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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부품 키우는' LG전자, M&A 시동걸까 기존 사업으로는 한계, 공격적 인수 나설 듯

김일문 기자공개 2016-02-17 09:04:16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2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A 시장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LG전자가 독일 전자기기 제조회사의 자동차 사업부 인수를 시도했던 이유는 뭘까. 자동차 부품 분야를 신수종 사업으로 키우기 위한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그 동안 VC(Vehicle Components)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삼아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2013년에 VC사업부를 신설, 역량 강화 의지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도 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작년 10월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 개발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됐고, 차세대 자율주행차량의 핵심부품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가 VC사업부에 역량을 집중시키는 이유는 기존 주축이었던 가전과 휴대폰 사업에서 더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LG전자가 발표한 작년 실적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 같은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지난 해 LG전자의 사업부별 실적(연결기준)은 에어컨과 세탁기 등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부문을 제외하면 지독한 부진에 빠져있는 모양새다. H&A 부문은 작년 981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6254억 원)대비 개선된 실적을 나타냈다.

반면 TV와 모니터 생산을 맡고 있는 HE 부문의 경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0분의 1로 크게 줄었고, 휴대폰을 생산하는 MC 부문은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한 상태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당장은 LG전자가 백색가전으로 버티고 있지만 무서운 속도로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는 중국에게 소비자들을 빼앗기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미래 먹거리로 VC 사업을 적극 키우고 있는 것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이번에 추진했던 독일 전자업체의 자동차 사업부 인수 역시 이 같은 절박함이 반영된 결과로 보는 분위기다. 기존 사업부의 실적 악화가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다급해진 LG전자로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LG전자의 이번 M&A 시도는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앞으로 비슷한 업체나 사업부가 매물로 나올 경우 예전에 비해 보다 공격적인 자세로 나올 공산이 크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M&A 사례는 과거 미국 TV업체 제니스를 인수했던 것이 전부지만 이 마저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LG전자가 VC 사업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오랜 공백을 깨고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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