에 동의하는 날인을 받아냈다. 우리은행은 "채권단 결정에 응해 달라"는 하나은행 측 요구에 이날 현재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에게 주어진 데드라인은 오는 31일. 이 때까지 날인을 거부하면 대한전선 연내 매각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에 하나라도 올해 안에 딜 클로징(잔금 납입)에 이르지 못할 경우 대한전선은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부도 위기→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등 연쇄 고초를 겪을 공산이 매우 높다. 현실화된다면 우리은행으로 인해 회사는 물론 다른 채권은행들도 피해를 보게 된다. 법정관리 상태에선 차입금을 온전히 상환받지 못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 이에 따라 하나은행을 주축으로 한 거래 관계자들은 우리은행을 설득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문제는 우리은행이 현 시점에서 대주단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사항으로 '버티기 전략'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게 '공개매각 전환'이다. 대한전선을 IMM PE보다 좋은 조건에 사갈 곳이 있을 것이란 게 우리은행의 판단. 하지만 대한전선과 채권단은 지난해 11월 한 차례의 경쟁입찰을 통해 비싸게 파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다.

당시 본입찰엔 한앤컴퍼니만 참여해 인수가로 단 750억 원을 제시했다. 이마저도 500억 원은 우발채무에 대한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 계좌에 두는 조건이었다. 채권단에겐 별도로 2500억 원 상당의 추가 출자전환을 요구했다. 대한전선이 1000억 원 규모로 증자하면 한앤컴퍼니가 신주를 전량 매입하는 내용도 투자 안건에 포함돼 있었으나, 이 또한 IMM PE보다 낫다고는 보기 어렵다.

IMM PE와 하나은행이 합의한 대한전선 매각안은 △채권 만기 5년 연장(2020년까지) 및 금리 인하(3.5%→2.5%) △80% 감자(액면가 2500원→500원) △3000억 원 유상증자(IMM 투자) △800억 원 추가 출자전환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한앤컴퍼니의 인수구조와 비교해 증자금액이 많고 출자전환 요구액은 적다.

그럼에도 우리은행은 '만기 연장 및 이자율 인하 불가' 등 방침을 내세우며 IMM PE의 투자안 전반에 걸쳐 불만을 표하고 있다. 급기야 "이자지급 형태를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로 해달라"고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 "우리은행이 딜을 방해할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대체적인 시각은 "우리은행이 대한전선의 열위한 재무사정을 이용, 조금이라도 이익을 취하려고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 홀로 반대했을 뿐, 이번 거래는 어디까지나 채권단의 적법한 합의 하에 진행되는 것"이라며 "이를 놓고 뭔가 더 얻어낼 요량으로 도장도 안찍고 버티는 건 명백한 자율협약 위반이자 법적 책임 회피"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리 면에서도 대한전선을 IMM에 팔아 그나마 차입금 원금이라도 건질 기회를 스스로 저버린 셈"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대한전선의 유동성이나 영업 환경이 여러모로 여의치 않아 은행들도 일정 부분 희생을 감수하고 매각에 나서려는 것인데, 같은 채권자로서 우리은행이 시장에 안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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