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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패' 신격호·동주 父子, 반격카드 있나 [롯데 왕자의 난] 경영권 미련, 법적 소송·지분 매각 '극단 선택' 관측도

장지현 기자공개 2015-08-17 15:49: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7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신동빈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장남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힘을 모았지만 차남 신동빈 부회장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승부의 추가 신 회장 쪽으로 기운 가운데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향후 반격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17일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시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많은 고객님과 유통 관계 거래처 여러분, 사원 및 가족 여러분에게 큰 폐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금까지 사원 여러분과 현장에서 노고를 나눠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신념대로 동료인 사원, 거래처 직원들과 함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총 패배에도 불구하고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앞서 일본 롯데그룹은 17일 오전 9시 30분에 열린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상정된 안건이 예정대로 통과됐다고 전했다. 이날 주총은 신동빈 회장의 요구로 이뤄진 것으로 일본 내 그의 견고한 지지 기반을 다시 확인했다.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한일 롯데를 모두 장악한 신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뺏어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지분 매각을 통해 우회적으로 경영권에 위협을 가하거나 신 회장의 후계자 적통성 문제를 걸고 넘어갈 수 있다.

아버지를 등에 업은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한·일 롯데 경영권 장악 과정의 법리적 문제점을 파고들 것으로 관측된다.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 6월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것이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취임도 법을 위반해 독단적으로 행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와 관련해 대표이사 선임 무효 소송 등을 제기할 수 있다.

아울러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를 전면에 내세워 신동빈 회장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실추 시킬 수도 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을 해임한다는 내용의 신격호 총괄회장 영상과 음성을 잇달아 공개했다.

롯데그룹 입장에서 가장 치명적인 반격 카드는 신 전 부회장의 지분 매각이다. 한마디로 '자폭' 시나리오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광윤사 최대주주로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 다음이 신동빈 회장으로 25%, 형제의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가 15~20%를 소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을 장악하게 되더라도 신 전 부회장이 30%의 광윤사 지분을 외부에 매각한다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불안해진다. 뿐만 아니라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주로 있다. 롯데쇼핑의 경우 신 전 부회장은 2대주주로 보유지분이 13.45%다. 신 전 부회장이 그룹 내 보유 지분을 경쟁사 등 외부에 처분할 경우 일대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격호 총괄 회장과 신영자 이사장은 두 형제만큼 계열사 지분이 많지는 않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서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광윤사나 일본롯데홀딩스, 기타 계열사 지분을 외부에 매각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그룹의 전체를 흔드는 사태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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