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 많은 현대로템 구조조정, '버티기' 방점 내실 다지기 주력‥사업재편·자금수혈 등 쉽지않아
박창현 기자공개 2016-02-19 08:26:45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8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업 부진 늪에 빠진 현대로템이 대대적인 사업 재편 대신 내실화에 역점을 둔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진행 중인 경영 컨설팅의 최종 보고서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 배임 이슈와 신규 자금 수혈 난항 등 산재한 악재 탓에 판을 바꾸는 고강도 구조조정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 주도 하에 경영구조 개선을 위한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다. 전체 사업 분석은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며, 최종 보고서 작성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컨설팅 최종 결과는 현대로템 경영 쇄신안에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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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은 컨설팅 자문 내용과 내·외부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 재편을 동반한 대대적인 구조조정보다는 기존 사업 역할 강화를 통한 내실화에 중점을 두고 최종 경영 쇄신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새로운 판을 짜기에는 현대로템을 둘러싼 악재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됐던 사업 재편 방안은 플랜트 사업 정리였다. 플랜트 사업부는 현대로템의 대표적인 '앓은 이'다. 2014년부터 지난해(3분기 누적)까지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누적 적자액만 436억 원에 달한다. 잦은 설계 변경 탓에 국내외 사업장에서 원가가 급증하면서 만성 적자 사업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 비핵심·적자 사업인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현대로템 사업 재편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먼저 외부 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플랜트 사업부의 수익성과 시장 경쟁력을 감안할 때 인수 매력도가 극히 낮기 때문이다. 특히 플랜트 사업부는 원가 및 비용 관리 측면에서 헛점을 보여왔다. 대표적으로 2014년 설계 변경으로 인한 원가 상승 이슈가 터지면서 중동 하수처리 프로젝트 등에서 100억 원대 비용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대만 Tain 복합화력 발전 프로젝트와 신보령 석탄운송 설비 원가 상승으로 약 400억 원 대 손실을 떠안았다.
현대차그룹 내 플랜트 사업 재편 카드도 유력해보였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로템 외에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두 회사는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 현대로템을 압도한다. 따라서 현대로템 플랜트 사업부를 계열사에 넘겨 역량을 집중시키는 방안도 검토 대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 방안은 계열사 우회 지원과 배임 이슈 때문에 거래 진행이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
유상증자 방안 역시 현실적인 걸림돌이 적지 않다. 현대로템은 사모투자펀드(PEF)를 2대 주주로 두고 있다. 모간스탠리 PE(MSPE Metro-Investment AB)가 그 주인공이다. 모간스탠리 PE는 지난 2006년 제3자 유상증자와 구주 취득을 통해 단숨에 2대 주주로 올라섰다. 2013년 상장 절차를 거치면서 일부 지분을 팔았지만 여전히 24%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다. 투자 회수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다고 현대차 혼자 투자금을 모두 책임지는 것도 철도와 플랜트 사업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위험 부담이 큰 상황이다.
결국 새롭게 판을 짜는 대규모 사업 재편 카드가 사실상 모두 가로막히자 현대로템은 내부 역량 강화로 방향을 돌려 경영 쇄신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로템은 이미 지난 2월 초 임원회의를 열고 △사업기반 강화와 △해외 신규시장 확대 △성장동력 확보 등 내부 체질개선 중심의 추진 과제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로템에 정통한 관계자는 "아직 컨설팅 최종 보고서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내부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쇄신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 이슈 때문에 유상증자 등 외부 자금 조달과 내부 사업 재편 카드를 꺼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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