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구조조정 전담 계열사, 신사업 추진 왜? DIP홀딩스, 자동화설비 자회사 설립...추가 매각 관측도
박창현 기자공개 2015-10-07 08:23: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05일 14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구조조정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앞세워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사실상 시한부로 운영되는 특수목적법인에 신규 사업을 맡긴 배경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두산은 유연한 조직 운영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설명이지만 원활한 사업 재편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두산그룹 계열 중간 지주회사인 디아이피홀딩스는 최근 공장 자동화기기 제조 자회사인 '디알에이'를 설립했다. 출자금은 100억 원이며, 디아이피홀딩스가 100% 지분을 출자한다. 디알에이는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DST 등 그룹 제조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공장 자동화 설비에 들어가는 기기들을 공급할 예정이다.
두산그룹은 다수의 제조 계열사들을 보유하고 있어 공장 자동화 기기에 대한 수요가 많다. 확실한 전속시장(Captive Market)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장 자동화 설비 부문을 새로운 투자 타깃으로 낙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의 이목을 끄는 것은 투자 주체다. 디알에이 투자를 전담한 디아이피홀딩스는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전담 계열사다. 두산그룹은 지난 2009년 사업 재편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고 구조조정 계획을 세웠다. 이 때 구조조정 중책을 맡기기 위해 설립한 계열사가 바로 디아이피홀딩스다.
두산그룹은 디아이피홀딩스에 삼화왕관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KFC, 버거킹, 두산DST 등 매각 대상 비핵심 자산을 모두 이전하고, 처분 절차를 진행했다. 6년이 지난 지금 KAI와 두산DST를 제외한 나머지 자산들은 모두 팔린 상태다. 구조조정 절차가 마무리되면 디아이피홀딩스도 해산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두산그룹은 구조조정 특수목적법인(SPC)인 디아이피홀딩스를 앞세워 신사업 확장 행보에 나섰다. 두산 측은 중간 지주사로서 조직이 유연하고 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중간 지주회사인 DIP홀딩스에 공장 자동화 설비 사업을 맡기게 됐다"며 "효율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디아이피홀딩스의 설립 목적과 그룹 재무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공장 자동화 설비 부문에 대한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정적인 그룹 일감을 토대로 자회사 디알에이를 성장시킨 후, 시장에 팔아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디알에이 출자금은 지배구조를 따져봤을 때 사실상 지주사격인 ㈜두산 자금이다. ㈜두산이 디알에이 단독 주주인 디아이피홀딩스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이 이미 계열사 지배·관리와 신사업 투자를 전담하고 있는 만큼 디알에이 역시 직접 투자가 가능했다. 그럼에도 두산그룹은 굳이 디아이피홀딩스라는 중간 다리를 거쳐 투자를 단행했다. 향후 원활한 매각과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지배구조 전담 중간지주사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두산그룹은 현재 두산인프라코어 프리IPO와 두산캐피탈, 두산인프라코어 차이나 매각 등 다양한 구조조정 및 사업 재편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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