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IPO 주관사별 복잡한 셈법, 유력 후보는 IB 하우스별 장단점 주목...공모구조,수수료 엇비슷
정아람 기자공개 2015-08-28 09:50: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7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외 10여곳 IB가 이날 오전 10시 입찰제안서 제출을 마쳤다. 각 주관사별로 롯데그룹 지배구조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공모 구조를 고민했음에도 불구, 제안서상 시가총액이나 구주매출 여부, 수수료율 등 정량적인 요소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결국 리그테이블과 롯데그룹 딜 트랙레코드, 그리고 정책본부와의 네트워크가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상장 작업이 '투명성 확보'라는 목적을 갖고 있는 만큼 이전부터 롯데그룹과 친분이 두터웠던 노무라증권이나 골드만삭스에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희망섞인 예상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공모구조·수수료율 큰 차이 없어…IB별 장단점 '촉각'
국내외 하우스들은 대부분 시장에서 예상하는 시가총액인 20조원 수준을 가이드라인으로 놓고 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제안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주매출을 최소화하고 대부분을 신주발행으로 제시한 것도 비슷하다.
IB업계 관계자는 "L투자회사 등 일본계 지분의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구주매출 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며 "신주모집 대부분에 상징적인 의미로 일부 구주매출을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내 증권사의 경우 약점이 뚜렷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제안서 내용을 고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삼성증권의 경우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 때문에 경쟁 업체라는 점이 부각될 수 있고, KDB대우증권은 매각을 앞두고 있어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RFP를 받은 다른 국내 하우스 대비 빅딜 트랙레코드가 다소 약한 점이 걸린다.
◇'롯데=골드만·노무라' 공식 깨질까…"약점 많다" 지적도
외국계의 경우 "롯데 딜은 골드만삭스·노무라증권이 독식한다"는 공식이 깨질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두 증권사는 롯데쇼핑의 2006년 상장 주관과 2011년 1조원 규모 해외 전환사채 발행(CB) 등 주요 딜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신동빈 회장과 그 아들 유열씨가 노무라증권에서 근무한 이력도 자주 거론된다.
하지만 최근 국내 정서를 고려할 때 노무라증권을 뽑을 경우 일본기업에 대규모 수수료를 내준다는 비난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 골드만삭스 역시 안정적으로 주관사단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최근 실무자급에서 사모투자펀드(PEF) 등으로 인력 이탈이 늘어나 영업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불거진 골드만삭스투자자문 전 임원의 주가조작 혐의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이들이 상장시킨 롯데쇼핑의 주가가 공모가 40만원에 한참 못 미치는 20만원대 초중반에서 형성돼 있다는 점도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트랙레코드를 냉정하게 보면 두 증권사의 경우 한국 기업을 상장시킨 경험이 롯데쇼핑이 유일한데 사후 주가 관리가 안되고 있다"며 "여러 부담요소에도 불구하고 골드만·노무라 조합을 또 강행할 것인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수의계약 아닌 공개입찰 채택…외국계 "주관사 수 많을수록 유리"
롯데그룹 딜 치고는 유례없이 수의계약 방식이 아닌 공개입찰 방식을 채택한 데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담화문 중 '투명성 강화'라는 표현을 놓고 "주관사 선정 방식도 예전과는 달라질 수 있지 않겠나"는 희망섞인 기대도 나왔다.
외국계의 경우 주관사 수를 놓고도 각기 셈법이 복잡한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몇 곳 가량 뽑을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며 "가령 3곳 뽑는다고 봤을 때 사실상 골드만·노무라 두 자리를 뺀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과거 조 단위 빅딜의 경우 주관사(북러너)를 10곳 가까이 뽑은 선례도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그보다는 많이 선정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외국계 중 국내 IPO 경험을 놓고 보면 제일모직, 삼성SDS, 이노션, 미래에셋생명, CJ헬로비전, 하이마트 등 빅딜 경험이 있는 JP모간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도이치증권도 안성은 대표의 인맥과 오랜 경력에 힘입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크레디트스위스, BOA메릴린치, HSBC도 리그테이블 상위 IB라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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