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공개변론, 무슨 얘기 오갔나 태평양시멘트 '우선매수권' 효력 유무 관건, 채권단에 협상 제안
한형주 기자공개 2015-12-09 09:11:32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3일 1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쌍용양회 지분에 대해 우선매수권을 갖는지를 판별하는 본안소송이 시작됐다. 첫 공개변론은 먼저 재판부가 소송 당사자인 쌍용양회 채권단과 태평양시멘트 간 주요 쟁점사항을 정리한 뒤 양측의 입장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채권단이 태평양시멘트에게 확실히 우선매수권을 부여했느냐, 그 효력이 지금은 사라졌다고 볼 수 있느냐가 주 논제였다.태평양시멘트가 채권단에게 별도 협의를 제안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번 소송전의 원고(태평양시멘트)는 김·장 법률사무소, 피고(채권단)는 법무법인 광장이 각각 대리했다. 2차 변론기일은 내년 초로 잡혔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쌍용양회 채권단과 태평양시멘트 간 본안소송 1차 공개변론에서 재판부는 △지난 2006년 6월 28일자로 체결된 매각협의회 약정과 관련, 협의회 구성원들(채권단)과 원고 사이에 우선매수권 부여의 묵시적 합의가 있었는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각종 동의서나 합의서 등에 의해 피고들이 원고의 경영권을 보장할 의무를 부담하는지와 △반대로 매각협의회의 주장처럼 원고의 우선매수권이 유효하게 실효됐는지 여부가 이번 사건의 쟁점이라고 판단했다.
태평양시멘트는 "쌍용양회의 주채권은행이던 신한은행이 채권금융기관의 일원으로서 쌍용양회에 대한 태평양시멘트의 경영권을 존중하는 것에 서면으로 동의(조흥은행 2000년 10월 25일자 동의서)했다"고 밝혔다. 재판이 열리기 전부터 태평양시멘트는 "2006년 매각협의회 구성원들(한국자산관리공사·산업은행·신한은행·서울보증보험)과 합의한 내용이 이미 공시(2012년 8월 6일자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돼 있다" 등의 논거를 줄곧 제시해 왔다.
채권단의 반론은 "우린 할만큼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태평양시멘트 측에 우선매수권 행사 의향을 수 차례 타진한 점 △당시 태평양시멘트가 보인 소극적인 태도 △자금력 등을 두루 고려할 때 실제로 쌍용양회 지분을 인수할 의사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게 이쪽 판단이다.
주목할 점은 태평양시멘트가 재판부에 조정기일 지정을 통한 협상 테이블 마련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무리하게 매각 절차를 밟을 것이 아니라 일단 당사자끼리 대화를 좀 더 해보자는 취지라는 게 태평양시멘트 측 설명이다. 양측은 지난 6월 쌍용양회 지분 처리 문제를 놓고 한 차례 논의한 바 있다. 적정 밸류에 대한 시각차가 커 결국 무산됐다.
이번 협상 제의 역시 쉽게 받아들여질 분위기는 아니라는 게 거래 관계자들의 관전평이다. 무엇보다 채권단 측에서 "현재 공개매각이 진행 중이어서 조정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원고(태평양시멘트)도 비딩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재판부도 "전문적 분야를 다루는 본 사건에서 조정기일을 추가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조정센터에 신청서를 제출할 경우 적극 검토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태평양시멘트는 또 채권단을 상대로 몇 가지 특정문서에 대한 제출명령을 신청했다. 채권단은 "비록 내부 문서지만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 자료는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응답했다. 재판부는 "제출명령 대상 자료들이 본 사건과 관련된 문서인 것으로 판단, 피고들이 임의 제출하지 않을시 제출명령을 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밖에 태평양시멘트는 과거 채권단과 직접 협상했던 자사 직원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 29일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다.
다른 한편에선 채권단 주도로 쌍용양회 공개매각 작업이 한창이다. 원매자들은 지난달 초 인수의향서(LOI) 제출하고 예비실사에 돌입했다. 재무적 투자자(FI)인 한앤컴퍼니와 전략적 투자자(SI)인 유진그룹, 한일시멘트, 라파즈한라시멘트 등이 주요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본입찰 시점은 오는 22일로 정해졌다. 거래 대상은 채권단 보유지분 46.83%. 대립 관계인 태평양시멘트 지분율은 32.3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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