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차 국내 NPL시장, 어디까지 왔나 [한국의 NPL시장]①'레드오션화' 담보부시장…시장참여자 저변 넓어진 무담보시장
강예지 기자공개 2015-11-11 15:44:50
[편집자주]
외환위기 직후 형성된 국내 부실채권 시장이 어느덧 20여 년을 바라보고 있다. 다듬어진 투자과정과 질서를 바탕으로 발전한 이 시장에 대해 국내외 시장참여자의 관심이 늘고 있다. 부실채권 시장이 대체투자의 한 분야로 자리잡기까지 시장참여자의 성공과 실패, 잘 알려지지 않은 이슈를 다뤄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7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8년 국제금융시장에서 처음 국내 부실채권(Non Performing Loan·NPL)이 매각된 지 18여 년이 지났다. 투자업계에서는 국내 부실채권 시장이 프라이머리(primary) 기준 약 10조 원, 세컨더리(secondary)를 포함하면 약 20조 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국내 부실채권 시장은 담보가 있는 일반담보부채권과 특별채권, 담보가 없는 일반무담보채권과 채무조정채권 시장으로 나뉘어 매각과 투자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시장의 성장과 함께 평가방법은 정교화됐고, 자산을 매각하는 금융기관, 매물로 나온 자산의 매수·매각 자문사들, 투자자 등 참여자의 풀(pool)이 넓어졌다. 투자자간 경쟁은 시장 발전의 배경이자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국내 부실채권 시장의 발전과제로 개인투자자로의 투자자 저변 확대를 꼽고 있다.
◇연간 6조 원 담보부 시장, 다양한 투자자 활동…과열경쟁 우려
주요 은행의 담보부 채권 경매는 분기마다 열린다. 연간 40여 건의 경매를 통해 6조 원 안팎의 부실채권이 매각된다. 최근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중장기적으로는 매각물량이 현 수준에서 유지되거나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담보부 시장은 경매와 분석·평가 등 정형화된 투자과정과 우수한 투자질서 등으로 상당히 발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실채권 전문 투자회사와 운용사, 저축은행, 외국계 투자자 등 다양한 투자자들이 활동하는 점도 시장 발전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 년간 심화된 경쟁이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부실채권의 가격은 올라가고 수익이 조달금리와 투자·관리비용 등을 뒷받침하지 못하자 시장에서 철수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외국계 투자자로는 오랜 기간 국내 시장에서 활동했지만 올해초 사업을 철수한 일본 신세이뱅크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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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시장' 채무조정채권 시장…기관투자가 북적
최근에는 레드오션화된 1금융권의 담보부 시장에서 '틈새시장'으로 불리는 무담보 시장으로 시장참여자의 관심이 옮겨지는 추세다. 카드사와 캐피탈사, 저축은행 등이 매각하는 무담보 부실채권 시장, 그중에서도 신용회복채권(Credit Counselling and Recovery Service·CCRS)과 개인회생채권(Individual Rehabilitation Loan·IRL) 등 채무조정채권에 대한 매각 금융사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채무조정채권 시장은 연간 6000억 원 안팎의 규모로 증가 추세다. 주요 은행의 담보부 시장에 비해 작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 시장에 최근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진입한 것은 채무조정채권이 비교적 검증된 투자대안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요가 높아지자 금융회사의 단일 매각규모도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무담보 상각채권 위주로 투자해온 일부 자산관리회사(AMC)도 이 시장으로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부실채권을 매입한 후 다시 매각하는 재매각 시장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진다. 재매각 시장의 풍부한 수요·공급은 1차 투자시장의 거래를 더욱 활발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담보부 시장과 마찬가지로 최근 채무조정채권 시장의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어 시장 참여자들은 과열 경쟁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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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방법 정교화, 투자자 저변 확대…시장 과제는 개인 투자자로의 확대
국내에서 처음 부실채권이 매각된 1990년대 후반 당시만 해도 부실채권이란 개념이 생소했다. 당시의 분위기와 투자수준을 감안할 때 20여 년이 채 안되는 기간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한 국내 시장은 놀랍다는 평이다. 시장의 성장과 함께 평가방법은 정교화됐고 참여자의 풀(pool)이 넓어졌다. 자산을 매각하는 금융기관, 매물로 나온 자산의 매수·매각 자문사들, 투자자 등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
부실채권이 대체투자의 한 분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예로 무담보 채무조정채권의 경우 불과 몇 년전만 해도 대부업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 투자자 요건, 부정적 시각 등으로 기관투자가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제도·법적 안정과 시장 투명화 등으로 질서가 잡히기 시작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국내 부실채권 시장의 과제로 개인 투자자로의 확대를 꼽고 있다. 장기 관점에서 접근해야하는 부실채권의 투자·관리 성격상 현 제도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다른 투자자산의 경우 공모펀드가 있어 일반 대중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지만 NPL의 경우 펀드가 활성화되지 않아 개인 투자자가 투자하기에 제약이 있다"며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공모펀드가 생기고 신뢰를 바탕으로 이를 운용할 운용사가 있다면 개인의 NPL 투자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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