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흔들리는 신용이슈 극복할까 우량 펀더멘털, '빅이슈어' 위상···사업 불확실성 '부담'
김시목 기자공개 2016-02-16 09:36: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5일 12: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AA0)가 1년여의 침묵을 깨고 공모채 시장에 등장한다. LG전자는 채권시장 내 '빅 이슈어', '엄친아'란 별칭을 얻을 정도로 인기 발행사의 입지를 공고히 다져왔다. 그만큼 다양한 전자제품 포트폴리오,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등을 기반으로 견조한 재무실적을 자랑해온 덕분이다.하지만 LG전자 채권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은 기존과 크게 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4분기 막판 회복세에도 불구, 영업이익 규모만 전년 대비 35% 하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주력 HE(Home Entertainmet)사업부와 MC(Mobile Communication)사업부의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은 더 큰 부담요인이다.
◇ 전자제품 포트폴리오 양호…채권시장 최고 인기채권
LG전자는 이달 24일 2500억 원 어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NH투자증권, LIG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6곳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 원까지 증액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LG전자의 탄탄한 사업역량은 다각화된 전자제품 포트폴리오와 브랜드파워에 기반한다. 주력 HE사업부, MC사업부,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전체(약 56조 원)의 각각 33%, 28%, 33% 수준으로 분산돼 있다.
지난해 역시 주력 HE사업부와 MC사업부의 부진에도 H&A의 선전으로 2%대의 전체 영업이익률을 사수했다.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 부문을 담당하는 H&A사업부는 제품믹스 개선으로 수익성(영업이익률 '14년 3분기 누적 4.1% → '15년 3분기 누적 6.0%)을 끌어 올렸다.
LG전자는 이 같은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자랑하고 있다. 외형과 현금창출력의 절대 규모와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부담 등에 기반한 총차입금/OCF, EBITDA/금융비용 등의 커버 리지 지표와 차입금의존도 등 재무안정성이 우수한 것으로 꼽힌다.
이 같은 우량 신용도를 기반으로 LG전자 회사채는 투자자들에게 인기채권의 입지를 다져왔다. 2013년과 2014년 각각 8000억 원, 1조 1000억 원씩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두 배 이상 몰렸다. 지난해 2월 역시 최초 공모액 4000억 원에서 7500억 원으로 늘렸다. 청약금은 1조 원에 달했다.
◇ 주력 사업 불확실성 지속…해외 신평사 등급강등 경고.
하지만 LG전자가 지난해 올린 실적과 불투명한 전망은 투자자들의 시각을 변화시키고 있다. HE부문은 글로벌 수요 위축과 신흥국 통화약세 여파로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MC부문 또한 프리미엄 제품판매 부진과 보급형 시장에서의 가격경쟁 심화로 손익분기점 수준에 그쳤다.
LG전자는 이번 회사채 트랜치를 대폭 보수적으로 잡았다. 기존 15년물 발행은 커녕 3년물(1000억 원), 5년물(1000억 원), 7년물(500억 원)로 만기구조를 단기화했다. 금리밴드 상단 역시 5bp, 10bp, 15bp 차례로 넓혔다. 장기물에 대한 수요기반이 약화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구성이다.
시장 관계자는 "LG전자가 처한 실적 하락은 단순히 일회성 요인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더 근본적인 문제"라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과거 시장 내 최고 인기채권의 위상을 지켜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LG전자의 신용도 하락을 경고했다. 무디스는 이달 3일 LG전자(Baa3)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당시 "최근 사업환경을 감안할 때 LG전자 등 전자소그룹의 실적은 2016년에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향후 12개월간 LG전자의 영업이익률이 2% 안팎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기기와 가전 등 주력사업 부문에서 중국 기업들이 강세를 나타내며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신제품 출시마다 집행되는 마케팅 비용도 영업이익 잠식 요소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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